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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심 Feb 08. 2017

이별 후 재회

이별 에세이 3. 

<이별 후 재회> 그림 & 감성 에세이 3.     

그렇게 깨졌던 우리는 다시 만났다. 그에 품에 안기자 공허한 마음이 시리게 채워진다. 혹시나 다시 이별할까 봐 두려웠던 나는 깨진 도자기 조각을 조심조심 주어서 다시 갖다 간절하게 지독한 본드로 붙여 본다. 날카로운 조각 부분을 들다 손가락에 피가 난다. 피가 난 손가락을 부여잡고 지혈을 한다. 아무리 하얀 천으로 출혈을 지혈해도 하얀 천 사이로 피가 붉게 번진다. 그러다 깨진 도자기 조각 위에 한 방울 씩 떨어진다. 깨진 도자기 색이 핏빛으로 물들어간다.       




 억지로, 깨진 도자기 조각들끼리 끼워 맞추려 하지만 떨어져 나간 작은 조각들 중 갈 길을 잃어 사라진 것도 있어 조각들을 붙여 완성된 도자기 모양이 볼품없고 처량하다. 하지만 헤어진 후 허전함과 공허함을 채우기에는 꽤 적당했다. 그래서 온전치 않은 도자기 모습이었지만 나는 가엽게도 만족했다.      




 혹시나 다시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쉴 새 없이 전전긍긍했다. 그래서 전 보다 더 그에게 매달리고 잘 해주려고 애써본다. 그와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추억이 가득한 공간에 가서 공감대를 형성해보려 힘겹게 노력해본다. 나와 함께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 그를 억지로 설득해 추억의 공간에서 사진을 찍어본다. 사진 속에서 나만 웃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억지로 깨진 조각을 끼워 맞춘 도자기를 품에 안고 애처롭게 웃고 있다. 




 깨진 도자기 조각에 벤 손가락의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작은 손가락의 상처였지만 그 상처가 점점 커져 팔꿈치까지 왔다. 과다 출혈이 생기자 나는 창백히 주저앉았다. 그래도 본드로 붙여 볼품없는 도자기를 놓치지 않았다. 다시 깨지는 게 싫어서 끝까지 힘들어도 바닥에 내동댕이치지 않았다.      




 그에게 아프다고 연락을 해본다. 그는 여전히 통화 중이다. 무슨 통화를 그리 오래 하는지 받지 않는다. 나에게는 하루 종일 연락 한 번 없는 그였는데. 어디를 그리 연락하는지 하루 종일 그렇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 내 품에 도자기가 힘없이 빠지직 거리며 금이 가기 시작한다....  




... 이별 스토리 to be continued...    


3컷 그림 & 쓰담쓰담 에세이(상처, 이별, 사랑, 꿈, 부모님, 여행, 우정, 자존감, 맛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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