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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완 Sep 28. 2018

후암동에서 만나는 공유주방&공유서재

'후암주방과 후암서재'를 운영하는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 이야기


한 주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가장 좋은 불금,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저녁을 보내는 동네는 어디일까? 홍대? 강남? 종로?... 데이터에 익숙한 요즘 트렌드에 맞게 '2015~2017 카카오택시 누적 이용객 1371만명'의 이용현황을 정리한 빅데이터 리포트 중 일부 팩트를 한 스푼을 얹어 설명하자면 금요일 저녁 서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서울의 동네는 바로 '이태원'이었다. 택시를 콜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서있는 '이태원역 6번 출구앞'은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혔다. 사실 이태원은 금요일 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 찾고 싶은 동네로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나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 등으로 많이들 찾고 있는 곳이다.


이태원 바로 옆에 있는 '해방촌'은 프랜차이즈 매장과 옷가게가 자리 잡은 이태원 메인스트릿에 비해서 작고 매력적인 상점들이 많아 어느 순간부터 마치 '이태원 약속=해방촌 맛집 약속'과 같은 새로운 약속 공식이 생길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을버스나 택시를 타지 않으면 올라가기 힘든 언덕이 있어서 프랜차이즈 같은 업체들이 즐비하지 않은 풍경, 이태원의 보광동과 같이 로컬 피플들과 작가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동네이다. 이태원이 외국인이 거주하는 동네라 다양한 세계 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식당이 많았다면 해방촌은 작지만 개인의 실력(요리, 기획, 홍보 등)으로 운영하는 이색적인 식당과 방부제가 첨부되지 않은 유기농 빵집, 전시나 운영자의 콘텐츠가 가득한 카페, 독립작가들의 책을 만날 수 있는 독립서점 같은 공간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 도시여행자들이 좋아하는 이태원&해방촌이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조금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쯤은 들어봤을 '후암동'도 콘텐츠를 가진 로컬브랜더들로 채워지고 있다. 해방촌 오거리에서 조금만 걸어서 숙대입구역, 서울역 방향으로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예쁜 동네 '후암동'은 얼핏 보면 해방촌과 비슷하지만 이태원과는 조금 더 떨어져 있으면서 언덕과 내리막길 사이사이, 골목골목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로 가게 및 작업실을 가꾸는 청년 창업자들이 모여들면서 젊은 층에서 조금씩 찾고 있는 동네이다.


사족이 조금 길었지만, 오늘은 '둥글고 두터운 바위'라는 뜻을 가진 후암동에서 살고 있는 지역 사람들과 함께 동네를 기록하며,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기획 방향으로 만든 마을형 공유공간 '후암주방, 후암서재'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후암동을 사랑받게 하는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가사무소'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조금 덧붙이자면) 필자가 좋아하는 서울 동네 TOP3 중 하나인 '후암동'에는 낮엔 해방촌 내의 유명 독립책방에서 일하며, 언덕이 심해 출근하기 힘들어 스쿠터를 처음 구매한 낭만적인 독립출판 작가 친구가 살고 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남산이 잘 보이는 후암동에 자리 잡은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는 후암동 동네만큼이나 조금은 특별한 팀이다. 주변에서 흔히 만나왔던 건축사사무소와는 느낌이 달랐는데, 그 이유는 여기에 모인 건축가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일반적인 건축가의 일과는 조금 다른 프로젝트들을 하고 있었다. 설계 도면을 그리는 일도 바쁠 텐데도 후암동 동네의 소중한 매력과 이곳에 있는 이야기들을 아카이빙하며 콘텐츠로 만들고, 팀의 전문성을 살려서 '공유주방 & 공유서재'라는 다소 흔하지 않은 마을형 공유공간을 만들어서 현세대에 맞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를 도시에 대한 공감과 공간으로 이끌어가는 팀이다. 이들은 도시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매니아 측면을 넘어 한 동네를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는 동네로 만들어가며, 그 안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과 함께 동네를 지키는 멋진 건축가 집단이다. 그렇다면 도시공감협동조합 팀이 '후암동'을 위한 프로젝트들로 무엇이 있을까?



필자가 잘 알지 못하는 프로젝트도 있겠지만 우선 도시공감협동조합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내용과 실제로 이용해본 공간의 사례를 돌아봤을 때, 도시공감협동조합팀의 대표 프로젝트 총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오래된 후암동의 집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아카이빙 프로젝트 '후암가록'. 두 번째, 마을 주민 또는 외부인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유주방 프로젝트 '후암주방'. 세 번째, 독립서점과 비슷한 규모와 스타일이지만 모두의 서재로 활용하며 개인 독서시간 및 다양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후암서재' 가 이 팀의 주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 출처 : 도시공감협동조합 홈페이지


건축가와 마을 주민이 함께 기록하는 아카이빙 프로젝트


후암가록 외에도 후암동 마을 사람들과 에디터들의 글로 만드는 후암동 동네 잡지인 '후암탐구생활'도 있는데, 이렇게 한 마을에서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기록을 하는 모습만 봐도 이 팀이 지향하는 건축가의 마인드를 잘 알 수 있다. 짧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알쓸신잡으로 유명해진 유현준 교수가 말한 '걷고 싶은 거리', '살고 싶은 도시' 등 일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던 도시에 대한 인사이트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처럼 결국 도시와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인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도시와 집은 '돈'으로 바라보면서 도시의 개발이나 공간의 용도들이 획일화되어 도시가 발할 수 있는 색을 잊는 것 같다. 이런 현대인에게 도시공감팀은 후암동을 통해 이곳에서 계속해서 메시지를 전한다. '동네, 사람, 사는 이야기'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도시를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오래된 집들은 지금과 같은 획일화된 모습의 집이 아닌 재밌는 구성으로 만들어진 주택이 아직 남아있다. 점점 없어지고 있어서 누군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질 건축물의 형태를 이 팀에선 후암동 주변에 집들을 기록하며 후암동의 오래된 집들의 건축설계 이야기와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활동 스토리로 통해 '집'이라는 생활터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기록해서 전하고 있다. 다른 아카이빙 프로젝트로는 실제 후암동에서 벌어지는 재밌는 이야기,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을 편집하여 '후암탐구생활' 매거진을 발간해서 후암동을 찾는 사람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이들이 후암동에 자리 잡은 미션을 완수해나가고 있다.






후암주방 : 특별한 날, 일일 셰프가 되어 팝업레스토랑 운영을!

3평 남짓한 작은 주방을 공유하며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


이 공유주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맨 처음 들었던 생각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지내고 있는 '1인 가구' 형태의 집에서 하지 못하는 요리를 해볼 수 있겠다?'란 생각을 가졌었다. 실제로 공간을 기획한 설계팀이 후암주방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좁은 고시원이나 원룸에 살며 티비에 나오는 멋진 쿡방을 따라 하기엔 작은 주방이 내내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3평 남짓한 공간을 공유주방으로 꾸몄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도시공감팀이 바라본 '문제'와 '해결'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획은 2형식이다>라는 기획참고 도서의 저자가 말하는 대로 명확한 공간의 기획 방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설계팀에선 아마 이 공간을 조성할 때, 이곳을 사용할 주사용자에 대해 깊게 고민을 했을 것이다. 실제로 후암주방에 가면 1인이 마음껏 요리를 할 수 있는 기본 이용 도구와 필요한 가구들이 콤팩트 하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작은 주방에서 경험한 전문가 못지않은 흉내"


한 때, '냉장고를 부탁해' 같은 TV 예능프로그램 속에서 요리를 하는 셰프들을 보면서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친구들과 나눠먹는 소규모 파티에 대해 상상을 하곤 했는데, 이 공간은 후암동이라는 동네만이 줄 수 있는 멋과 함께 일일 셰프로 실험,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후암주방에서 가장 기억이 남았고, 이용자라면 눈여겨볼만한 요소는 작은 아일랜드형 키친의 모습이다. 키친의 반대편에서 서서 사진을 찍으면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한 이미지에 담긴다. 예쁜 조명 뿐만 아니라 창문에 살짝 걸쳐있는 앞치마, 조미료 및 각종 오일, 소스통들은 요리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동시에 실력과 상관없는 요리 도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준다.





이 글을 쓰는 나도 평소 꼭 해보고 싶었던 이탈리아 음식들의 레시피는 항상 에버노트에 저장하면서 요리를 종종하곤 했었는데, 막상 도구가 있는 곳에서 제대로 해보려고 하니 막상 떨렸다. 실제로 처음 시도했던 요리는 우우유와 생크림이 안 들어간 까르보나라 파스타였는데 베이컨과 마늘을 잘못 구워서 음식이 타기도 했었다. 이처럼 정말 실패해도 괜찮은 요리를 마음껏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실제로 후암주방은 1회 이용하고 다시 이용하고 싶었으나 이제는 인기가 너무 많은 공간이 되어버려 한 달 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되었다. 후암주방 인스타에서는 이용했던 사람들의 후기가 간혹 공유가 되곤 하는데 요리 수업을 듣는 학생의 테스트키친부터 이성 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이곳만의 팬덤이 형성되어 가고 있었다.


"공간에서 경험하는 지역에 대한 메시지,

그리고 전문 요리 도구들, 남는 재료도 공유하는 공유주방"


후암주방 곳곳에는 '후암주방'은 어떤 곳이며 가능하다면 재료는 후암시장을 이용하라고 권하는 메시지가 적혀있을 만큼 로컬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군데군데 숨겨져 있었다. 이용자에게 신선한 재료 사용에 시장을 이용을 권하는 메시지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생각하는 메시지였다. 사실 장보고 찾아오지 않아도 웬만한 채소나 재료는 시장에서 살 수 있으니 말이다(단, 서양 음식 재료는 불가하다 ㅜ.ㅜ 리코타 치즈 사러 서울역까지 간 기억이 남아있다.)


공간은 아담하지만 접이식 테이블부터 파스타면 냄비, 프라이팬, 미니 전기오븐 등. 갖출 건 다 갖추어서 별도의 식기도구를 가져오지 않아도 충분해서 정말 몸과 요리실력만 갖추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만의 문화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공간을 이용하고 간 분들이 사용한 식재료는 다음 사람을 위해 냉장고에 두고 가서 재료를 셰어 하는 모습이다. 단순히 요리를 하기 위한 공유주방을 넘어 공간을 통해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을 경험해보니 작은 이 공간이 너무 신기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일일 셰프'로 활동해보며 즐거운 추억거리를 쌓으며 후암주방에서 스토리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글을 쓰며 이전 이용 경험에 대해 정리하는 나도 팬이 되어버렸다. 나중에 내 집을 셀프인테리어 할 기회가 생긴다면 후암주방의 3평 남짓 공간이 계속 기억날 것 같다.





최근엔 후암주방을 1년 6개월여 동안 운영해오며 받은 인사이트들을 페이스북으로 알리며 지역과 공유공간에 대한 더 나은 방향에 대해 한 발짝 더 나가기 위한 도약을 다짐하는 소식을 공유했다. 그동안 후암주방을 이용해간 사람들을 분석하여 어느 시기에 주로 이용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글로 소개하는 것보다 본 글이 온라인 콘텐츠인 만큼 원문 소스를 연결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후암주방을 이용한 760여팀, 1500여명의 리포트를 참고하길 바란다. [2018년 후암주방 레포트]




공간정보 "후암주방"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후암로35길 39

- 운영시간 : 오전 10시~오후 3시, 오후 5시~오후 10시(최소 이용 3시간, 예약필수)

- 교통시설 : 숙대입구역, 서울역에서 도보 및 마을버스

- 공간크기 : 3평 정도의 크기, 요리할 수 있는 구역과 2인 테이블 2개(4인)

- 주변특징 : 후암시장이 바로 있어서 신선한 재료를 구해다 요리를 할 수 있음.

- 홈페이지(사이트, 블로그, SNS 등)

1) 인스타그램

2) 홈페이지






후암서재 :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 아니라 책을 즐기는 서재

나만의 서재를 꿈꾸는 독서쟁이를 위한 특별한 장소

    

후암주방을 이용하고 이미 팬이 되어버렸던 나는 도시공감협동조합이 만든다는 2번째 공간 '후암서재'의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 기대를 가득하고 있었다. 이미 주방을 통해 이 팀이 고객과 지역을 생각하는 마음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였을까? 2번째 공간이 서재로 꾸며진다고 했을 때, 한창 일본의 '츠타야' 서점을 기획한 마쓰다 무네아키 대표가 쓴 책들이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로 주목을 받을 때다. 설계팀도 아마 비슷한 생각과 한국의 라이프스타일도 운영팀에 큐레이션 하는 도서 콘텐츠의 소비문화와 책을 좋아하는 같은 취향군의 고객들에서 공간기획의 힌트를 갖고 후암서재를 만든 것은 아닐까 혼자만의 상상을 해봤다.


공간이 오픈되고 SNS소식으로 접해지는 공간 소개를 보면서 꼭 가봐야지 하고 방문을 해본 후암서재는 1인 가구의 키친에 대한 니즈를 채워주었던 후암주방과 마찬가지로 책과 커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서재에 대한 향수와 로망을 갖고 사람들을 위해 잘 꾸며져 있었다. 주방과는 사용용도가 다른 만큼 서재의 용도에 맞게 나무를 사용한 내부 책장과 금속 재질의 거치대, 조명 등이 색감이나 공간의 크기와 잘 조합되어 있었다. 동네에서 흔히 만나는 공공도서관이 아니기에 책은 과하게 많이 소장하지 않아도 되었고, 도시공감팀이 생각하는 책들로 잘 큐레이션 된 서재는 주제별로 잘 책 수십 권만 있어도 내부의 콘텐츠는 충분했다. 서재 특성상 서점과 달리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와서 읽으면 되는 곳이라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이러한 몇 가지 부분에서 공간에 대한 공감 가는 포인트를 발견하면서 서재 또한 주방과 마찬가지로 공간을 잘 이용할 수 있었다.


후암가록 프로젝트로 만든 작업물들을 인쇄 해서 공간에서 작게 전시가 되고 있었고, 후암탐구생활 첫 번째 호도 서재에 있어서 이곳에 머무는 동안 콘텐츠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후암서재에는 기능과 디자인으로 유명한 발뮤다 제품(토스트기, 포트)를 만날 수 있었고, 캔을 넣으면 생맥주로 만들어주는 피직스 제품도 구비가 되어있었다. 평소 브랜드,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고급 전자제품을 사용해보는 경험을 느낄 수 있게 구비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이 공간이 나에게 주는 공간 이용 경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다. 사용해보고 싶었던 브랜드 제품 이용과 혼자와서도 셀프로 계산을 할 수 있는 카드리더기 등이 잘 구비가 되어 있어서 평소 이용해 보고 싶었던 제품을 활용해서 커피를 내려마시면서 서재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으면서 서재를 서재 답게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공간 내 서적들은 도시공감팀이 '도시, 지역, 현세대를 위한 에세이' 등의 주제로 큐레이션 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관심 주제가 안 맞으면 크게 공감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 공유공간에 찾는 사람들은 나처럼 도시공감협동조합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거나 잘을 몰라도 이 팀에서 추구하는 로컬 생활에 대해 간접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공감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고객들과의 관심 주제를 찾는 것은 일반 고객 대상으로 찾는 것보다는 쉽다. 나 또한 관심 주제가 같다 보니 일본의 '디앤디파트먼트'를 만든 나가오카 겐메이 대표가 쓴 책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고, 평소 궁금했던 후암동에 대한 내용 등을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콘텐츠를 읽으며 인사이트를 채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대형 서점, 독립 서점에서 만나는 책이 아닌 편하고 익숙한 '동네'에서 만나는 작은 서재에서 보낸 시간은 지불한 이용금액보다 더 값진 가치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작은 서재에서 보낸 시간이 왜 좋았을까?'

 

후암주방과 후암서재에서 오로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공간 내 소프트웨어 요소들은 마음껏 편집하고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별거 아닐 수 있는 포인트일지라도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나만의 BGM으로 공간을 채워볼 수 있다는 것은 '내 공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일들인데, 이곳에서는 음악을 내 맘대로 큐레이션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후암주방에서는 키친이 메인 포인트였다면 후암서재에서는 커피를 제조하고 간단한 간식을 제조할 수 있는 작은 바테이블 이곳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서비스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충분히 무언가를 만들어서 음료를 즐기고 했던 경험이 비록 빌려서 사용하는 공유공간이었지만 정말 '나만의 서재'를 이용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서재답게 1인이 혼자 앉아 창문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쇼파가 기억에 남는다. 쇼파를 보고 있으면 '이곳은 서재야!'라고 말하는 기분이 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후암서재'는 내가 항상 꿈꾸고 있던 나만의 작업실, 서재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공간정보 "후암서재"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1길 69-1

- 운영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8시간), 오후 7시~오전 2시(7시간) *예약필수

- 교통시설 : 숙대입구역, 서울역에서 도보 및 마을버스

- 공간크기 : 3평 정도의 크기, 요리할 수 있는 구역과 2인 테이블 2개(4인)

- 공간특징 : 생맥주기계, 핸드드립 커피를 셀프로 즐길 수 있음.  

- 홈페이지(사이트, 블로그, SNS 등)

1) 인스타그램

2) 홈페이지





후암동에서 공유공간을 만든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가들이 잘 설계한 공간의 타겟과 딱 떨어졌던 고객이 바로 필자였던 것 같다. 이러한 공유주방, 공유공간의 경험을 돌어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까지는 아니어도 이 글에 공감하는 분이라면 어린 시절 '나만이 아지트, 나만의 다락방'을 꿈꾸었던 세대에서 점점 성장하며 같이 커갔던 공간에 대한 욕망을 이 공간에서 조금은 풀어볼 수 있었던 것이 만족의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공간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던 가구, 제품들이 기억에 남아 집에 돌아와서 하나씩 구매하게 만들게 한 브랜드 제품에 대한 파워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서재, 나만의 주방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용해보고 실제 필요한 가구나 공간에 대한 상상을 해보면 훗날 더 멋진 서재와 주방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풍경과 문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콘텐츠의 소재를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팀과 이들이 만든 공유공간으로 정한 이유는 멋진 건축가 집단이 만들어 가는 동네에 대한 스토리 자체가 큰 울림을 전해주었고, 필자 또한 공감하고 있는 문제들을 이들이 잘 풀고 있어서 한 번쯤 꼭 소개하고 싶었다. 공유공간을 이용해보는 횟수가 적거나 경험이 없다면 어쩌면 조금 낯설 수 있을 이야기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과 업무 공간에서 채워지지 않는 공간 경험을 이렇게 잘 기획된 공유공간에서 단 몇 시간만이라도 경험을 해보며 이상적으로 꿈꾸던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해보면 집과 일터로 돌아가 한번 더 내 공간을 꾸미고자 하는 욕심 등이 생길 것이다. 공유공간 이용을 통해 꾸미는 것에 욕심이 생기는 것 자체가 도시를 다양한 개성의 색깔로 채워가는 방식이 아닐까 한다.


"고급주택이나 멋진 집, 미술관 같은 건축은 소수를 위한 것, 다른 이면의 모습들을 챙기고 고민하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도시공감협동조합의 이준형 실장 인터뷰 영상으로 오늘의 공간노트 콘텐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산책하기 제일 좋은 날씨가 한창인 요즘, 남산이 보이는 이태원 루프탑 카페도 좋지만 후암동 거리를 산책하며 도시공감협동조합팀이 아카이빙 한 후암가록 프로젝트,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공유공간으로 놀러 가 보는 것도 좋은 도시여행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둥글고 두터운 바위'라는 뜻을 가진 서울시 후암동.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진 않았지만, 이미 많이 알려진 동네가 되어버린 만큼 이참에 제대로 소개하는 것에 동참하여 동네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태고 응원을 보내고 싶어 소개하는 재밌는 동네다.


https://youtu.be/KvpBC3kgcjo

출처 : 인스파이어 YouTube 업로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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