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꺾인 꽃 한 송이

by 박율

주머니 속 꺾인 꽃 한 송이


주머니 속,

어두운 구석에 남은 한 송이.

바람을 닮은 모양,

한때는 안아주던

모든 것들.

꽃잎은 흐트러지고

흙에 묻힌 기억들.

그럼에도

손끝을 스치면,

어쩐지 따뜻하다.


무엇도 말하지 않고,

무엇도 묻지 않지만

꽃은 그 자리에서

조용히 머무른다.

언젠가

다가와

너무 오래된 노래를

속삭이는 듯하다.


한 송이,

그저 한 송이.

끝없이 고요한

숨결처럼,

그저 꺾인 채로

나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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