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동산을 채우는 식음료 매장 큐레이션의 시대
식문화 트렌드, 관련 마케팅에 대해 작성하기로 한 이번 YOMA 5호에서 다루고 싶은 제 주제는 부동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F&B업계 시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중 최근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셀렉트 다이닝’ 샵들에 대한 개념과 사례들에 대해 저도 스터디하며 소개하고자 콘텐츠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매체들의 기사와 콘텐츠로 소개된 내용과 제가 직접 다녀온 후기 등을 종합하여 제공하는 글입니다.
평소 이 주제에 관심은 있었으나 부동산 용어에 대해 친숙하지 않았던 분들, 그리고 실생활에서 경험은 하고 있었지만 어떤 맥락으로 현재 서울의 오피스 빌딩에 셀렉트 다이닝 샵들이 어떻게 꾸며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함께 알아가고자 업계 시장과 가장 주목받는 기업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본격적으로 셀렉트 다이닝을 설명하기 전,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하남 스타필드의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나마 가장 요즘에 생긴 이런 대형 쇼핑몰에 가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홍대 맛집들을 모아놓은 푸드코트나 주요 인기 있는 식음료 브랜드들이 대형 건물에 입점한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주요 핫플레이스나 지역에 가면 평소 줄 서서 먹는 빵집과 음식점들 로컬 브랜드 매장의 사장님(테넌트)과 계약을 해서 핫플레이스에 가지 않아도 ‘이 곳'에 오면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전략으로 F&B 리테일로 꾸민 사례인데요. 롯데월드몰 3층에 가면 ‘홍대돈부리, 아비꼬’ 등으로 채운 홍그라운드 계획이 바로 이러한 전략으로 컨셉을 잡고 개발한 사례죠. 일반 소비자들은 한 건물 내에서 쇼핑하고, 맛있는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어서 평소 주말에 가면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와 다르게 사실 제 개인적인 입장에선 홍그라운드 라는 명칭부터 입점한 업체들이 크게 트렌디하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처럼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기 있는 카페 브랜드나 식음료 매장들을 한데 모아 식음료 매장을 큐레이션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은 우리가 자주 또는 가끔 식음료를 소비하는 주요 오피스 빌딩과 백화점들 내 푸드코트만 가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식사와 카페, 펍 등 주요 인기 있는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본점 만큼 많이 기다리지 않고도 한자리에서 매력 있는 브랜드 식음료를 두루 즐길 수 있게 하는 ‘셀렉트 다이닝’이 요즘 F&B개발의 트렌드입니다. 매력 있는 테넌트들을 모아 내는 것도 이제는 이 시장에서 가치 있는 실력이 되었습니다. 테넌트들로 상권의 부동산 자산의 매력을 높이고, 입점한 테넌트들은 유동인구가 보장된 곳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서로 부동산을 활용한 비즈니스의 게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셀렉트 다이닝샵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사전 배경으로 알고 있으면 좋을 부동산 시장 용어를 조금 소개할게요. 대부분의 셀렉트 다이닝샵들이 꾸며지고 있는 빌딩은 서울 중심 상업지구에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장인들이(a.k.a 소비자) 가장 많이 있는 지역이고, 그만큼 오피스 빌딩이 많은 지역이라 F&B 시장에서도 항상 임대료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곳들입니다. 현재 서울 비즈니스 구역 3곳에서만 30,000 m2 (약 9,075평) 이상의 대형 오피스 빌딩의 70%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서울 3대 도심 BD(Business District)을 부르는 용어는 흔히 아래 지도와 같이 가리키는데요. 조금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파이낸스센터(SFC, GFC, IFC)와 몰들이 있는 곳들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1) CBD (Central Business District) : 광화문을 시작으로 시청, 서울역 주변
2) GBD (Gang Nam Business District) : 강남, 역삼, 테헤란로
3) YBD (Yeoido Business District) : 여의도 금융권
그렇다면 ‘셀렉트 다이닝’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제가 서문에서 계속 언급은 했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나름 인기 있는, 핫하다고 말할 수 있는 홍대, 가로수길, 이태원 등에 있는 맛집과 카페 브랜드들을 개발 목적에 맞게 큐레이션 하여 빌딩(건물) 안에 푸드코트 형태로 모아놓는 형태를 ‘셀렉트 다이닝(SelectDining)’이라고 외식 업계에선 부르며 현재 이런 트렌드가 많이 반영이 되고 있습니다. 조금 전문적으로 정리하자면 상권의 특징, 주변 이용고객 등 특성에 따라 식음료 전문점을 모아 입점, 관리하는 프리미엄 푸드코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빌딩에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해서 현재 부동산 업계에서는 유명한 브랜드 테넌트들을 입점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네요. 물론 이런 식음료 매장을 통해 1차적으로 건물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오피스 인지도를 올리고, 공실률도 줄이면 그것이 결국 부동산 소유자의 자산 가치 상승이니까 이제는 건물주는 아니어도 건물주의 전체 공간을 위탁하여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한 흐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셀렉트 다이닝샵들은 서울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이제는 광역시 내 주요 빌딩들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셀렉트 다이닝’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은 2014년에 창업한 ‘오티디코퍼레이션’입니다. 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실력 있는 팀답게 서울 내 셀렉트 다이닝샵 개발을 활발하게 하는 팀입니다. 홈페이지 소개자료를 보니 2018년엔 외형매출 1300억원, 직원수 350명을 목표로 스타트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회사의 비전은 Lifestyle Evolution Platform을 비전으로 F&B, 여가, 문화가 중심이 되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위에서 언급한 셀렉트 다이닝 개념을 만들어낸 공간플랫폼 기업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팀에서 개발한 사례는 웬만하면 한 번쯤은 이용해봤거나 들어봤을 법한 ‘오버더디쉬(이하 OTD 또는 오티디)’ 사례입니다. 디스트릭트 Y(여의도), M(명동), C(시청)을 개발해왔는데요. 오티디 같은 경우엔 2015년 8월 시청점을 오픈하며 지난해 17년 8월 여의도 SK증권빌딩에 오픈한 디스트릭트 Y부터 12월엔 을지로 위워크가 입점한 대신증권 지하 1,2층에 오픈한 디스트릭트 M까지 주요 비즈니스 구역 내 빌딩을 활용하여 개발하고 있습니다. 디스트릭트 Y, M은 대형 오피스 빌딩의 지하 1,2층의 공간을 셀렉트 다이닝으로 큐레이션 하여 전체 빌딩의 가치도 올리고, 주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F&B 매장을 제공한 사례입니다.
그 외에도 광화문 D타워, 최근엔 마켓컬리와 손을 잡고 만든 한국판 첼시마켓이라는 ‘성수연방’ 등을 만든 오버더디쉬 (OTD)는 이처럼 F&B 큐레이션을 활용하여 부동산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7월 오픈 예정이라고 했지만 아직 정식 오픈은 안 한 것 같은 성수연방은 마켓컬리와 OTD가 수십 년간 화학공장으로 쓰이던 성수동 두 동짜리 건물을 식품 제조와 포장, 소비와 배송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복합 식음료 문화공간’으로 바꾸기는 개발 사업입니다. 1층에는 디저트 전문점들이 모이고, 2층에는 식품공장이 들어서서 마켓컬리가 이곳에서 만드는 제품을 전국에 샛별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입니다. 두 업체는 입점하는 소상공인이 ‘성수연방+자기 브랜드’ 이름을 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두 스타트업이 만드는 공간이 어떤 매력일지는 오픈되고 나봐야알 것 같습니다.
오티디코퍼레이션의 손창현 대표는 한 언론 보도를 통해 “피곤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은 소비 활동에서도 피로감을 느끼길 원치 않는다”며 “발품 팔아 찾아다닐 필요 없이 누군가가 검증한 맛집을 한 공간에서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셀렉트 다이닝이 인기를 끈다”고 말했으나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디스트릭트 Y와 M만 놓고 보자면 평일 낮 주변 직장인들의 식사 장소와 회식 장소로 이용되겠지만, 디스트릭트 M의 경우 저녁 시간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정말 소수의 야근러 밖에 없었습니다. 디스트릭트 Y도 일요일 저녁 시간에 맞춰서 가보았지만 김포에 본점을 둔 밀크티 유명 ‘카페, 진성성’ 뿐만 아니라 지하 1,2층으로 구성된 음식점엔 휑할 정도로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일반 소비자가 이곳에 찾아오는 수고를 들여서 이용한다고 보기엔 약해 보였습니다. 을지로나 여의도는 전형적인 비즈니스 디스트릭트라 주말에 이곳에 찾는 사람은 적은 편이고, 퇴근하면 비게 되는 업무지구라 퇴근 후 집으로 가는 저녁 시간과 휴식을 취하는 주말에 일반 고객과 직장인을 잡기에 다소 약한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양상을 보이니 제가 걱정이 되는 것은 실제로 이곳에 입점한 업체들이 매출과 임대료 부분으로 힘들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방문 후기와 별개로 셀렉트 다이닝이란 개념으로 매력적인 테넌트 관리를 하는 오티디코퍼레이션의 비즈니스 방식은 분명 업계에 많은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줍니다. 오티디는 오버더디쉬 외에도 파워플랜트 등 다양한 브랜드로 도시에 맞는 F&B 큐레이션을 작업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멋진 F&B 복합문화푸드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멋진 팀입니다. 오티디 홈페이지 꿈꾸는 청년 외식 창업자들을 위한 일을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얼마나 괜찮은 입점 제안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비활성화된 오피스 부동산 자산의 가치를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를 위한 멋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이번 콘텐츠의 이해를 도울 자료를 찾다가 읽게 된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맛집 찾아 헤매지 마세요, '셀렉트 다이닝'으로 가세요” 기사 내용 중 일부를 아래 내용과 같이 첨부했습니다. 비영리 목적으로 작성한 콘텐츠이나 문제가 될 시 삭제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원하실 경우 기사 원문을 참고해주세요.
광화문 일대
① 건물명 디타워 l 편집숍명 파워플랜트 l 특징 수제맥주와 이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드는 이태원의 맛집 다섯 곳을 모은 편집숍 l 주요 입점 매장 길버트버거, 매니멀, 랍스터쉑, 코레아노스, 부자피자 ② 건물명 부영 태평빌딩 l 편집숍명 식객촌 l 특징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을 테마로 한 맛집 편집숍 l 주요 입점 매장 무명식당, 한옥집, 강남교자, 혼신마켓, 갓포하루, 볼트버거하우스, 오델리 등
서울역·신용산역 일대
③ 건물명 대우재단빌딩 l 편집숍명 서울로테라스 l 특징 가로수길과 이태원 등지에서 인기를 끈 글로벌 음식점 l 주요 입점 매장 에머이, 삼백집, 한육감, 고쓰부, 인디테이블, 케르반, 빌라드스파이시, 후쿠오카모츠나베, 콘타이 등 ④ 건물명 아모레퍼시픽 l 편집숍명 아모레스퀘어 l 특징 가로수길·이태원·서래마을 등지의 핫 플레이스 음식점과 카페를 모은 곳 l 주요 입점 매장 도렐, 에이랏, 카페알토 바이 밀도, 더부스, 버거그루72, 빠르크, 오설록 1979 등
여의도 일대
⑤ 건물명 SK증권빌딩 l 편집숍명 디스트릭트 와이 l 특징 셀렉트 다이닝에서 한층 진화한 큐레이티드 아케이드 l 주요 입점 매장 주유별장, 갓포레이, 모던눌랑, 램브란트, 삼육공, 곤트란 쉐리에, 카페 진정성 등 ⑥ 건물명 IFC몰 l 편집숍명 푸드스트리트 l 특징 CGV, CJ푸드월드가 들어선 복합 외식 문화 공간 l 주요 입점 매장 제일제면소, 온더보더, 판다익스프레스, 사리원, 락앤웍, 어니스트키친, 멘뮤샤 등
강남 일대
⑦ 건물명 효성해링턴타워 더 퍼스트 l 편집숍명 킵유어포크 l 특징 전국 각지의 유명 맛집을 모은 프리미엄 셀렉트 다이닝 l 주요 입점 매장 더설, 오장동 흥남집, 아비꼬, 산쪼메, 쉐어티, 로네펠트 티하우스 등 ⑧ 건물명 포스코센터 l 편집숍명 더블러드 440 l 특징 영풍문고와 다양한 브랜드로 구성된 셀렉트 다이닝 공간 l 주요 입점 매장 게방식당, 스윗밸런스, 브라운돈까스, 직화한상, 스시마이우, 샤이바나, 포삼팔 등
기타 지역
⑨ 건물명 스타필드 하남 l 편집숍명 마켓로거스 l 특징 전국의 숨겨진 맛집을 모은 푸드코트 l 주요 입점 매장 한국집, 내고향빈대떡, 하남주꾸미, 동동국수집 등 ⑩ 건물명 롯데몰 김포공항점 l 편집숍명 헤븐온탑 l 특징 프리미엄 디저트 편집숍 l 주요 입점 매장 글래버러스 펭귄, 로즈 베이커리, 빈디, 벨로크, 옹느 세자매 등
셀렉트 다이닝의 개발 사례와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론 아무리 빌딩 내 또는 최근 핫한 매거진B를 만드는 JOH가 지은 사운즈한남 같은 부동산 건물에 핫한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도 실제 스트리트 내 위치한 로컬브랜드가 주는 영향력과 실제 소비 경험은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취합한 내용을 정리하며 작성한 콘텐츠라 전문성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피드백과 다양한 의견은 콘텐츠를 통해 스터디하는 저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니 의견 주실 분들은 댓글을 통해 언제든 남겨주세요.
*본 콘텐츠는 마케팅 스터디 매거진 <YOMA> Vol.5의 콘텐츠 입니다. 더 다양한 콘텐츠는 브런치 매거진<YOMA>에서 확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