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의 파편 4 “떠남"의 ”다름“

다름이 만들어낸 가치

by 여미나


안녕하세요. 여행자 여러분 여미나입니다.


여행이란 뭘까?로 출발한 글이 어느새 네 번째 글이 되었네요.


여행을 알기 위해 여행과 관련된 단어를 알아보다 보니 떠남이라는 공통점을 찾게 되었고, 그 "떠남"이라는 단어를 알아보기 위한 두 번, 세 번째 파편의 글을 통해서 우린 예전 그 시절 어떤 정보도 없이, 어디를 향하는지도 모름에도 자신의 직관을 통해 떠남을 정착으로 마무리한 처음 떠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떠남이 정착으로 완성된 이후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만일 여러분이나 혹은 제가 예전의 떠남(정보도 없이, 목적지도 없이, 어떤 나의 선택이 맞을지 틀릴지 모르는 선택의 기로)를 한 번이라도 체험해 본 상태라면 후손들에게 "절대로 다시는 떠나지 말라"라고 조언을 건네었을 것 같으신가요 혹은 "다시 떠나라"라고 조언을 하실 것 같으신가요?


출처 [아이 교육법] 하고 싶은 것 '해라' vs '하지 마라' 김제동의 톡투유 100회


물론 선택은 후손에게 달려있지만 떠남에 있어서 어떤 조언이 맞고, 틀리고를 나눌 수 없다는 건 분명합니다.


이번 글은 인류 탄생 이후 처음으로 떠나 정착한 사람들의 후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전의 사람들이 한 떠남이 드디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떠남의 파편 4 : 처음으로 떠난 사람들의 후손들


정착한 사람들의 우선순위


당연하게도 인류 역사의 첫 여행자들이 정착한 장소가 시간이 흘러 그 후손에게도 좋았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내가 지금 정착한 장소는 전에 얘기드렸듯이 나의 선택이 아닌 선조의 떠남의 과정(그때, 그 상황, 그 순간)에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장소였을 뿐이죠.


하지만 선조가 정착한 장소는 그분들이 정착을 결심한 이유와 살아남기 위한 비법들이 전수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이제 여행자의 후손들에게 있어 우선순위란 선조가 정착한 장소, 즉 내가 있는 장소에서의 가치를 먼저 이해하고 탐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떠남"은 적응 그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았죠.



먼저 내가 태어난 곳에 잘 적응하는 것


베두인, 몽골인
이누피아트, 줄루족


더운 곳에 있는 사람은 더위를 해소하고 이용하는 법을

추운 곳에 있는 사람은 추위를 해소하고 이용하는 법을


산악 지형에 있는 사람은 산과 공존하고 식량을 구하는 법을

바다가 인접한 사람은 바다를 이용하고 식량을 구하는 법을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은 타인의 자원을 뺏는 방향으로

자원이 풍족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자원을 지키는 방향으로


인류는 자신의 장소에서 내 역량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의 결과로 발전합니다. 비록 그 발전이 셀 수 없이 많은 이유가 합쳐진 불균형적인 발전이었더라도 말이죠.


역사의 불균형은 현대 세계에까지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문자와 철기를 가진 사회들은 그런 편리하고 강한 힘을 발휘하는 이기를 갖지 못한 다른 사회들을 정복하거나 멸망시켰기 때문이다. 그러한 격차는 세계 역사를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사실인데도 그 원인은 여전히 불투명하며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총, 균, 쇠>


이런 인류의 거듭되는 생각, 발전하는 문화, 개인의 능력 등 때때로 실패하기도 또 성공하기도 한 수많은 역사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부족한 제가 아닌 좋은 책들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금은 여행 아니 떠남에 집중해 보도록 하죠.




정착 후 다시 떠나기 위한 준비


그러나 인류 역사 속에서 그 어떤 곳에서 든 내가 있는 장소에 만족할 수 없거나 불행히도 적응이 안 되는 곳에 태어난 사람은 존재하는 법입니다.


Hans Christian Andersen, Den grimme ælling


당연하게도 선조의 최선이 나에게도 최선이란 법은 없는 법, 후손들은 이번엔 자신의 장소를 찾아 떠납니다. 그러나 분명 정착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들의 떠남은 이 전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다수


터를 잡고 집중적으로 조성한 특정한 장소가 이동을 촉진했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볼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모든 여행은 귀환할 전망을 내포한다 귀환이 더 확실할수록 더 야심 찬 여행에 나설 수 있다. 만약 조상 대대로 기념물을 세운 본거지가 안전했다면 훨씬 멀리까지 다녀오는 여행을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옥스퍼드 세계사>


이 글은 저에게 참 흥미롭습니다. 전 세상에 나를 얽매는 것이 하나도 없어야 더 홀가분하게, 더 자주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곤 했는데요.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정착이 안정될수록 더 야심 찬 여행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여행, 떠남의 끝은 정착, 그리고 정착은 떠남을 위한 준비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듭니다.


그런데 심각한 위험 없이 무탈하게 살기 위한 사람들의 떠남이 빚어낸 정착은 분명 안정을 의미하는데 그 후손(혹은 지금의 우리)들은 왜 다시 떠나려고 마음을 먹은 걸까요?



왜 또 떠나야 하는가?



떠남의 파편 4: 다시 떠나야 하는 이유들


더 나은 삶을 위한 갈망


과거의 인류의 조상들이 떠남을 추구했던 것은 이미 정착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그리나 정착과는 전혀 다르며 지금의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더욱 중요한 이유가 이들을 다시 떠나게 하죠. 이들을 떠남의 길로 다시 이끈 이유를 문장으로 적자면 이렇게 되겠네요.


더 나은 삶을 위해


여러분은 읽자마자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여행자의 후손들은 다시 떠날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는 걸 말이죠. 이제 후손들은 생존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남을 추구합니다.


이제부터 우린 예전과 달리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남을 직접 선택"한 후손(여전히 우리의 선조)들에 대해 살펴보게 됩니다. 생존이 아닌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더 발전하고, 더 추구하고 싶은 목표를 위해서 그들은 안정된 정착을 뒤로하고 다시 떠난다는 선택을 하였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이들이 다른 의미로 진정 처음 여행을 시작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우리는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인가?




떠남의 새로운 목적: 다름의 가치


앞서 우리는 떠나서 정착한 장소는 선조들의 선택이지 그 후손들의 선택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출처 트위터


정착한 곳마다 조금씩은 달랐지만 누군가에게 과한 것이 누구에게는 부족함으로, 또 누군가의 부족함과 불편함은 때때로 발전의 기회로 삼으며 정착한 이들은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와는 전혀 다르게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새롭게 생긴, 너무 중요한 새로운 가치가 있었습니다.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



다름은 비교와 떼 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착 이후로 삶이란 것을 상대와 비교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그 다름이 바로 후손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됩니다.


가치가 된 다름



각자의 다름이 만들어낸 가치

우리나라 기업의 다름의 가치


그럼 그 당시 후손들이 찾아서 떠난 다름이 만들어낸 가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러분 또한 저와 마찬가지로 너무 많은 것들이 떠오르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후손들을 떠나게 만든 대표적인 가치는 무엇일까? 정도로 말이죠.






떠남을 필요로 했던 두 가지의 가치


당시에 떠남으로 추구할 수 있던 가치를 크게 두 가지로 잡아 구분하면 좀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지식이나 종교를 얻거나 추구하는 사람들(종교인, 지식인)

두 번째 정보과 물질적 가치를 얻거나 추구하는 사람들 (무역가, 상인)으로 말이죠.



첫 번째 지식이나 종교를 얻거나 추구하는 사람들(종교인, 지식인)


공자와 예수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들이 본향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신약 성경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 11:13-14>



두 번째 정보과 물질적 가치를 얻거나 추구하는 사람들 (무역가, 상인)




수메르, 아카드,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등 위대한 메소포타미아 민족들의 명운은 식량 잉여분을 오만과 시나이의 금속, 아나톨리아와 페르시아의 화강암과 대리석, 레바논의 목재와 어떻게 교환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무역의 세계사>


제 생각에는 아마 이 두 가지의 유형의 사람들이 가장 대표적인 떠남을 추구한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 선조들의 생존과 정착을 추구하던 떠남과 다르게 그 후손들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떠나는 순간이 떠남의 목적이 명확히 변하는 순간이자 인류가 물질적, 정신적인 것을 여행, 떠남으로 추구한 시작이 아닌가 합니다. (순례길, 무역로, 실크로드 등 수많은 길들에는 그들이 추구한 떠남이 담겨 있다.)






내적 그리고 외적인 것을 추구한 떠남


이제부터 우리는 지리와 환경적인 떠남과는 다른 내적 그리고 외적인 떠남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제 물질적인 요소뿐 아니라 정신적인 요소 또한 여행의 추구할 점이 된다는 것이죠.



평생을 노력해도 얻지 못할 누군가의 지식과 깨달음마저 떠나는 이유가 된다



물론 여행의 파편 2에서 이야기드린 것처럼, 누군가는 이런 떠남의 흐름을(매슬로우의 욕구 이론) 사람들의 생존과 안정의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이제 후손들이 돼서야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 욕구가 아닐 뿐 여행, 떠남은 보조적 기본 욕구에 가깝지 않을까?라고 끝없이 생각합니다. 여행, 떠남은 역사 속에 항상 목적이 되지는 않았지만 항상 목적을 이루는 정확한 수단이었거든요.


그리고 때때로 정말 드물기는 하지만 소비나 성취에 개념이 아니라 그저 떠남을 추구하는 경우도 분명 있거든요. (물론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경우에는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George Herbert Leigh-Mallory


“Why did you want to climb Mount Everest?”

“왜 에베레스트를 계속 오르기 원하는가?”

“Because it’s there.”

“거기 있으니까.”


-조지 말로리(1886-1924)


물론 이런 분은 너무 변칙적인 경우라서 여행, 떠남 그 자체를 추구한 이런 분들은 제 이야기에서는 정말 예외적 역사의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자신의 소신을 가진 떠남은 너무 멋집니다.)





여기까지 오늘은 떠남을 추구한 사람들의 후손이 왜 또다시 떠남을 선택하게 된 건지 그리고 그 떠남의 이유인 다름이란 무슨 것인지에 대한 떠남의 파편을 또 한 조각 모아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글을 읽으며 여행과 떠남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다음 시간에는 다름으로 시작된 내적, 외적인 이유로 떠남을 추구한 사람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정한 탐험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여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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