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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_ & 신문 활용 [NIE 글쓰기]

by 유재은

이 글의 주인공인 나의 제자 '아진'이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래도,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단어 키워드] 생각해 보세요.


1. 명사(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품사)에서 떠올리기

: 꿈, 희망, 후회, 운동, 과목, 색깔과 같은 [추상 명사] / 도시, 나라, 축제, 요일과 같은 [고유 명사] / 자연,

사물, 교통수단, 과일(이름)과 같은 [보통 명사]


2. 동사(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에서 떠올리기

: 웃다, 울다, 도전하다, 경험하다, 반복하다, 발견하다, 기다리다, 설레다, 이야기하다, 추억하다 등.


3. 형용사(명사나 대명사 앞에 위치해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품사) 부사(동사, 형용사, 다른

부사 또는 문장 전체를 꾸며주는 품사)에서 떠올리기

: [형용사] 흥미로운, 재미있는, 무서운, 예쁜, 작은, 기쁜, 슬픈, 좋은 등 / [부사] 꾸준히, 빨리, 깨끗이,

갑자기, 매우, 어차피, 제발, 결코 등



다음은 '별'을 주제로 한 12살 소년의 글입니다.

[같은 삶을 살아가는 별]

1년 전 가족과 함께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서 별을 보았을 때의 일이다. 처음에는 굳이 해외여행까지 가서 별을 봐야 하나 생각했다. 별을 보는 과정도 꽤 어려웠다. 돗자리, 보온병, 모기퇴치제 등 많은 것이 필요했다. 나는 이런 준비 과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별을 보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어두컴컴한 하늘에 하얀 점이 있을 줄 알았는데, 푸른 보라색 하늘에 새하얗고 순수한 별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나는 그 아름다운 광경을 보다가 혼자 있는 외톨이 별을 발견했다. 그 별은 나와 같아 보였다. 혼자 외롭게 있는 별이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인정도 받지 못하며 홀로 있는 나 같아서 안쓰러웠다. 게다가 잘해 보려는 마음에 다른 사람을 도와주어도 정작 다른 사람들은 나를 가까이 대해 주지 않는데, 그 별도 열심히 우주를 비추지만 도와주는 다른 별 하나 없는 것 같았다.
그날의 일은 나에게 신비로운 경험이 되었다. 살아있는 것도, 살아 있지 않은 것도 모두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는 게 내 멘털을 잡아주었다.



'나'에서 '세상'으로 _ [키워드 확장]하기


1.에서 찾기

: 책에서 찾은 나만의 키워드를 경험과 엮어 써주세요. [독후감] 편에서는 '에세이 독후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2. 영상에서 찾기 : TV 프로그램, 영화, 유튜브 등에서 인상 깊었던 것을 써 보세요.

3. 뉴스기사에서 찾기 : 좋은 '주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키워드가 많지요.

4. 이야기에서 찾기 :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 때로는 짧은 몇 마디의 말도 멋진 생활문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 뉴스나 신문 기사에 관심을 갖는 어린이는 많지 않으니 [어린이 신문]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종이 신문을 구독해서 보면 좋은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 신문으로는 [어린이경제신문], [어린이동아일보], [한국경제 주니어 생글생글], [알바트로스], [소년중앙], [소년한국일보], [어린이조선일보] 등이 있는데, 어린이 기자로 활동하며 취재 후 기사를 써보는 것도 글쓰기에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저희 딸들도 어린이 신문 기자로 활동한 경험이 즐거운 글쓰기에 기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취재하고, 만화가의 작업실에 방문해 인터뷰도 하고, 개봉 영화를 본 후 배우들을 만나는 경험도 했지요. 엄마의 품이 들긴 하지만 학원 두세 개를 다니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수업 때 신문활용하는 [NIE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책의 주제와 관련된 기사를 같이 보기도 하고, 매주 그 주에 선택한 신문 기사를 함께 살펴보며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요. 기사는 종합장에 붙인 후 1차시에서 이야기 나눈 것을 글로 써오는 숙제를 내줍니다.


이 활동은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매주 흥미로운 기사로 비문학 독해 능력을 키워갈 수 있으며 시사에 대한 관심도 높여줍니다. 아이들이 비문학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문체가 너무 딱딱하고 정보 전달 위주로 되어 있어 교과서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것만을 강요하면 책 읽기가 공부 같다고 여겨지며 책과 멀어지게 되고요. 물론 역사, 과학, 예술 같은 비문학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신에 도움이 된다며 억지로 읽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문 기사가 좋지요. 일단 분량이 길지 않아서 아이들이 읽기에 좋아요. 문학 책만 보아서 낯선 비문학 문체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요. 게다가 '주제에 대한 찬반 토론'으로 이끌면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이후 일상에서 같은 주제가 화제로 오를 때 신나게 말한 후 수업에 와서 자랑하기도 하지요.


[신문 스크랩] 과제는 주제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 또는 정해진 주제로 글쓰기,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찬반 의견 쓰기, 기사 요약 (1~2 문장)으로, 기사에 따라 알맞게 내줍니다. 어린이들은 신문 스크랩 과제가 없으면 아쉬워할 정도로 기사 읽고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기사 요약만큼은 어려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 때 함께 글을 읽으면 문단마다 중심 문장을 찾아 밑줄을 긋게 합니다. 중심 단어는 동그랗게 표시하도록 하고요. 이것이 습관이 된다면 이후 고등학교 때까지 내신에도 무척 도움이 됩니다. 1석다조(^^)이지요.



[NIE 글쓰기] TIP


1. [기사 요약]은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어제 본 영화나 영상을 친구에게 간단히 이야기할 때, 어떻게 해야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에요.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맞추어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1. [기사 요약] 주제를 중심으로 하며, 중심 단어를 가지고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 요약해 줍니다.

2. [기사 요약] 중심 문장을 참고하되, 문장 전체를 그대로 옮겨 쓰지 마세요.

3. 키워드는 되도록 주제와 관련된 것으로 해주세요.

: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구한 의인'에 관한 기사를 예로 들어 볼게요. 여기서는 '의인'을 키워드로 해야 하는데, 강아지를 구한 사람이 있다는 문장을 읽은 후 강아지 키우고 싶은 마음을 쓰는 건 좋지 않아요. 실제로 이런 경우가 많답니다.

4. 주제 키워드와 비슷한 기사나 배경지식 서술 -> 현재 기사와 어우러지게 쓰기



☺ 다음은 <세상 떠난 사람과 대화하는 AI 서비스 '데드봇'>이라는 기사를 읽고 쓴 글입니다.

데드봇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데드봇'은 세상을 떠난 사람의 목소리를 인공지능이 살려내 유족과 말하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나는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데드봇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사를 읽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물론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나면 유족은 기쁠 것이다. 하지만 데드봇을 통해 계속 만나다 보면 결국은 더 슬퍼지지 않을까. 가족이나 친구가 죽으면 무척 슬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드봇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슬픔을 다스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데드봇을 쓰다가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갑자기 가족을 보지 못하게 된 유족은 더 힘들어져서 밥도 먹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서비스를 통해 계속 가족을 만나며 그리움을 달래기보다는, 자신만의 취미 활동을 통해 슬픔을 떨쳐낼 줄 알아야 한다.
맞다. 가족 중 한 명이 죽는다는 것은 큰 일이다. 하지만 그 일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괴로움을 밀어낼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할 것이다. 혼자 외로움을 달랜다면 그것은 말할 수 없는 걱정이 되어 자신의 몸을 쑤시게 된다. 그럴 때를 위해 데드봇보다는 유족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는 직업이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못 찾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러한 직업이 새로 생기면 유족과 일자리 없는 사람들 모두가 기뻐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국가가 이러한 직업과 서비스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남은 유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






이 글의 주인공인 나의 제자 '하준'과 '채랑'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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