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날씨가 조금 쌀쌀해지면
어김없이 고향 제주도에서
부모님이 농사지으신 귤이 날아온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나의 부모님이라고 말할 것이다.
단 한 번도 공부하라며 잔소리하신 적은 없지만
어릴 적 부모님과 도서관에 자주 함께 갔었다.
도서관에서 우리 남매가 놀든, 책을 읽든
그저 묵묵히
당신의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저 ‘열심히 사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신 분들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남매는
각자 알아서 열심히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작은 소망은
부모님처럼 어느 정도는 마음 편한 노후를 맞이하는 것이다.
한평생 맞벌이를 하시며
세 남매를 모두 육지로 대학에 보내셨다.
아버지는 회사를 퇴직하신 후 부업으로 하시던 귤 농사를 주업으로 하기 시작하셨고,
어머니는 교단에서 퇴직하신 후 농부의 아내로 살아가신다.
“사람은 작은 일이라도 일을 하며 사는 게 좋다”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가족은 서로 자주 연락하는 편은 아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가족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여기는 가족 성격 탓에
서로 끈끈하게 자주 연락하진 않지만,
만나면 반가워하고
서로를 조금씩 배려하고
“시간 내줘서 고맙다”라고 말한다.
그 한마디에 모든 마음이 전해진다.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가족이다.
각자 잘 살아줘서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는 부모님처럼 늙어가고 싶다.
귤 하나를 키워내기 위해
애쓰셨을 부모님의 마음이 전해진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맛있게
감사히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