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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밀한필체 May 01. 2023

이후의 삶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틀 전 면직에 대한 생각을 한 것을 브런치에 발행한 적이 있다. 

그 '순간의 청량감'을 근거로 앞으로의 삶을 결정해도 되는 건, 주말 동안 고민이 많았다.

어쨌거나 나 혼자서 일을 벌여서는 안 될 것만 같아서 부모님께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내 입이 내 예상보다도 훨씬 무거운 탓에 그냥 신세 한탄만 하고 돌아왔다.


아무튼 그렇게 되니까 당장 내일 출근할 생각에 잠을 도저히 잘 수가 없다.

혹시 나는 그냥 쌓여 있는 일을 하기 싫어서, 공무원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핑계로 도망치려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또다시 커졌다.

그런데 그런 생각조차도, 내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겠지.


그럼, 말마따나 내가 공무원을 당장 그만두면 뭘 할 수 있을까.

사실 이것조차도 의미 없는 질문이다. 나는 뭐라도 할 거니까.

적어도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정도는 할 수 있겠지.

그래서,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는, 공무원 이후의 삶을 기록이나 할 작정이다.

그러다 보면 하고 싶은 게 생기지 않을까.


숱하게 읽었던 공무원 의원면직자들의 책이 결국 내 이야기가 된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

그리고 차마 의원면직을 하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목숨을 끊은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섬찟하다.

왜 그 사람들이 의원면직이라는 선택에 이르지 못하고 자진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적한 시골집이라도 하나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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