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나의 골프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로 한 것은, 어쩌면 골프 때문만은 아니었다.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것들은 결국 사라진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부터 실감하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 중 한동안 출장 일기를 썼다가 어느 틈엔가 멈춰버린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50여 개국을 다니며 진행했던 일들은 보고서의 형태로 회사 어딘가에 남아 있지만, 보고서에 담지 못한 수많은 순간들 — 그 나라의 공기, 사람들, 예상치 못했던 일들 — 은 기록되지 않은 채 조금씩 흐려졌다.
그 아쉬움이 오래 남았다.
기억이란 생각보다 불완전하다. 경험했던 수많은 일들 중 지금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이고, 그마저도 온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기억들이 오래된 기억을 조용히 덮어버린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남기기로 했다. 기억의 오류가 있더라도, 지금 이 순간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들을 당시의 느낌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해서 글로 남겨두고 싶었다.
나의 골프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