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유전순이 아니잖아요

내 키는 180CM, 아내의 키는 165CM. 그러나 우리 아들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키가 작은 편에 속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걱정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우리 아이들 왜 이렇게 작지? 키는 유전 아니었어?"

우리 부부는 자주 그런 주제로 대화를 하곤했다. 그럴때면 아내는 내게 말했다.

"나도 늦게 컸어 걱정하지마. 중학교가면 클거야"

그러나 그런 믿음은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산산히 깨졌다.


어느날 큰 아이가 친구를 데려왔다. 그러나 머리 하나가 더 큰 아이의 친구는 누가봐도 형같았다.

아이의 키가 본격적으로 걱정되기 시작한건 그 무렵부터였다.

아내에게 키성장클리닉을 가보는게 어떻냐고 제안을 했던 것도 그때였다.

더욱이 주위에서 키크는 주사로 아이의 키 성장에 성공한 분의 제안도 나의 결심을 굳히는데 한 몫했다.


다음날 키성장클리닉에 간 아내는 급히 내게 전화를 했다.

"의사선생님이 아이가 막 2차 성징이 시작했다고 지금 아니면 더 이상 주사의 효과가 없대. 어떻게 할까"

그 말을 듣고 어떤 부모가 하지말자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난 아내에게 주사를 맞추자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아이의 성장 주사.


최소 1년은 주사를 맞춰야 하기에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해 난 매일 밤 간호사가 되어 아이의 팔에 주사 바늘을 꽂고 있다. 그리고 바늘을 꽂을 때마다 마음 속 한 구석에서 외쳐 들리는 소리.


"키는 유전순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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