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년 과장입니다

우리가족 에세이 1편

아직 멤버십 등록이 완료된 건 아니지만, 요즘 나는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할지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웹소설을 쓰는 사람답게 소설을 쓸까.

에세이 책을 내본 사람답게 에세이를 쓸까.

재테크 블로그를 쓰는 사람답게 재테크 글을 쓸까.

아니면, 20년 회사생활에 남은건 울분과 분노밖에 없는 사람 답게 회사이야기를 쓸까.


그러다 결국 우리가족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써보기로 했다.


그 1편은 내 이야기로 시작.



나는 만년 과장입니다.


만년과장이라는 말을 내가 처음 접한 건 국민학교때 TV에서 본 드라마 'TV손자병법'에서였다.

제목 없음.jpg <출처: KBS>


거기에서 오현경 배우님이 연기한 만년과장 이장수의 이야기는 그저 당시 나에게는 웃음코드 중 하나에 불과했다.

[나름 국민학교에서 반1등을 놓친 적 없던 내게 나의 미래가 저렇게 될 거라는 건 당시에는 정말 감히 상상도 못해본 것이었다]


먼저, 요즘 사람들은 모를 수 있어 만년과장이라는 뜻을 말하자면 승진이 어려워 그냥 그 직책에 수십년을 계속 머물러 있는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


그런 말을 들으면 보통 '무능력' 또는 '부적응'이라는 단어를 먼저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 나는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내가 속한 조직은 회사에서도 특수한 조직이고, 그러한 특수한 성향으로 인해 나는 기회조차 한번 못받고 만년과장보다 더한 만년 팀원, 만년 부장으로 조직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조직에서 조직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며 정말 뼈저리게 느끼는 건, 전문직으로 이루어진 팀에서 관련 자격증이 없다는 건, 그냥 승진의 기회조차 없는 만년과장의 지름길이며, 잘못한 것 없이 회사로부터 평생 징계받은 직원의 모습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래도 어둠 속에서 빛을 찾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는 성격 탓일까.

나름 좋은 점도 있다.

굳이 말하자면 좋게 생각하면 좋은 점도 있다는 것이다.


회사 승진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보니, 회사에서도 아부나 윗사람 눈치를 덜 보게 되었다.

거기에 연차까지 더해지다보니 지금은 임원들이 심심하면 치는 번개에서도 자유로워졌고, 저녁 회식도 최소한의 것만 가게 되었다. 또한 일명 보여주기식 야근도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 되었다.


결국, 이를 통해서 나는 가족이나 내 개인적인 일에 더 집중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래서 육아휴직을 내고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떠날 수도 있었고, 재테크, 소설쓰기 등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재산증식에도 나름 성공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나는 내 제2의 인생을 위한 커리어 쌓기와 가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 웹소설을 네이버에서 준비하고 있고, 1년 동안 쓴 단편 소설도 출판사 찾기에 여념이 없다.

작가 행담소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 교육에도 좀 더 신경을 쓸 계획이다. 첫째 아이 국제중학교 보내기가 성공했기에 다음은 좋은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할 것들을 찾아볼 계획이다.


인생은 뭔가를 잃으면 뭔가를 얻는게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의 직책과 자존감은 잃었을지 몰라도 대신 난 가족애와 작가로서의 꿈, 노후준비 등을 얻고 있기에 그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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