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 워크숍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워크숍

by Passion fruit

"요즘 업황이 계속 안 좋고, 고객 만족도는 떨어졌는데 참 문제입니다. 본사에서 강사도 보내서 교육도 받아봤는데 솔직히 효과가 별로 없었어요. 결국엔 그냥 열심히 하라는 건데 그렇게 와닿지도 않았고..."


"제가 한번 도와드릴까요?"


교회에서 한 집사님 얘기를 듣고 제안을 드렸다. 집사님은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다. 내가 하는 일이 기업 교육이고 facilitation이니 도와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필요하신 게 어떤 건가요?"

" 직원들이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동기부여다. 사실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 특히 연차가 높은 직원 비율이 높은 기업에서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다.


"그러면 지금까지 어떤 시도를 하셨어요?"

"본사에서 강사를 보내줬어요."

"어떻게 이루어졌죠?"

"강의였죠. 그런데 별로 효과가 없었어요. 나도 이 업계 경력이 30년이 넘는데, 좋게 보려고 해도 별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직원들한테 와닿았겠어요?"


나는 내 업계 외의 다른 업계 상황은 잘 모른다. 여기는 우리나라 한 업계에서 일등을 하는 회사다. 그런데 직원 교육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소 전통적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었다. 여기 홍콩 지사의 직원분들의 연령대와 경력이 높은 편인데 전형적인 강의 방식의 교육으로만 지금까지 접근해 왔다.


"그러면 교육 때 워크숍 같은 거 해 보신 적 있으세요?"

"워크숍도 교육 아닌가?"


워크숍과 교육의 차이부터 설명드려야 했다.


"연차도 높고, 경력도 높으신 분들에게 강의식 교육으로 동기부여를 한다는 것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들 나름의 이유로 나름의 방식과 목적으로 일하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경력이 높을수록 강의로 동기부여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워크숍으로 접근합니다."


"워크숍은 강의가 아닙니다. 저는 절차를 만들고 질문을 드려요. 그러면 참여자 분들 스스로 대화하며 이유와 목적을 탐색합니다. 모여서 할 때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극을 받기도 하고 새로운 통찰이 생깁니다."


"성인 교육의 특징이 있습니다. 워크숍은 성인교육의 특징에 잘 맞는 형식입니다.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게 됩니다.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수용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실행에 옮길 가능성도 더 높아집니다. 동료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팀워크, 동료의식이 형성됩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날짜를 정하고 워크숍을 실시했다.




일정 변경이 몇 번 있었다. 그리고 급하게 실행되는 바람에 사전에 교육의 목적과 방식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 이건 facilitator에게 부담이 되는 부분이기는 하다. 교육 장소에는 오늘의 목적과 어젠다, 그라운드 룰을 붙여놓았다. 웰컴 음료수를 부탁드려 좋은 분위기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혹시 오늘 시험 보나요?"

"오늘 발표 같은 게 있나요?"


일찍 오신 몇 분이 물어보신다. 기존에 어떤 형태의 교육을 받아 왔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워크숍 시작 시에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분위기 형성이다. 자유롭고 안전한 분위기. 나를 먼저 소개하고, 오늘 워크숍의 목적과 절차, 그라운드 룰, 그리고 나의 역할을 소개한다. 이 분들에게는 워크숍이 낯선 만큼 교육과 워크숍의 차이도 설명드린다. 그래도 아직까지 분위기는 제법 어정쩡하다. 당연한 현상이다. 왜냐하면, 정말 편하게 발언해도 되는지 아직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걸 경험시켜 드리는 게 facilitator의 역할이다.


그림으로 대화를 시작해 본다. 어른도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려운 이야기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발표도 해 본다. 거부감이 없다. 점점 시끌시끌한 대화로 강의장이 가득 차 간다. 말을 잘 안 하시는 분들도 입이 터진다.


"정말 다 얘기해도 되는 거죠?"


업계의 변화에 대해서 얘기하는 시간에는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열심히 받아 적는다. 적는다는 것은 경청했다는 증거다. 모두 열심히 얘기하신다. 너무 부정적인 의견으로 쏠릴 때에는 facilitator인 나도 살짝 걱정은 되지만 일단 기다려 본다.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면 질문으로 균형을 잡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질문도 잘못하면 주최 측의 조작으로 들릴 수 있다. 그래서 일단은 기다려 본다. 드디어 한쪽에서 긍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진상 같은 고객들 보다는 좋은 고객들이 더 많아요."

"어려워도, 잘하면 돼. 잘할 수 있다니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보통 사람들은 힘이 들 때 그 힘든 얘기를 먼저 한다. 얘기를 하는 주된 이유는 힘들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그다음이 개선해 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심으로 들어만 줘도 반이상은 다 해결된다. 그렇게 힘들다고 쏟아낸 다음에 보통 하는 말은 이렇다.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앞으로 잘해 볼게요."


그분들도 다 잘하려고 하는 얘기다. 그런데 들어주지 않고 '그건 아니지'라고 하는 순간 소통이 막히고 불신이 쌓이고 관계가 멀어진다.


워크숍은 잘 진행됐다. 그분들께는 다소 생소한 경험이었을 텐데, 다들 열심히 참여해 주셨다. 마지막 소감을 한 마디씩 하는 시간에 '속이 후련하다'라고 표현하신 분도 계셨다. Facilitator 한테는 이 의견이 가장 감사하고 의미 있다. 주최 측 분들은 평소에 발언을 거의 안 하시던 분들이 그룹 토의를 주도하시고, 열심히 참여하시는 모습에 놀랐다고 하셨다. 함께 일해온 동료들인데 평소와는 다른 부분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서로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말들이 많았다는 것이 오늘 워크숍을 통해서 깨달아진 것 같다.




이렇게 워크숍이 끝난 후 2차 워크숍도 진행하기로 했다. Facilitation은 과정을 설계하고 그 진행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업계와 무관하게 적용 가능하다. 그동안 내가 속해 있었던 업계에서만 해 봤었는데, 이제 실제로 다른 업계에서 경험해 봤다. 참여자들의 특성은 다 다르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 들, 자기 자리에서 잘하고 싶어 한다. 그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살려주는 것이 facilitation이다.


2차도 잘 준비해서 잘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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