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행복 왕국을 세우는 중이다

이 작가를 소개합니다

by 박윤경

반복하면 노련해진다. 노련하면 여유로워진다. 하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다. 노련하게 자기만의 왕국을 세우고 함께 즐기자고 초대하는 작가가 있다.


단체전에 참가했다. 작가들의 나이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작품들도 다채로웠다. 작품들 배치를 마치고 보니 어둡고 진한 고뇌의 존이 있었고, 밝고 따뜻한 힐링 존이 있었다. 고뇌의 존에서 힐링 존으로 갈수록 작가들 나이가 많아졌다.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다. 20대의 번뇌, 고민과 갈등을 통해 힐링, 선택과 안정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 삶이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David Youm 작가의 시작은 사진이었다. 청사진 속에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풍경과 인물을 담았다. 한참을 푸른 잉크 속에서 헤엄치던 작가는 푸른 잉크가 재현하던 세상에서 저벅저벅 걸어 나와 붉은 기운 도는 그림으로 걸어 들어갔다. 강렬한 붉은빛 위에 걷고 보았던 장소의 길과 풍경의 자취를 새겼다. 집과 작업실, 미술관과 갤러리, 지인을 만났던 장소를 붉은빛 시선으로 실컷 배회하고 작품에 담아 함께 걷자고 손짓했다.


24 250522.jpg David Youm / I‘m always happy with you


그리고 그는 실내에 안착했다.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같은 사람도, 익숙한 장소도 달리 보인다. 작가는 일상과 작업에서 짧지 않은 여정을 마치고 작품으로 돌아왔다. 노련하고 여유로워졌고, 따뜻한 시선과 위트도 잊지 않고 챙겼다. 그에게도 익숙한 공간, 낯익은 사람, 친근한 물건들이 달리 보였다. 달리 보이는 것을 통해 기억되는 캐릭터와 장면도 있었다. 달라 보이는 사람들, 오래 간직한 장난감, 상상 속 캐릭터들을 캔버스로 불러와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고 있다. 그렇게 세운 세상에서 같이 행복하자고 손 내밀고 있다.


21 250505.jpg David Youm / Alice and Dave(2025)
23 250515.jpg David Youm / Curiouser and curiouser!(2025)

어떤 날은 폭신한 곰돌이 인형을 안고 온종일 뒹굴뒹굴하자. 어떤 날은 멈추지 않는 회전목마처럼 신나게 흔들어보자. 또 어떤 날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과 깔깔거리며 한판 붙어보자. 그가 초대한 세상에서는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든 안전하고 행복하다. 평안하고 즐거웠던 기억을 소환해 지금의 고통과 상처를 위로받고 싶다면 그의 전시에 가서 작품 속 주인공들이 내미는 손을 덥석 잡으면 된다.






나에게 보내는 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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