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은 전자책 정리하려고

전자책 거래와 저작권

by 박윤경

방과 후 윤덕이와 두리는 학교 앞 단골 햄버거 가게에서 만났습니다. 두리가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물기도 전에 스마트폰 화면을 윤덕이에게 들이밀었습니다. 전자책 서점 앱이었습니다.

"윤덕아, 이 책 읽었어?"

"응, 작년에 샀는데 재미있더라. 근데 왜?"

두리가 화면을 몇 번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나도 이 책 사려고 했는데 가격이 1만 2천 원이나 해. 네가 이미 다 읽은 거면 중고로 저렴하게 넘겨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윤덕이는 난감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야, 근데 이거 전자책인데 어떻게 넘겨줘? 내 아이디로 산 거라서 네 폰에서는 못 보지 않나?"

"로그인 정보를 주거나 파일로 저장해서 보내주면 되지 않을까? 종이책은 중고로 다 팔잖아. 전자책이라고 다를 게 있어? 어차피 내가 돈 주고 산 건데."

두리의 말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윤덕이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두리야, 그건 안 돼."

"왜? 내가 산 책인데 마음대로 못 팔아?"


윤덕이가 감자튀김을 집어 들며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네가 산 건 책이 아니라 '책을 읽을 권리'야. 종이책은 물건 자체를 사는 거지만, 전자책은 그 파일을 볼 수 있는 라이선스를 사는 거거든."

두리는 여전히 납득이 안 된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럼 뭐가 다른데? 어차피 둘 다 돈 주고 샀잖아."

"종이책은 물건이니까 네 것이 맞아. 그래서 팔 수도 있고 빌려줄 수도 있고 헌책방에 내다 팔 수도 있지. 한번 정당하게 판 물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거야."


ⓒ Capucine 출처: pixabay


윤덕이가 가방에서 낡은 소설책을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이 책은 내가 작년에 샀어. 이제 내 거니까 중고서점에 팔든, 너한테 주든, 심지어 찢어버리든 내 맘이야. 출판사가 뭐라고 할 수 없지."

"그럼 전자책은?"

"전자책은 파일이야. 파일은 복사가 되잖아. 네가 내 전자책 파일을 받아도 여전히 내 폰에 그 책이 남아있고, 너도 네 폰에 그 책이 생겨. 이건 판 게 아니라 복제한 거지."

두리가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러니까 종이책은 내가 주면 나한테는 없어지지만, 전자책은 파일이니까 주고 나서도 내가 계속 볼 수 있다는 거네?"

"맞아. 복제가 되는 순간 그건 중고 판매가 아니라 불법 복제가 되는 거지. 저작권법에서 금지하는."


주방에서 설거지하던 햄버거 가게 사장님이 카운터로 나오시며 물었습니다.

"얘들아, 그럼 음악 CD는? 그것도 디지털 아닌가?"

윤덕이가 사장님께 돌아서서 정중히 답했습니다.

"CD는 물건이라서 팔 수 있어요. CD 자체를 팔면 저한테는 그 CD가 없어지니까요. 하지만 CD를 복사해서 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면 그건 불법이에요."

두리가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며 체념한 듯 말했습니다.

"전자책은 판 것이라기 보다 읽을 수 있게 허락한 거구나."

"그렇지. 서비스 이용약관을 보면 대부분 '양도 금지'라고 쓰여있을 거야. 네 계정은 네 것이지만, 그 안에 있는 콘텐츠를 남한테 줄 수는 없어."


사장님이 테이블을 닦으며 웃으셨습니다.

"우리 때는 만화책 돌려보는 게 우정의 표시였는데, 요즘 애들은 그것도 복잡하게 생각해야 하는구나."

윤덕이가 두리의 어깨를 토닥이며 미소 지었습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어. 도서관 전자책 서비스 이용하면 무료로 볼 수도 있어."

두리는 다시 앱을 열어 도서관 앱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합법적으로 읽는 게 제일 마음 편하지. 고마워, 윤덕아. 불법 복제자 될 뻔했네."

사장님이 주방으로 돌아가시며 한마디 더 보탰습니다.

"그래, 뭐든 제대로 알고 하는 게 중요하지!"



기억하세요!

● 전자책은 중고 판매가 불가능해요
종이책은 내가 팔면 내 손에 남지 않지만, 전자책 파일은 전송해도 원본이 내게 남아있어요. 판매가 아니라 불법 복제가 돼요.

● 계정과 로그인 정보도 양도할 수 없어요
대부분의 전자책 서비스 약관에는 '계정 양도 금지' 조항이 있어요. 이 경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은 약관 위반입니다.

● 합법적으로 저렴하게 읽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전자책 할인 이벤트, 도서관 전자책 대여 서비스, 구독 서비스 등 합법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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