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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Apr 05. 2019

새로운 조형 찾기

제6장 디자인조형창작_10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조형을 찾는 일은 마치 흥미롭기도 하면서 어려운 작업입니다. 

무조건 많이 그린다고 될 것 같지도 않고 무턱대고 특이하게 그린다고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새로운 조형을 찾는 것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디자이너마다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겠지만 새로운 조형을 찾는 일은 마치 동천치 기와 같다고 생각하면 그 원리를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위의 그림에서는 누가 동전치기에서 이겼을까요? 순위를 먹이자면 D, B, A, C의 순이 됩니다. C가 선에서 가깝기는 하지만 선을 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로 조형의 새로움을 찾는 것을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C : C의 입장에서는 제일 억울할 수 있습니다. 선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2등도 아니고 탈락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조형을 찾을 때도 새롭기는 한데 수용하기 힘든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해진 콘셉트의 범위에 들어오지 못하거나 조형언어가 완성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조형언어가 완성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앞의 조형언어 편에서 설명한 조형요소가 잘못되었거나 혹은 조형 구조가 안 맞는 경우입니다.     


A : 콘셉트의 범위 안에는 들어와 있으나 기존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D : 콘셉트의 범위 안에 들며 기존의 디자인과 다른 새로운 경우에 해당합니다.  

   

결국 디자인에서 새로운 조형을 찾는다 고하는 것은 동전치기와 같이 가능한 목표선에 붙이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습니다. 목표 선에 붙이는 방법으로는 새로운 조형언어를 찾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집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새로운 언어로 그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집니다. 왜냐하면 뻔한 말로는 자신의 특별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할 테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뜨거운 마음을 표현할 새로운 언어를 고심하여 찾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마음은 같은데 이를 표현하는 언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조형에 의한 정서의 전달을 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정서’는 그리 새롭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정서는 서로 매우 유사하고 그 정서의 종류 또한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정서를 표현하는 언어는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형의 창작도 이와 같이 디자이너의 의미나 사상을 조형이라는 매체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정보보다는 정서가 전달되는데 이때에 그 정서를 전달하기 위한 조형언어를 찾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전치기에서의 목표선은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 혹은 ‘이미지’라고 할 수 있으며, 동전을 가능한 멀리 치는 것은 이제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조형요소나 구조를 찾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의미, 이미지, 정서를 전달하는데 새로운 조형요소나 구조는 어떻게 찾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용감하다’는 말은 수 천년 전부터 있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어의적 의미로서의 용감하다는 언어가 있으면서부터 있던 의미입니다. 그러나 용감함을 나타내는 조형적 기호는 시대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수렵 사회의 용감함은 무서운 사냥감 앞에서도 겁내지 않고 덤비는 것을 용감함의 상징으로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을 용감함의 상징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언어로서의 의미는 변하지 않으나 이를 상징하는 조형언어나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따라서 동전을 멀리 치는 것은 새로운 정서나 의미를 찾는 일이 아니라 그 의미에 정서에 해당하는 새로운 표현방식을 찾는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가능한 동전을 멀리 치는 것은 조형 창작에서 어떠한 행위 일가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정해진 의미나 정서에 해당하는 새로운 기호와 구조를 찾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가능한 먼이라는 의미는 시간적으로는 현재를 기준으로 가능한 과거에 해당합니다.      



알렉산드로 멘디니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수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디자인은 기존의 경직되고 딱딱한 제품들에 대한 싫증을 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없었던 화려한 색과 유머러스한 요소들을 사용하여 경쾌하고 즐겁고 낭만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내었습니다. 그의 사상이나 의미는 매우 새롭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선택한 정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정서입니다. 그리고 그의 조형이 매우 새롭다고는 하나, 이제까지 세상에 없던 색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세상에 없던 형태를 사용한 것도 아닙니다. 

그는 이러한 낭만과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하여 그 당시(동전치기의 출발선)에 사용되지 않던 과거의 인상파에서 사용되던 색과 미래파나 구성주의 등에서 사용되던 구성을 사용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새롭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가능한 먼 즉 과거의 것들에서도 새로운 조형요소나 구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공간을 넓히며 새로운 것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온 기념품 등을 보면서 새롭다고 느낍니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멀리 떨어져 자주 접하지 못하던 조형요소를 접하며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시간과 공간을 확장시켜 같은 정서지만 현재 여기에서 사용되지 않는 조형요소와 구성을 찾는 것이 마치 동전치기에서 가능한 동전을 멀리 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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