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여행의 조각
안녕하세요. 여행자 여러분 여미나입니다.
이전 글이었던 여행의 파편 9에서는 산업혁명을 통해 "증기"기차, 선박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화물을 운송하는 기차를 이용해 투어를 만든 최초의 여행사인 토마스 쿡도 알아보았습니다.
이어서 오늘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투어를 하고 싶었는지, 투어를 해야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시간에 귀족들이 했던 그랜드 투어와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네요.
변화하는 사회
투어는 탄생된 이후 대중여가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어떻게 투어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문화가 되었나?"
이 질문에 답은 결코 딱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를 전 글에서 이야기했던 "경험주의"로 꼽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의 여행, 떠남의 이유는 그 시작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와 "다름"(환경적, 문화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사람들은 도대체 왜 다름을 경험하고 싶어 해 온 걸까요? 그건 환경적 혹은 문화적 "다름"이 제가 계속해 이야기해온 "빛"(지식, 지혜, 종교, 깨달음 등)과 "가치"(물질, 기술, 문화 등)를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고대의 7대 불가사의
고대인의 동경인 대도시와 그 문명들 : 1. 바빌론의 공중 정원 (→ 바빌론) 2. 대피라미드 (→ 이집트 문명) 3. 알렉산드리아의 등대 (→ 알렉산드리아) 4.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 에페소스) 5.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 할리카르나소스) 6.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 (→ 올림피아) 7. 로도스의 거상 (→ 로도스)
과거에도 각자의 문명들은 "다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그것을 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면 그 수는 현저히 적었습니다. 그 당시 떠남의 한계점은 아직 부족한 정보와 기술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떠나서 장소와 문화를 "직접경험"하기보다는 타인에 의한 "간접경험" 즉 상상만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산업혁명 이후 정보와 기술이 증가한 사람들은 그 한계를 넘어서게 됩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상상만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직접 그 장소를 눈으로 보고, 직접 문화를 체험하는 경험을 하길 원했죠.
80일간의 세계일주
그렇게 귀족들이 시작한 그랜드투어는 시간이 지나 "직접 체험"을 원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달과정에서 각 사람들이 생각하는 투어의 의미가 달랐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가장 중요한 주제입니다. 왜냐하면 대다수 사람들에겐 자신의 국가의 수도 또는 유적지도 다름을 경험하는 장소였거든요.
다름으로 다름을 찾는 방법
우리는 떠남의 파편들을 역사를 비추어 알아보는 중입니다. 역사가 돌고 돈다는 이야기처럼 산업혁명 이후 떠남은 다시 한번 고대 사람들의 떠남과 똑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물론 고대인들처럼 정보를 모르는 상태로 정착지를 향해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를 알고 있다는 점만 차이점일 뿐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한 떠남이라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의 지방 사람들이 대도시 이주, 이탈리아의 아르헨티나 드림과, 혹은 아메리칸드림, 그리고 한국의 서울 상경이야기는 맥락을 같이 합니다.
우리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이상향을 꿈꾸곤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누구도 다른 생각을 해내지 못합니다. 다름은 나와 다른 장소에 있고 그곳에서 나와 다름을 부딪힐 때 비로소 우리는 나만의 다름을 가질 수 있게 되죠.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을까?
우리는 근대에 올수록 각자가 시대에 맞추어 변화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나를 다르게 만들기 위해서 정말 자신의 사고와 습관을 근본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예시로 우리가 정말 많이 들어본 한 책의 구절을 가져왔습니다.
오마에 겐이치의 인간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건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난문쾌답)
저 글에 모두 동의하시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생각해 보면 하나는 알 것 같습니다. 최소한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변화하지 않으면 사람은 변화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말이죠.
물론 전 변화가 항상 또는 무조건 좋다고는 절대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삶에서 변화가 필요한 순간 변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그 방법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을 가장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그 방법을 우리는 떠남, 투어 혹은 여행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이 여행은 어떻게 사람을 다르게 만들까요?
가장 손쉬운 배움과 경험의 수단으로써의 여행
잠시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각 국가와 또는 지역별로 각기 다른 어떤 교육과정을 거칩니다. 그 교육 과정에는 각 국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필수 과목과 보조 과목들이 정해져 있고 보통 그 모든 과정을 마치면 우리는 성인이 되었다고 판단되고 사회에 진출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회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변화하는 법은 언제 누가 알려주죠?
교육의 국가적 차이, 문제점, 개선방향 등 정말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전 여기서도 "여행만 집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전 여행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 삶의 모든 것들을 위험 없이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학교를 졸업한 후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사는 장소에 고정되고 자신이 하는 업무 위주로 생각하며, 자신과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갑니다.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 위에서 얘기했듯이 나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생각의 사람을 만나거나, 다양한 사건을 맞이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죠.
손으로는 도끼와 총 개머리판, 낚싯대의 감촉을 느끼고, 등에는 배낭을 지고, 얼굴에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코로는 소금기 밴 공기를 들이쉬는 일은 역사서를 쓰는 유익한 훈련이 된다. <생각의 탄생, 닉슨 웨처>
물론 가능하다면 나의 삶을 잘 유지하면서 나와 다른 사람과 문화에 대해서 깨닫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과 체험으로부터 배워왔습니다. 그것도 "직접 체험"에서 말이죠. 아마도 이 직접체험을 넘는 일은 인류가 추구해야 될 마지막 기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지 여행은 나의 돈과, 시간, 체력을 소모하지만 다름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위험이 적은 방법입니다. 여행자는 나와 다른 장소를 떠나며 수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결정합니다. 때때로 환율이나 시차를 알아야 되기도 하고, 가는 장소의 공휴일 문화일 수도 있으며, 특별한 숙소나 가는 지역 날씨에 따른 옷차림 일수도 있죠.
그렇기에 떠남과 여행이란 모든 사람에게 매번 좋은 경험을 선사하지는 않습니다. 때때로는 정말 안 좋은 여행이 있을 수도 있고 선택한 장소의 날씨, 식당, 숙소, 티켓 심지어 사람이 전부 별로일 수도 있죠.
어떤 여행을 해야 할까?
하지만 그렇기에 그렇게 불명확하기에 여행은 여러분에게 "다름"의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굳이 해외를 나가지 않아도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꼭 가본다는 곳을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어디라도 여러분이 다름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이 가장 여러분에게 맞는 여행지일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여러분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여행 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일이 먼저 진행돼야 "나와 다름을 품고 있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 다름의 장소를 여행할 때 비로소 여러분은 내가 이미 가지고 있던 다름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에 경험한 것들도 있었지만 길을 떠난 후에야 새로운 눈으로 그 숨은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았다.
그전에는 익숙해서 아무런 깨달음도 주지 않았던 것들로부터" <연금술사>
이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제가 이 지루하고 긴 여행의 파편이라는 글을 적는데 큰 역할을 한 핵심 동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 영향 때문에 제가 여러분에게 여행을 무턱대고 가시라 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죠.
그건 바로....
여러분의 여행은 정말 여러분의 의지인가요?
우리는 새로운 경험이 어떻게 나의 시야를 넓히고 내 인생을 바꾸었는가? 하는 낭만주의적 신화를 되풀이해서 듣는다. 다양성을 권하는 낭만주의는 소비지상주의와 꼭 들어맞는다. 양자의 결합은 현대 여행산업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무한한 경험의 시장을 탄생시켰다.
여행은 어떤 독립된 욕망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 낭만주의적 소비지상주의에 대한 열렬한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다음 시간에는 지금 우리의 여행에서 알고 경계해야 할 소비지상주의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여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