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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말고 부모의 품격

기러기 아빠의 육아고민

예전에 신사의 품격이란 드라마가 인기였다.

 


그런데, 요즘 나는 부모의 품격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부모에게도 품격이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부모란 자식에게 위엄이 있어야 하고, 자식은 부모의 결정에 따라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는 부모로서의 위엄이 부모의 품격이었다.

<1980년대 가정, 아버지는 자식에게 훈계를 하고 자식은 그에 따르는 것이 부모의 품격이던 시절이었다>


당시 가정에서 갑의 위치는 아버지였다.

그래서,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상호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one way 방식의 의사전달이었다.


이러한 의사전달방식은 아버지 입장에서 장단점이 명확하다. 


최대 장점은 편하다는 것이다.

그냥 아버지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이렇게 해라 명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강압을 쓰면 된다.


내 주위에 가치관이 아직도 이런 분이 있다.

그분은 10살 먹은 아들의 머리스타일도 자신이 결정한다.

아들의 이발비가 아깝다는 이유로 어디서 이발기(바리캉)을 구해와 아들의 머리를 스포츠로 밀어버렸다.

그 아들과 우리 아들이 친구인데, 어느 날 그 아들이 우리 아들한테 "내 머리 이상하지"라고 물어봤다.

사실 그 아들은 스포츠로 머리를 강제로 밀리는 게 싫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아버지한테는 말도 못꺼냈다.  


이러한 방식의 단점은 자식과의 거리가 멀어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사를 무시하고 one way 방식을 고수하는 아버지를 나이 먹어 어떤 아들이 좋아하겠는가

내 경험상 그런분들은 아들이 성인이 되어도 똑같은 방식을 고수한다.

성인이 된 아들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친구같은 친근함이 부모의 품격이 되었다 

<21세기 가정, 요즘은 친구같은 부모가 부모의 품격인 시대이다> 


지금 가정에서 갑의 위치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에게 one way 방식의 강압을 쓰기보다는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자주한다.

사실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나도 무엇을 결정하기 전 아이들에게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고, 각 선택지의 장단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물어본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해를 못해하거나 본능에 이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다시 설명을 하고 각 선택지의 장단점을 또 설명한다.

정말 노가다도 이런 노가다가 없다.


이러한 의사전달 방식 역시 장단점이 명확하다.


장점은 아이들과 많은 말을 할 수 있고, 아이들의 생각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알아도 아이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결정을 하면

그대로 따를 수 없기에 다시 설득을 하려한다.


예를들어 아이들이 게임을 하고 공부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가 게임을 다 하고 나면, 공부는 주말에 몰아서 하고 싶다고 말을 바꾼다. 그 경우 부모로서는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만 해주기 어렵다. 


그때는 계속 이야기를 한다. 

주말에 몰아서 하면 양이 너무 많아서 네가 못할거다. 

지난번에도 그랬다.

그러니 더 좋은 대안을 생각해보자.

이렇게 계속 설득을 한다.


그러다보니 단점도 명확하다. 너무 훈육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부모는 설득을 포기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버릇이 없어진다.


이러한 명확한 단점이 발생하기에 그냥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하는 부모들도 있고, 설득을 포기하고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강압적인 방식도 맞지 않고, 설득을 포기하고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방식은 아이들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부모와의 대화단절(강압적인 방식의 폐해), 선생이나 어른들을 우습게 아는 행태(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방식의 폐해) 등은 이러한 폐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부모의 품격을 갖춘다는 것이 정말 힘든 사회

나도 아이들을 설득하다 설득이 안되면 화를 내는 성향이 있다.

고치려 노력하지만 그 순간이 오면 못참는 경우가 많다.

주위에 차분히 끝까지 설득하는 부모를 보면 존경하는 이유다.


이제 곧 기러기 생활이 끝나는데,

다시 아이들에 대한 훈육의 시간이 오면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부분이기도 한다.


제대로 키우고 싶은 것은 다 똑같은 부모마음인데, 

제일 중요한 건 내 자신에 대한 마인드컨트롤이 아닐까 싶다.


요즘 세상에 부모가 부모의 품격을 갖춘 다는 건 너무 어렵고 힘든 길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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