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개봉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부활이 시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기적을 이루어낸 것처럼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다채로운 동네 서점의 부활은 다양한 소통을 통해 마음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으로 인해 사양의 길을 걷던 작은 서점이 이처럼 다시 동네에 따뜻한 불빛을 비출 수 있게 된 것은 종이책이 주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닐까.
10년 전 전자책이 처음 나온 이후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에 종이책의 위기와 사라짐은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지만 최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세계 각국에서 종이책의 선전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전자책 수요 시장이 증가하고 있지만, 종이의 촉감과 책 넘길 때의 감각 등 종이책만의 특성을 살린 전자만화책이 나올 만큼 독서자들의 종이책 사랑은 깊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이 성인 59.9%로 2015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스스로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감소를 보여 준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이자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한때 나는 언어의 바다를 헤엄치는 스쿠버 다이버였다. 하지만 지금은 제트 스키를 탄 사내처럼 겉만 핥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웹 페이지를 읽을 때와 문서를 읽을 때는 아주 다른 형태의 뇌 활동을 보여 준다고 한다. 따라서 웹에서 이루어지는 읽는 행위만을 지속할 시 사고하는 방식 자체가 바뀐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카 역시 오랜 인터넷 사용으로 집중력이 분산되어 종이 매체나 인터넷 장문 읽기조차 힘들어졌고 엄청난 양의 정보와 읽을거리에 스크롤만 움직이며 글을 빨리 훑게 되었다고 한다. 사색을 빼앗아 가는 인터넷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깊이를 잃어버린 지식을 양산해낸다는 그의 경고는 이후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현대인들이라면 한 번쯤은 깊이 있는 고민을 해 봐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종이책을 읽는 이유는 정보나 지식 습득 등 책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 위한 ‘목적 독서’와 책 자체를 특별한 이유 없이 즐기는 ‘목적 없는 독서’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 자신만의 독서법으로 책과 가까이 함은 좋지만 의무감 때문에 억지로 읽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그것은 오히려 책과 멀어지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선택한 책과 방법으로 매일 조금씩 종이책을 가까이하다 보면 언젠가 진정으로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자아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끌며, 다양한 공간과 삶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책이 선물하는 위로와 치유의 힘. 내면을 보다 풍요롭고 단단하게 빚을 수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길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