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돈은 배달플랫폼이

by 박거행

배달플랫폼이 돈 벌고 책쓰기 코칭이 돈 버는 시대


배달플랫폼이 돈 벌고 책쓰기 코칭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버는 세상이다.

일전에 식당을 하던 사람이 말했다.

재료비에 배달업체 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장사를 접고, 배달 중계업을 시작 했더니 벌이가 훨씬 낫다고 했다.

요즘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배달플랫폼은 돈을 버는데, 라이더는 여전히 고생이고, 식당 사장은 적자에 시달린다.”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 역시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유튜브를 자주 본다. 그런데 정작 글쓰기 강의들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

“책쓰기 코칭은 돈 버는데, 실제 작가와 출판사는 힘들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요즘, 유튜브 채널 중에는 ‘작가 되는 법’ ‘출판사 통과 전략’ 같은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런데 정작 그런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진짜 책을 써 봤는지는 알기 어렵다.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써야 한다고 설득하는 기술이 돈이 되는 시대이다.


이런 구조는 책쓰기 코칭만의 문제가 아니다.

배달 플랫폼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 먹고 싶어 하고, 누군가 주문하고, 누군가 그 음식을 만든다.

그런데 ‘플랫폼’은 연결만 하면서도 가장 많은 수익을 챙긴다.

물론 플랫폼의 기여도 무시할 수 없다. 기회를 열고, 접근성을 높이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건 맞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업주들의 몫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원래는 식당을 하는 사람이 돈을 벌어야 하고 출판사나 책을 지은이가 돈을 벌어야 하는 게 맞다. 판을 벌인 사람이 잘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플랫폼을 운영하는 쪽이 돈을 벌고 정작 식당이나 출판사는 운영난에 허덕이다가 문을 닫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안정된 기반이 없는 영세한 소상공인일수록 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배달원을 두던 시절은 여러 이유로 사라진 지 오래다.


반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분야도 있다.

바로 관광산업이다. 관광 인프라는 주로 국가와 지자체가 조성한다.

그런데 이들은 직접 이익을 챙기려 들지 않는다. 민간사업자와 경쟁하지 않으며, 판을 열어주고, 그 위에서 민간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관광 플랫폼에서는 인프라를 만든 주체가 뒤로 물러서고, 그 위에 선 사람들, 지역 주민과 다양한 사업자들이 중심이 된다.

물론 여기에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적어도 '플랫폼이 제일 많이 가져가는 구조'는 아니다.


이렇듯 상황에 따라, 구조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은 판을 짠 이들보다, 그 판을 활용하는 쪽이 더 강력한 마케팅과 집중된 힘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힘의 비대칭이다.

그렇다고 마냥 불평만 할 순 없다.

우리는 그 속에서도 자기 자리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문화가 되고, 힘들어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정당한 대가가 정당하게 돌아가는 구조,

판을 짠 이도, 그 판을 지키는 이도 함께 설 수 있는 세상.

그 균형을 향해, 우리는 여전히, 그리고 천천히 걸어가야 한다.

판을 짜는 자와 판에 서는 자의 간극은 넓지만,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그 판 위에서 버티며 자기만의 말을 갖는 이들이다.

무너지지 말자. 거기서부터 다시 균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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