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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Apr 05. 2019

조형 창작과정 01.

제6장 디자인조형창작_05


5장 2절(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디자인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할 것인가?)에서 디자인에는 남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주기 위한 체계와 내가 생각하는 바를 구현하기 위한 체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는 후자의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바를 구현하는 과정으로서의 조형 창작의 과정을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굳이 디자인 과정이 아니라 디자인 조형 창작과정이라고 하는 이유는 디자인이 해결해야 하는 실용성과 심미성 중에서 조형이 가지는 심미성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의 조형 창작과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하자면, 디자이너가 어떤 상황에 대하여 문제를 발견하여 그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이를 새로운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해봅니다.     





상황

우선 상황입니다. 상황은 말 그대로 상황입니다. 화석에너지가 한계를 보이는 것, 정보기기에 기능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환경이 오염되고 있는 것 등이 ‘상황’입니다.    

  


문제의 발견

다음은 문제의 발견입니다. 사실 위에서 열거한 상황의 예들은 이미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상황과 문제의 발견으로 나누어 설명하려는 것은 ‘어떤 상황’에 대하여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너무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정보기기를 보다 사용하기 용이하게 만들자는 개념인 UI(user interaction)이지만, UI의 등장하기 직전에는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정보기기가 너무나 어렵다.’라는 문제의 발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보화되는 제품들에 기능이 많아지는 것에 대하여 당연한 기술의 발전 혹은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용자의 어리석음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이 발견해 놓은 문제에 공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가 사물을 너무나 쉽게 쓰고 버린다, 우리는 너무나 편의를 지향하며 지나친 소비를 하고 있다 등등은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하여 발견된 문제들입니다. 

어찌 되었던 이렇듯 어떤 상황에 대한 문제의 발견으로부터 디자인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견해

자신의 견해는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 생각, 의지, 의미 등입니다. 

문제가 하나라도 그 문제에 대한 견해는 각자 다를 수 있습니다. 지구환경이 오염되어 인간의 신체에 나쁜 영향을 끼치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등의 문제에 대하여 어떤 사람은 ‘가능한 사물을 오래 쓰자’는 견해를 가질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사물을 자연을 해하지 않은 재료로 만들자’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소비는 인간의 본성이니 아무리 해결방안을  결국은 소용없다. 정말로 문제가 심각해지면 반성할 것이다. 그 때까지 소비하며 즐기자’하는 견해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같은 문제에 대하여도 디자이너에 따라 다른 견해, 입장, 생각 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조형언어

조형언어는 디자이너가 어떤 상황의 문제에 대하여 가지게 된 견해, 생각, 의미 등을 조형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 수단, 체계입니다. 

어떤 젊은 남성이 어떤 젊은 여성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혹은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매우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게 “좋아한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매우 다정하고 상냥하게 “나는 너무너무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친절하게 대해주며 자신이 좋아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좋아하는’ 의미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상황, 같은 문제, 같은 견해를 가진 디자이너라도 그가 조형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다른 디자이너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의미, 생각, 견해를 표현하는 방법, 수단, 체계 등을 총체적으로 ‘조형언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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