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생활문 쓰기 TIP]
[키워드 노트]가 글쓰기 재료들로 든든히 채워졌나요? 아직 많지 않더라도 괜찮아요. 일상에서 문득 떠오른 키워드를 귀한 열매처럼 차곡차곡 노트에 넣어두면 되니까요.
이제 [생활문] 쓰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글을 쓰기 전에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맞습니다, 5화에서 설명했듯이 키워드를 정한 후 <처음>, <가운데>, <끝>으로 [느슨한 개요 짜기]를 하는 거예요. 글 쓸 재료는 모두 준비되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냐고요? 지금부터 하나씩 함께 해보아요.
: 글의 처음은 사람의 '첫인상'과 같습니다. 따라서 자신만의 특별한 글의 시작은 읽는 사람을 글에 깊이 몰입하게 해 주지요.
1. 대화글로 시작 : (예) "아, 도대체 왜 그러는데?" / "나, 너 좋아해."
2. 사건으로 시작 : (예) 학원 버스에서 졸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급정거를 했다.
3. 시간으로 시작 : (예) 급식 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 크리스마스 캐럴이 거리 곳곳에 가득한 밤이었다.
4. 인물로 시작 : (예) 그날따라 호랑이 같은 선생님이 분홍색 셔츠를 입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어왔다.
5. 장소로 시작 : (예) 우리 동네 놀이터는 특별하다. / 병원 냄새가 싫다.
6. 인용글이나 명문구로 시작 : (예)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1. 이때 개요가 유용하게 쓰입니다. 가운데를 3개 정도로 적당히 나누어 간단한 키워드로 개요를 짜 두면 보다 쉽게 글쓰기를 할 수 있지요.
-> 일이 일어난 순서, 경험을 통해 떠오른 다른 일로 엮어 쓰기, 하나의 경험을 보다 구체적으로 쓰기.
2. 문단 나누기
: 6화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나의 주제는 한 문단 안에 쓰고, 내용이 바뀔 때는 문단 나누기를 해줍니다. 문단 나누기를 하지 않으면 눈에 피로감을 주고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3. 대화글 적절하게 사용하기
: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이 그려지고, 지루하지 않은 글이 됩니다.
-> 다만 너무 많이 사용하면 극본처럼 되니 유의해주세요.
4. 일어난 일만을 나열해 쓰지 않기
: '경험으로 전하고 싶은 것'이 잘 드러나도록 사실과 생각을 적절하게 섞어 써 줍니다.
1. 제목을 먼저 썼다면, 그것과 어우러지는 문장으로 마무리합니다.
2.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문단을 구성해 주세요.
3. 첫 문단과 어우러지는 글로 마무리하면 세련된 글 구성이 돋보입니다.
4. [처음]에 쓰지 않았다면, 주제와 관련된 인용글이나 명문구 등을 엮어 써도 좋습니다.
1. 제목은 글을 다 쓴 후 내용 중에서 서술된 단어나 문장으로 만들어주면 보다 쉽게 정할 수 있습니다.
2. 처음부터 제목을 써도 좋지만, 그렇게 하면 글이 제목이라는 틀 안에 얽매일 수 있어요.
3. 정답은 없습니다. 글에 따라, 혹은 자신이 편한 대로 해주세요.
1. 열심히 첫 글을 완성했다면, 이제 시작입니다.
2. 최소한 2번 이상은 고쳐쓰기를 합니다.
3. 처음에 글을 쓴 후 낭독해 읽어봅니다. 그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을 고치는 거예요.
4. 쓴 글을 묵혀두기
: 시간 차를 두고 다시 한번 글을 읽어봅니다. 글을 쓴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으면, 글을 쓰며 했던 자신의 생각이 남아있어서 글을 명확하게 바라볼 수 없어요. 하루가 지난 후에 읽어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글을 바라볼 수 있는데, 가능하지 않다면 몇 시간이라도 묵혀두었다가 글을 고쳐보세요.
1. 가족들 앞에서 마음껏 자랑해 보세요 :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읽어도 재미있어요.
2. 일주일에 1번 정도, 가족 모두 같은 주제로 30분이나 1시간 글쓰기를 한 후 한 명씩 발표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3. 발표가 끝나면 서로의 글에서 좋은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며 격려합니다.
1. '나'가 살아있는 글쓰기
: 어른들이 보기에 잘 쓴 글로 쓰려고 하지 말고,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글을 자유롭게 써 주세요. 그렇게 쓰다 보면 천편일률적인 글이 아닌 개성 있는 글이 된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해 '우리'의 문제로 생각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공감이 가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문장이 좀 어설프고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더라도 그런 글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우선은 그렇게 글쓰기를 연습해 보세요. 처음부터 논리나 문법적인 오류 등을 생각해서 글을 쓰면 그럴싸한 글은 될 수 있지만, 어디서 본 것 같은 재미없는 글이 되니까요.
2. 읽는 사람이 궁금한 것이 없게 구체적으로 쓰기
: 물론 너무 시시콜콜하게 모두 쓰면 읽는 사람의 생각할 권리를 빼앗게 되므로, 글의 종류와 문맥에 따라 균형감 있게 써 주세요.
☺ 동생과 터울이 많은 13살 소녀의 생활문입니다.
[나는 베이비시터]
착착 찰랑찰랑, 소리가 났다. 그 바람에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나가보니 거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나는 다시 들어가서 잠을 청하려고 했다. 그때 덜컥 덜컥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기겁을 하고 거실 불을 다 켰다. 나 빼고는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주방에서 미심쩍은 소리가 났다.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가보니 그곳에는 엄청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동생이 온몸에 설탕을 뿌린 채 앉아서 먹고 있었던 것이다.
“저기요, 아저씨, 아주 잘하는 짓입니다.”
“진짜?”
“네, 아저씨.”
동생은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했다. 다시 설탕 한 컵을 바닥에 부었던 것이다.
“아저씨, 잘~ 합니다.”
“응, 아니야.”
나는 점점 화가 났고 결국 분노 게이지가 폭발했다. 아니 머리에서 불이 났다. 나는 엄마를 깨웠다. 엄마는 부스스 소리를 내며 주방으로 왔다. 동생의 모습이 엄마에게 발각되고 뒤이어 아빠에게도 발각됐다.
“야, 이놈아!”
“엥, 나?”
나는 미처 그것이 나에게 하는 말인지 몰랐다.
“그래, 너! 너는 동생을 말려야지, 그대로 냅두냐?”
나는 너무 슬프고 억울했다. 엄마는 항상 누나는 동생을 잘 봐야 한다고 그런다. 누나는 월급도 받지 않는 베이비시터다. 동생은 엄마 앞에서만 귀여운 척하는 보스베이비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에 이렇게나 억울한 일은 처음 겪는다.
✐ 다음 화부터는 [독후감] 쓰기가 연재됩니다!
☺ 이 글의 주인공인 나의 제자 '아진'이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