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의 파편 3 "떠남"의 완성

떠남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by 여미나

안녕하세요. 여행자 여러분 여미나입니다.


오늘은 떠남의 세 번째 파편입니다. 혹시 전편을 보시지 않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우리는 왜 여행을 하는가?" "여행은 무엇인가?"라는 의미를 알기 위해서 파편을 모으는 중입니다.


첫 파편은 여행을 알아보기 위해 여행과 관련된 단어들(여행(旅行), 투어(Tour), 관광(觀光), 트립(Trip), 트레블(Travel)이라는 대표적인 단어의 의미인 "떠나다"를 찾아낸 것이었고, 두 번째는 "떠나다"라는 행동을 한 이유는 떠남이란 행동이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 방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행, 떠남은 양날의 검


tempImagepRybTc.heic 출처 삼시세끼 어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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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인 동시에 떠남은 내가 가는 곳에서 내가 "무엇을 얻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도착한 장소는 소비한 식량, 체력, 시간의 가치보다 못할 가능성이 높았죠.



tempImagetWk6v8.heic 출처 서울신문 김보숙 서울동물원 기획운영전문관

사자도 야생에서는 먹고살기 힘들다. 사흘에 한 번씩 온 가족이 동원돼 사냥하지만 성공률은 겨우 30%다. 얼룩말, 누, 가젤이 가득한 아프리카 초원은 사자에겐 먹을 게 널린 푸짐한 밥상일 것 같지만 실은 스스로 차려 먹어야 하는 밥상이다. 맨입으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천부적인 달리기 선수인 가젤은 바람처럼 사라져 허탕을 치기 일쑤다. 물소나 얼룩말을 쫓다 자칫 뿔에 받히거나 뒷발에 차이면 사자는 굶어 죽기 딱이다. 가젤과 사자 사이의 생존조건은 속도다. 가젤은 사자보다 빨라야 살 수 있고, 사자는 가젤보다 빨라야 살 수 있다. 가젤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지만, 사자는 한 끼의 식사를 위해 속도를 내기 때문에 아무리 맹수의 왕이라도 식사시간을 못 지키기 쉽다. 결국 새끼 사자들의 생존율은 30%, 아프리카 사막 사자들의 생존율은 고작 10%다. 살아남은 사자들의 공통점을 보면 좋은 기회가 아니면 함부로 추격하지 않는다. 사냥할 타이밍을 찾아낸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예전의 떠남과 다르게 우리는 떠나서 도착하는 목적지, 묵을 숙소, 먹을 식당이 명확히 정해진 여행을 합니다. 이것과 비교해 예전의 여행, 떠남을 생각해 보면 참 흥미롭습니다. 모두들 좋은 장소에 가고 싶지만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여행이 있었다는 건 말이죠.


이번 여행, 떠남의 파편 세 번째는 생존을 위해 떠난 사람들이 정착을 하기까지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네요. 나는 여행 순간의 과정이 중요한가? 또는 원하는 곳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한가?라는 여행자의 난제를 생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여행, 떠남의 파편 3 : 떠남의 완성


논란이 있으시지만 떠남의 완성을 이야기하면서 이 말을 인용하고 싶었습니다.


만화가 주호민 씨의 말


침착맨씨 방송에서 주호민 씨는 비혼의 완성은 결혼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는데요. 왜 이 농담이 제 머릿속을 맴도는가 생각해 보니 제가 떠남의 종착지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떠남의 완성은 정착이다



아주 예전 처음으로 떠난 사람은 날씨, 온도, 먹을 것, 안전 등 수많은 요소들을 고민하며 자신의 정착할 곳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굳이 수많은 소설, 영화를 제가 예를 들지 않아도 이미 한 번쯤은 어떤 콘텐츠를 통해, 자의던 타의던 길을 떠나게 된 사람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tempImagewreG2T.heic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동, 식물은 안정을 위해좋은 곳에 정착하기를 원합니다. 그 목적을 번식 혹은 번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좋은 곳을 찾는 건 떠남이라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거죠.


tempImageAHzlUV.heic 출처 헬스케어뉴스


그리고 그 떠남이라는 행동은 위에서 이야기 한대로 여러분의 시간, 식량(돈), 체력 등을 소비하게 만들고, 동시에 그 떠남의 길에서는 내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도 많이 발생했을 겁니다.


무한도전 릴레이툰 정준하


정말 다양한 수많은 위험과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겪고 사람들은 여러 장소로 떠나 기후, 환경, 원재료 등이 좋은 곳에 정착을 결심 하게 됩니다.



더 가볼까? 여기서 멈출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떠남의 선택과 과정은 모든 것이 다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일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tempImage0ayWom.heic 인류 분산 지도 (출처 위키백과)


누군가는 멀리 가지 않고 근처 가까운 곳에 정착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또 누군가는 좀 위험해도 식량이 많은 곳을 다른 누군가는 식량이 적어도 안전한 곳을 선택했겠죠. 심지어 나에게 좋은 장소가 남에게 좋지 않을 수도 남의 안 좋은 장소가 내가 찾던 장소일 수도 있었겠고요.


아마도 이 부분은 우리 모두의 여행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점은 이것이겠죠.



타인의 여행이 아니라 나에게 맞추어 떠남을 생각하는 것



제게 이때의 여행은 인디언의 옥수수 밭 이야기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적정지이론)


출처 경남일보 류현아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물론 과거의 사람들은 이런 최적정지 이론을 몰랐겠지만 분명 떠남의 길에서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표현하자면 "오 이 장소, 혹은 이 정도라면 괜찮은데?"라고 말이죠.


tempImageXCCYyY.heic 오래된 사고 Glass half empty/full


그렇기에 당시에는 정말 운이 좋은 소수의 인원들 만이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환경이 좋은 장소에 정착했을 겁니다. 그 장소를 예로 들자면, 우리가 역사책에서 많이 본 "문명의 요람"이라 불리는 장소가 되겠네요.( 심지어 예전의 누군가는 홍수라던지 상황에서 그곳도 맘에 안 들어 떠났을 거라 확신합니다.)


출처 위키백과 문명의 요람


마지막 700년에 걸쳐 유럽의 탐험가들을 기다리고 있던, 유일하게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은 아조레스제도와 세이셸 제도처럼 대서양과 인도양에도 가장 후미진 곳에 있는 섬들과 남극대륙뿐이었다. <총, 균, 쇠>


그리고 이렇게 처음으로 떠난 사람들은 각자의 장소에서 정착을 하게 됩니다. 아마 이때가 처음으로 인간이 떠남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룬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떠나서 도착(정착)하셨습니다




떠남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지금까지 우리가 굳이 이 초기의 여행, 아니 떠남을 알아야 했던 이유는 앞서 글을 적은 것처럼 떠남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전편에서 떠남과 관련된 단어(여행(旅行), 투어(Tour), 관광(觀光), 트립(Trip), 트레블(Travel)을 알아보며 저는 각 단어들은 각자 다른 장소에서 유래되었고, 다른 행동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뜻들은 모두 지금의 우리가 여행이나 떠남을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했지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예전 사람들의 떠남은 우리와 다릅니다. 그러나 또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의 여행과 같기도 합니다.


과정이냐 결과냐 = 목적이냐 수단이냐



제 생각으로 정리해 보면 "떠나는 목적(정착할 곳을 찾아/ 보고 싶은 곳을 찾아)과 떠나는 방식(아무런 정보 없이/많은 정보를 통한 결론을 내린 후)은 지금과 예전이 다르고",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지금 우리의 여행에서 "떠나서 느끼는 점(떠남의 결과 혹은 과정이 좋을지 안 좋을지 하기 전에는 모른다는 점/ 모든 경험이 주관적이라는 점)은 같다"라고 생각이 드네요.




떠남의 파편 3: 과거와 현재의 떠남에 대해


지금 우리는 SNS 혹은 방송에 나오는 수많은 장소를 정확히 확인하고 찾아갈 수 있습니다. 더 나아진 정보와 발전된 교통을 통해 원하던 장소에 정확하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죠.


여행자분들은 예전 사람들도 어딘가를 가려고 떠난 거 아닌가요?라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 그렇네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앞서 얘기해 본 정착을 하기 위한 떠남을 생각할 때, 예전에는 간다 안 간다의 선택지가 아닌 "가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떠난 행동"이었다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이렇게 생각해 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혹은 상대방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말이죠.


"나는 떠나야 해 그런데 어디를 가야 하는지는 모르겠어 가다 보면 나오겠지"



저는 이 인생과 닮은 문장이 바로 이 글의 주제인 세 번째 파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과 지금의 여행을 나누어 비교해 보죠.


목적지를 모르나 목적은 아는 여행, 길에서 무엇을 만날지 모르는 여행,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여행
tempImageMC79tC.heic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년 3월 26일 ~ 1963년 1월 29일)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중간 부분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그리고 난 뒤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어,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아마 더 나은 조건을 가진 듯해서였지,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그 길은 풀이 무성하고 닳은 자취가 없었기에,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비록 거기를 지나다니는 것이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실은 거의 똑같이 그들을 닳도록 했겠지만


(예전의 떠남은 삶의 선택에 종종 비교되며 그 목적과 의미가 모호하였다.)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가는 여행, 세밀한 분류가 나눠진 여행, 내가 무엇을 얻을지 정해진 여행
tempImagemVzp17.heic 출처 한국관광공사
수없이 많은 방송이 당신을 유혹한다


두 여행의 차이점은 뚜렷한데요. 현대의 여행의 거의 대부분의 정보는 이미 타인의 경험을 통해 여러분께 가공된 정보가 전달된 것입니다. 유명인이 맛있다고 한 음식 또는 음식점, 멋지다고 한 장소와 풍경, 좋다고 한 숙소 등이 이해 해당하죠.


그만큼의 장점은 당연히 예전의 여행과는 다르게 명확함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특별하고 세밀한 테마들이 여러분의 여행의 목적이 되곤 하죠. 물론 그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 후에는 여러분이 끊임없이 연예인 혹은 인플루언서, 친구 등 타인의 경험과 여러분의 경험을 비교하게 되지만요..


중요한 점은 이것입니다.



"목적"은 예전과 다를 수 있지만 "느끼는 점은 지금도 같다."



여행자 분들 또한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신다면 분명 여러분만의 여행을 찾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예전의 여행과 지금의 여행의 떠남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토록 오래전 초기의 사람들에 떠남을 보며 지금과 변하지 않는 같은 부분들 또한 느낍니다.


과정과 결과, 목적과 수단 등 다른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여행과 떠남에 있어 여러분이 어떤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에 대해서는... 음 정말 제가 여러분께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를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네요. 여행자 여러분의 각자의 바람과 취향에 맞추어서 적절히 섞어서 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시로 저의 선택을 조금이나마 알고 싶으시다면...

포레스트 검프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삶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서 당신이 무엇을 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포레스트 검프의 이 대사와 가이드라는 저의 직업이 여행자 분들께 드리는 제 모호한 대답이 되겠네요.



오늘 우리는 떠남의 목적, 그리고 예전의 떠남과 지금의 떠남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글의 한 부분이라도 여러분만의 여행을 찾는데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시간에는 떠남을 통해 목적을 이룬 사람들의 후손들이 또다시 선조들처럼 떠남을 택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여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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