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나무
나뭇가지를 손톱처럼 다듬어요
서서 웃고,
서서 노래하는 동안에도 깊은 숨을 쉬며 사색에 잠기죠
잎이 많이 달린 나무는 생각이 많다고들 해요
그래서 외롭지 않아요, 아니, 외로움을 알지도 못하죠
자주 생각에 잠기다 보면 궁금한 것들이 많아져요
그늘 속에서 물고기는 별을 쫓는 꿈을 꾸는 걸까
하늘은 저 멀리에서 바람을 담고 있지 않을까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은 언제나 멀리 떠다니며
누가 그 파도들을 밀고 가는 걸까
비 오는 날에는 얼마나 많은 구름이 지나갔을까
나는 이런 생각도 해요
하늘에 갇힌 파랑은 어디로 가는 걸까
물속 깊이 숨은 것들은 왜 항상 부드럽고
나는 별들이 어떻게 여기에 떨어져 있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또
이 나무에 꽃을 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나무는 바람을 친구로 삼고 춤을 춰요
언제나 그늘 아래 누군가를 기다리며
아름다운 낮을 보내죠.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바람이 노래하는 마을
구름이 지나가고, 새들이 짧은 휴식을 취하는 곳
여기엔 길이 없지만
마음대로 걷는 사람들이 있어요
오늘도 내가 생각하는 나무는 한 걸음 한 걸음
조용히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며
새로운 꽃을 피우려 해요
나무는 자신이 살아있는 이유를 알고 있죠
내일은 어떤 구름이 떠올라 나를 기다릴지
무엇을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유롭게 생각의 뿌리를 뻗어가며
나는 나무가 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