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가 달라졌어요!

'아버지의 독선에 무너지 가족애' 1년 후 이야기

by 더다름 코치

1년 사이, 우리 아버지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작년 설, 반려견을 집에 들이는 것조차 용납하기 어려워하시던 아버지가 올해는 강아지 홍시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손녀들에게도 환한 미소를 보내셨다. 가족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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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 전 설이었다.
아이들과 홍시를 데리고 친정에 갔지만, 아버지는 강아지가 들어오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셨다. 차가운 아버지의 태도에 결국 두 시간도 채 못 버티고 세배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홍시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어른이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소통에 관한 책을 쓰던 중 그때의 상황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70년 넘게 살아오신 아버지의 기억 속엔 반려견이라는 존재가 낯설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손녀들이 강아지에게만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며 서운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섭고 권위적이던 아버지.
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엄마와 다투는 모습을 보며 늘 무섭고 불안했다. 정비공장을 운영하며 직원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버지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도 많았다. 분명 상대를 위한 마음은 있는데,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셨다. 때로는 그것이 오해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설에 강아지를 데려갔을 때, 아버지에게 나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쓰고도 한동안 출간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아버지 이야기가 담긴 책을 택배로 보낼 때도 고민이 많았다. 편지와 함께 책을 보낸 뒤, 며칠간 아버지의 답을 기다리며 마음이 불안했다. 그러나 나는 솔직한 마음을 전했기에 어떤 반응이 오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에게서 답이 왔다.
카톡으로 받은 아버지의 긴 편지는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책을 읽고, 그동안 효인성 지도사 교육을 받으며 강의를 준비하고 현장에서 교육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셨다고 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와 미안함을 담아 내게 편지를 보내셨다. 아버지는 앞으로 달라질 자신의 모습을 약속하셨다.

그 뒤로 아버지는 진짜로 변하셨다.

정비공장에서 은퇴 후 정원관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시고, 공동체 회장이 되어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장하고 계신다. 무엇보다 가족을 향한 노력도 달라졌다.

손녀들에게 직접 전화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시고, "이번엔 꼭 강아지를 데리고 오라"는 말씀까지 하셨다.

이번 설, 아버지는 가족과 도란도란 고기를 구워 먹으며 엄마에게 “행복한 가정을 위해 애써줘서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맞절까지 하셨다.


그 모습에 놀랍고도 뭉클했다. 내가 어릴 적 이런 아버지를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노력하며 변하는 모습에 감사했다.



70세를 넘긴 나이에, 아버지는 손녀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
노력하면 변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이번 설은 그 어떤 명절보다 따뜻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다.



진정한 소통은 서로가 노력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아버지 덕분에 깨달았다.

변화를 향해 한 발씩 나아가는 아버지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나는 오늘도 아버지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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