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하고 싶은 거 해.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안으로 곯았던 것들이 터져 나와 아픈 딸을 안고 오열하던 어머니의 말. 이 장면에서 함께 울고 공감했던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을 묻어두며 살아가는 현실에서 자신을 향한 위로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것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결코 쉽지 않다. 남과 다른 길을 가게 될 때는 나 홀로 이방인이 되거나 타인의 잣대 아래 쏟아지는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마음이 단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 내가 태어난 이유도 그렇게 살아가기 위함이 아닐까.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삶의 길을 걷는 것.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 꿈꾸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로 인해 포기해야 상황들에 대해서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서점가에서도 더 이상 타인의 눈치 보지 않고 나를 돌보는 삶, 나를 먼저 생각하며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책들이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걸 보면, 실용적 가치를 위한 경쟁 속에서 그동안 우리 사회의 개인들이 얼마나 억눌려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지 않는다. 이것은 ‘부모보다 나, 자식보다 나’라는 것에까지 미치고 있는데 이러한 관계 속 적절한 거리는 이기주의와는 결이 다르다.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삶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우리는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을 딛고 가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가족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엄마의 말에 김지영은 엄마의 어머니가 되어 말한다. 더는 너를 희생하지 말라고, 너 역시 형제들을 위해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기에 아무리 딸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더는 너를 묻어두지 말라고 말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어서가 아니고, 자신이 잘 살아야 부모를 기쁘게 할 수 있어서 도 아니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오롯이 자신만의 신화를 위해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