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

Canada is Cooked

by ParOn

"Canada is cooked(캐나다는 끝났다)"


어제 X에 올린 일론 머스크의 글이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글의 발단은 캐나다 하원 의원 리아 가잔(NDP, 위니펙 중부 선거구)의 원내 발언이었다. 가잔 의원은 원주민 서비스 예산 70억 달러 삭감을 규탄하면서 "MMIWG2SLGBTQQIA+"라는 초장문 약어를 공식 사용했다. 이 약어는 캐나다 원주민 사회에서 실종·살해된 여성과 성소수자 집단을 포괄적으로 지칭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공식 정책 용어다.


머스크는 이에 즉각 반응하며 "2010년대 불가능한 코미디 루틴 같다"고 조롱한 뒤, 후속 게시물에 "Canada is cooked"라고 못 박았다. 아칸소 주지사 사라 허커비 샌더스도 가세해 "그냥 우리를 놀리는 것 같다"고 동조했다.


표면적으로는 언어 정치의 과잉을 겨냥한 듯 보이지만, 이 발언이 이토록 폭발적 반향을 일으킨 것은 단순한 조롱 그 이상의 구조적 긴장이 이미 임계점에 달해 있었기 때문이다.


머스크와 캐나다 — 1년여의 전쟁사

머스크의 "Canada is cooked" 발언은 결코 돌발적 언사가 아니다. 이는 2025년 초부터 지속되어 온 캐나다-머스크 갈등의 정점에 해당한다.


2025년 2월, 캐나다 전역에서 머스크의 캐나다 이중국적 박탈을 요구하는 청원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NDP 의원 찰리 앵거스가 후원한 이 청원은 머스크가 "캐나다의 국익에 반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캐나다 주권을 지우려는 외국 정부의 일원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은 28만 명 이상의 서명을 모았고, 머스크는 이에 "캐나다는 진짜 나라가 아니다(Canada is not a real country)"라고 반격했다.


온타리오 주 더그 포드 총리는 주 정부가 스타링크와 체결한 1억 달러 계약을 파기하면서 "우리 주와 나라에 대한 경제적 공격을 조장하는 사람에게는 계약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퀘벡도 여름 이후 스타링크 보조금 계획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토론토 시장 올리비아 차우는 테슬라를 EV 인센티브 프로그램에서 배제했다.


설상가상으로 캐나다 연방 정부는 테슬라가 정부 리베이트 프로그램을 불법적으로 활용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 약 4,300만 캐나다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지급을 동결했다.


이처럼 머스크의 "cooked" 발언은 일련의 상호 적대가 축적된 끝에 터진 것이며, 그 여파는 오늘 곧바로 앨버타 독립 운동 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전유되고 있다. 미국-캐나다 국경 마찰이 캐나다 내부의 동서 균열로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마크 카니 총리의 응전 — "규칙 기반 질서의 종언"

이 갈등의 상대편에는 지난해 3월 취임한 마크 카니 총리가 서 있다. 전직 캐나다·영국 중앙은행 총재 출신인 카니는 취임 첫날부터 미국의 경제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는 노선을 천명했다.


카니는 2026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원칙 있고 실용적인: 캐나다의 길(Principled and Pragmatic: Canada's Path)"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냉전 종식 이후 미국 패권이 뒷받침해 온 규칙 기반 국제 질서가 "전환이 아닌 단절(rupture, not a transition)"에 이르렀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를 직접 거명하지 않으면서도, 이 연설은 사실상 미국의 공세적 관세 정책과 영토 팽창주의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는 다음 날 다보스 연단에 올라 "캐나다는 미국 때문에 존재한다. 감사해야 할 것이다, 마크"라고 직접 응수했다.


카니의 전략은 명확하다. 그는 "수십 년에 걸친 캐나다-미국 경제 통합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고, 미국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CUSMA(미·캐·멕 협정) 재협상을 통해 잔존 시장 접근권을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국·일본·독일·인도와의 에너지·광물 공급 협정, EU의 방위 지출 프로그램 참여, 한국과의 방산 협력 협약 체결 등이 그 구체적 이행이다.


카니는 취임 1년 동안의 방향성을 "현상 유지 관리가 아닌 경제 궤도의 구조적 전환"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비즈니스 카운슬 오브 캐나다는 "야망은 발표하기 쉽지만 캐나다에서 집행은 훨씬 어렵다"며 방향과 성과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고 있다.


갈등의 경제적 해부 — 무엇이 걸려 있는가

이 갈등의 본질이 단순한 말싸움이 아님은 숫자가 말해준다.

CUSMA는 2026년 재검토 기한을 맞는다. 미국은 주요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캐나다가 어디까지 내줄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캐나다 GDP의 약 20%에 달하는 구조적 취약성은 어떤 수사로도 단기간에 해소될 성질이 아니다.


테슬라와의 갈등은 또 다른 복잡성을 드러낸다. 트뤼도 정부 시절 도입된 캐나다의 전기차 의무판매 정책은 목표 미달 시 테슬라 크레딧을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테슬라를 배제하면 캐나다 완성차 업계가 타격을 입는 역설적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카니가 트럼프와의 무역 협상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통신 인프라 전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캐나다 최대 통신사 벨 캐나다는 CRTC(방송통신 규제기관)를 상대로 스타링크 보조금 면제를 적극 로비 중이다. 한 정치인은 "화웨이에 공공 자금을 주지 않는 것처럼, 머스크의 스타링크에도 한 푼도 줄 이유가 없다"고 강변했다.


캐나다에서 바라본 현실

캐나다 국민들에게 이 갈등은 추상적 지정학이 아니다. 미국과 연결된 자동차 부품 공급망, CUSMA의 명암, 스타링크 의존도가 높은 인터넷 환경 — 이 모든 것이 머스크-카니 갈등의 파고 속에 출렁이고 있다.


카니의 자원 개발 가속화 정책은 원주민 사회와의 갈등이라는 국내 균열도 노출하고 있다. 50% 지지율이라는 긍정적 여론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캐나다 원주민 추장 연합은 서부 LNG 파이프라인 계획에 공개 반대 결의를 채택했다.


보수적 시각에서는 카니의 다보스 연설이 "약속을 정책처럼 포장하는 선거 연설"에 불과하며, 미국과의 신뢰 재건이 선결 과제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반면 카니 지지자들은 그의 다보스 연설이 1946년 처칠의 '철의 장막' 연설에 비견될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한다.


맺음말: "cooked"인가, "under construction"인가

머스크의 "Canada is cooked"는 틀렸다 — 적어도 아직은. 그러나 그것이 단지 악의적 도발이라고 일축하는 것 역시 캐나다의 현실을 과도하게 낙관하는 것이다.


CUSMA 재협상, 미국 의존 무역 구조, 원주민과의 자원 갈등, 앨버타 독립 운동의 재부상 — 이 모든 단층선이 동시에 활성화된 2026년 봄, 캐나다는 진정한 의미의 국가 재편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리고 머스크라는 이름이 그 시험지 위에 불을 댕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말싸움의 승패가 아니다. CUSMA 협상 테이블의 향방, 자동차 관세의 귀추, 그리고 이 긴장이 우리 지역 경제와 일자리에 실제로 어떤 파장으로 착지하는가이다. 그것이 이 거대한 북미 정치 드라마를 독해하는 가장 현실적인 시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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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문은 공개된 언론 보도 및 정책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분석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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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형식 예시: 한덕전, ‘소셜미디어(X)를 뜨겁게 달군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 '

2026년 4월. © 2026 한덕전.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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