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속삭인 비밀

by 박율

꽃잎이 떨어졌고,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았다,

서로의 빈자리를 채웠다.

내 안의 너,

너 안의 나,

서로의 심장을 깨물며

살아갔다.

이젠 말도, 숨도, 기억도 필요 없다.

그냥 우리는 여기 있었다,

저기, 저기, 저기.

너의 눈을 보고,

내가 된 걸 알고,

아무 말도 없이 하나가 되어버렸다.


꽃잎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의 비밀이 바람을 타고

손끝으로 스며든다.

이 세상에 무엇도 필요 없다.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너와 나는 찬란한 파편

서로를 찢으며 피어났다.


비밀은 입술로 묶이지 않았다.

그저 우리 몸에 새겨졌고,

이젠 모든 게 그 속에서 흘러간다.

너는 나의 아픔이었고,

나는 너의 웃음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삼켜버리고

더 이상 돌아보지 않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빠져들며

미쳤다.


꽃잎이 속삭인 비밀은,

더 이상 무엇도 아닌,

우리가 되고 싶은

무엇이었다.

그리고,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 비밀을 간직한 채

세상 끝까지,

끝없이, 끝없이 미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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