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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어줬던 단 한 사람

기러기 아빠의 직장이야기

회사생활 16~17년 하면서 이제와 돌이켜보면 내가 존경했던 직장상사는 단 한 명뿐이었다.


이직 전 회사 마지막 임원.


유일하게 날 신뢰해 줬던 분이었다.

선임에게 주는 게 관례였던 우수사원상을 막내인 내게 주라고 해서 우리 팀 과장님에게 갈굼까지 당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이직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정말 며칠을 날 잡으셨는데, 순환보직으로 다른 팀으로 가는 게 싫었고, 와이프가 임신 중이었는데 아이가 태어난 후 매일 일에 치여 사는 것도 싫었고, 임원분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인성도 별로였기에 잡으신 손을 뿌리쳤다.


그땐 젊었기에 나를 이렇게 믿어주는 상사를 또 쉽게 만날 거라 생각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울 거란 생각을 그땐 전혀 하지 못했다


그때 그 임원분이 내게 했던 말 중 기억에 남는 게…

이직은 그렇게 홀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신뢰하는 상사가 임원급으로 이직하며 같이 가자고 할 때 하는 거라고.


맞는 말씀이었단 걸 깨달았을 땐 많은 게 늦을 때였다.


대신 이에 따른 장점도 있었는데 나를 믿어주는 상사가 없으니 나의 행동에 부담이 없었다.


가정에 더 충실할 수 있었고, 아무 부담 없이 육아휴가를 쓰기로 결정하고 우리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새벽 6시에 일등으로 출근해서 매일 8시 넘어 퇴근하며 평가는 S, A를 매해 받고 우수사원상을 독식하지만 개인시간은 거의 없던 예전과 칼출근 칼퇴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만 매년 B만 받는 지금.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각자 자신이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있기에…


내게 이직을 후회하냐고 물어보면

내 대답은?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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