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차장에서 부장으로 진급하는 해였습니다.
부장 승진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지난 한 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했습니다.
평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부장이 되진 못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기분이 처지거나 낙담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오늘도 주어진 일을 해나갈 뿐이었습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즈음, 메신저가 왔습니다.
“시간 되면 밖에서 같이 점심 먹자~”
부서장님의 메시지였습니다.
잠시 후, 또 다른 초대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AA님, BB님이 입장하였습니다.’
AA님과 BB님은 제가 신입사원이었을 때 함께 일했던 선배님들 이십니다.
지금은 다른 부서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계시지만, 여전히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 쉬고 있는 분들이죠.
“오늘 저녁 시간 되나요?”
뜻밖의 초대에 놀라 물었습니다.
"아 저 오늘 선약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녁 약속이요?"
그렇게 묻고 나니, 답장이 돌아왔습니다.
"너 위로해 주려고."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어디서 제 소식을 들으셨는지 소문이 참 빠르기도 하지요.
그런데 저는 그리 착한 선배도, 다정한 후배도 아닙니다.
회사에서 꽤나 시니컬 합니다.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 걸 좋아하고, 불분명한 일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성격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배님들의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부서장님과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에 허리 통증으로 퇴사를 결심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오랜만의 사무실 방문이었습니다.
평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함께 웃으며 일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마지막 인사’라는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회사입니다.
하루 8시간, 혹은 그 이상을 보내는 공간.
어쩌면 가족보다 더 오래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래야만 합니다.
그것이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니까요.
먼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상심과 낙심이 크시겠지만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든 평화의 사람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저 역시 다른 사람을 위로하며 평화를 전하는 삶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