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가까운 거리에서 미국 시스템을 경험해볼 수 있는 섬
고민이 깊어지면서 다른 부서의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았다.
"**샘이 괌에 이민 간다고 하시니까… 저도 괌에 가고 싶어 졌어요.한국과 가까운 괌으로 가야 할지, 아니면 원래 꿈꿨던 뉴욕을 목표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 사실 미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샘은 도시에 살아야 해요. 괌은 조용하긴 한데 좀 지루하죠. 내가 9월에 괌이랑 사이판 출장을 가는데, 그때 같이 가보고 결정해 봐요.”
괌은 한국에서 비행기로 4시간 반이면 갈 수 있고, 시차도 겨우 1시간. 낯설지 않은 거리감이 주는 안정감이 있었다. 한식을 좋아하고, 쿠팡 없이 못 사는 내가 갑자기 뉴욕 한복판에 떨어져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겁이 났다. 한국과 괌을 오가며 지낼 수 있다면, 양쪽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뉴욕만 바라보던 내게 ‘괌’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들어왔고, 그만큼 궁금해졌다.
괌에는 클리닉을 제외하고 종합병원이 세 곳 있다. 그중 하나는 미 해군 병원이라 외국인 간호사는 채용 절차가 완전히 달라 제외 대상이었다. 사이판에는 종합병원이 단 한 곳뿐이다.
국내 간호사 이민 에이전시 중에는 Guam Regional Medical City(GRMC)와 계약해 수속을 도와주는 곳도 있었다. 이번에 괌으로 이민 가시는 한 선생님도 이 에이전시를 통해 절차를 밟았다고 했다
Guam:
Guam Memorial Hospital Authority (GMHA): The main public hospital with a wide range of services, including inpatient care.
Guam Regional Medical City (GRMC): A private tertiary hospital with inpatient beds and advanced medical services.
US Naval Hospital Guam: A military hospital with inpatient facilities for service members and their families.
Saipan:
Commonwealth Health Center (CHC): The only full-service general hospital on the island, providing inpatient care and general medical services.
출장을 앞두고 나는 괌과 사이판의 종합병원에 메일로 resume를 보냈다. 출장을 전후로 연락이 왔지만, 공통적으로 먼저 물어본 건 비자 스폰서십 가능 여부 혹은 미국 내 취업 허가 증빙이었다. 해당 사항이 없던 나는, 조건이 충족되면 다시 연락을 달라는 답을 받았다.
게다가 이 출장은 내 개인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두바이 때처럼 우연히 인터뷰 기회를 얻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시간을 ‘괌이 나와 맞는 곳인지 직접 확인해 볼 기회.’라 여기기로 했다.
마침 선생님 일정 중에, 현지에서 근무 중인 계약된 provider를 만나는 시간이 있다고 했다. 자리에 동행하면서 괌의 의료 현장 분위기, 이민 생활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력서도 챙겨 넣었다. 틈틈이 즐길 수 있도록 돌고래 크루즈 투어도 야무지게 예약해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