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앨리웨이 ‘스트롤(STROL)’에서 배운 트위스트 제안 방식
이번 공간노트에서 소개할 공간은 부동산 지리적 위치나, 판매만으론 생존하기 어렵다는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으로 생존하기 힘든 조건들(부동산 활성화 유무, 오프라인 상품, 이용층 타겟 등)을 갖추고도 오픈한 수상한 리테일숍이 있다고 해서 그곳만이 지닌 스토리가 궁금하여 지난 6.11(화) 경기도 광교에 위치한 '스트롤(STROL)' 매장에 다녀왔습니다.
평범한 상품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스트롤' 만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소개하며, 이곳을 만든 프레인 대표 여준영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국내 유명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대표가 만든 공간 기획 방식은 어떤 곳일까요. 현재 가오픈 상태인 스트롤의 모습을 오늘의 리뷰로 소개합니다. 아마 최근 다녀오신 분들은 제가 다녀온 시점과 달리 더 채워진 모습의 공간을 만나보셨겠죠?
스트롤(STROL)은 누가 만들었고, 무엇을 판매하는 매장일까?
이번에 다녀온 ‘스트롤(STROL)’은 Every Brand comes with a story 란 정체성으로 잘 알려졌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제품/서비스를 판매하는 이색 리테일숍입니다. 사실 스트롤에 방문하기 위해 살고 있는 서울에서 경기도 광교까지 찾아간 이유는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이 홍보대행사로 유명한 프레인의 여준영 대표라서 였습니다.
제가 스트롤을 방문한 이유는요.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쌓아오면서 한 시대 대표 인물로 등장했던 유명기업 경영인들이 오픈한 공간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기업의 경영가가 공간을 오픈한 사례는 스트롤이 아니어도 많지만, 소위 말해 공간의 콘텐츠를 넣고자 한 분들 중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 같은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등이 만든 공간들이 있겠는데요.(*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 참고 링크로 확인해주세요.)
여준영 대표는 지금도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며, 고객과 직접 만나기 위한 사업 기획과 재밌는 시도를 하기 위해 오픈한 리테일숍이라 그런지 굉장히 트렌디 하지만 유행이나 그런 것이 아닌 독특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의 글에서 계속 소개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면 여준영 대표가 공간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공간에서 제공하는 작은 이벤트와 서비스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이런 공간 경험을 직접 느끼기 위해 방문했었습니다. 그리고 방문하고 나서야 더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일반적으로 편집샵이라고 하면, 아니 모든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에 있어서 1순위는 매출의 극대화일 텐데, ‘될 조건보다 안될 조건이 더 많은 것 같은데?’란 제 개인적인 호기심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다녀왔습니다.
참고 1)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만든 책방 이야기
참고 2)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만든 공간 이야기
여준영 대표도 최근 SNS에 올린 인터뷰 내용에서도 ‘안될 조건’에 대해 말했는데요. 서울이 아닌 (경기) 지역인 점, 소비 성향의 폭이 넓지 않은 남자들 대상인 리테일숍인 점.. 결국 인터뷰 속 내용처럼 ‘하고 싶은 말' 하자고 결론지어 자신의 생각과 경험 자본을 표현하는 편집샵으로 오픈한 곳인 것 같네요. 팬심으로 인터뷰 글과 SNS로 알고 있는 여 대표님은 항상 고객을 이런 식 안될 조건 갖춘 사업?으로 고객을 만나왔다고 생각해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능성을 보고 섭외하는 아티스트(배우/가수 등) 매니지먼트 프레인TPC 운영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 분들의 잠재력을 더 크게 이끌어 주었던 걸로 압니다. 대표적 인물로는 류승룡, 김무열, 이준, 옥주현 등이 있고요. 돈을 벌려고 했다기 보단 작품의 메시지를 더 중시하는 영화 수입사 역할 등. 돈을 벌겠단 생각보단 좀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며 미래 매출/고객 패턴을 생각하는 경영자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그가 오픈한 공간이라고 해서 다녀왔고, 스트롤 공간을 소개하기 전에 한 인물에 대한 배경 소개를 한 것은 이 공간 브랜드의 정체성에 있어서 여준영이라는 기획자를 알면 이 독특한 스트롤을 여러분들에게 더 재밌게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작성했습니다.
스트롤(STROL)에서 받은 공간 인사이트
온라인 쇼핑이나 다른 매장에서도 살 수 있는데? 굳이 스트롤에서 여기서 사야 하네?!
스트롤이 고객에게 같은 제품을 새로운 이용 경험 제안으로 다르게 파는 스트롤만의 경험 제안
저는 스트롤이 아직 매장을 오픈하고 많은 내용이 채워진 곳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스토리와 함께 제품을 팔리게 만드는 스트롤팀만의 작지만 강한 힘들을 느끼고 왔는데요. 글을 읽는 분들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공유합니다.
1. 반고흐 립스틱 케이스
몇 년 전부터 츠타야를 탐구한 많은 기업들이 적용하는 큐레이션 형식의 판매하는 방식을 넘어 진짜 이용자의 경험으로 제안하는 곳은 스트롤 밖에 없는 듯하네요. 같은 제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판매하는 스트롤팀에서 보여준 (현재까지) 가장 재밌는 제품의 제안은 바로 립스틱 케이스였습니다.
반고흐 뮤지엄에서 판매하는 립스틱 케이스를 '해외여행 시 편리했던 경험'을 직접 소개하며 새로운 쓸모의 가치를 제안하는 스트롤의 관점은 너무 재밌었습니다. 보통 하나의 쓸모는 만든이/만든곳에서 이용 방식을 전하는데, 스트롤은 '내가 직접 사용하고 좋았던 방식' 대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었습니다.
2. 로우로우 트렁크
사실 이 제품은 저도 구매한 제품입니다. 로우로우 브랜드는 창업자 이의현 대표가 첫 백팩을 만들어 판매했을 때부터 좋아했던 브랜드였는데, 캐리어가 필요하던 참에 트렁크가 나와 바로 샀던 제품이었습니다. 제 경험으로만 봐도 저는 이 트렁크를 로우로우X무신사스토어가 함께한 제품 론칭 프로모션 때, 온라인 할인과 사은품 증정을 받고자 온라인으로 구매했었는데요.
이처럼 분명 이 제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배송을 받을 수도 있는데, ‘여기서 사야 하네?’라고 만드는 스트롤팀만의 제안 방식은 바로 래핑 서비스였습니다. 스트롤팀의 디자인물을 트렁크 구매 시 해주는 것이죠.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는 제품일지라도 스트롤에서 '지금, 바로' 사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거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커스텀이 되는 것처럼요.
스트롤팀은 이렇게 하는 이유를 트위스트 원칙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R트렁크는 매우 뛰어난 제품이지만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만날 수 있으나 구태여 그걸 스트롤에서 살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래핑을 하는 곳은 여기뿐입니다." 아래 첨부된 사진과 같이 스트롤은 특별한 구매 경험을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스트롤이 소개해줄 제품의 트위트스 제안 내용이 매우 기다려지게 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언제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은 현재 삶의 반경에서 더 큰 폭으로 확장해주는 것 같습니다.
3. ‘발뮤다 제품’ 전국 최저가
이 부분은 제가 발뮤다 제품을 구매하고자 몇 년간 다짐만 하던 중에 발견한 뉴스라 더 의미 있게 기억하는 장면입니다. 스트롤에 방문은 하고 싶었고, 발뮤다 프로모션을 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찾아보니 온라인 네이버 최저가보다도 싸게 살 수 있는 프로모션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아니 네이버보다 싸다고?'란 생각을 했고, 한편으론 리테일숍이라면 중간 유통 마진이 필요할 텐데 온라인보다 싸다는 건 업체가 마진을 얼마나 포기하면서 훌륭한 브랜드를 공간에서 판매하며, 고객들에게 추천하는가란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이 공간은 여준영 대표가 만든 곳이라는 점. 이 말은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돈 벌 생각'이 먼저가 아닌 리테일숍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뮤다 한 브랜드 제품의 사례만 보더라도 이익보단 상품을 갖춘 구색이나 의미가 더 중요한 편집샵이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스트롤이 하나의 브랜드, 하나의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동일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제품을 사야 하는 이유'를 잘 전하는 것 같아요. 발뮤다 같은 경우엔 온라인 검색 쇼핑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지금 내가 보는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극장점이기도 하니까요.
같은 제품을 다르게 판매하는 스트롤의
트위스트 방식과 더불어
술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스트롤의 제안
술에서도 STORL PRICE
술을 테이크아웃하는 STROL 방식
리테이숍이라고 불리는 이곳을 구경하다가 가장 눈에 들어온 '바(Bar)'는 스트롤이 단순 여러 제품만을 제안하고 판매하는 샵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보통 누군가는 이곳에서 커피를 팔기 위해서 카페를 둘 수 있을 법한 장소였는데, 와인과 위스키 종류를 맥락을 갖고 소개하며 판매하는 방식이 재밌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 만나는 몇 가지의 술은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부담 없는 가격으로 글라스 단위 정도로 즐길 수도 있었습니다.
스트롤이라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 방식에 대해 고객들은 새로운 소비 경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이렇게 다양한 판매 방식이 제안되고 있고, 여러 공간과 상품군이 있다 보니 더욱더 이 공간을 하나로 정의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술을 제안하는 방식은 어림잡아 짐작하기로 여준영 대표가 술을 좋아해서 종종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SNS소식도 봤었는데요. 그런 모습이 기획에 반영되어 이런 서비스가 나온 것은 아닐까 합니다. 대표의 개인적인 스타일을 이 리테일숍에다 최저가 판매 기능과 술을 즐기는 경험 전달을 위해 꾸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술 공간에서 주요 인사이트는 2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market price와 strol price를 비교하는 가격표는 저도 이곳에서 1병 사게 만드는 힘을 가진 기획력이었습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이 반영된 점도 있을 텐데요. 이곳에서 제안하는 술 종류 그리고 가격에서 strol price는 사실상 도매가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저렴했습니다. ‘마켓보다 싸다? 이것도 설마 최저가?’란 생각을 들게 하면서 이곳에서 이 술을 꼭 사게 만드는 가격표의 힘이,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스트롤에서 머물면서 공간에서 판매하는 것들을 구경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재밌는 점은 이럴 거면 쿠팡, 네이버에서 구매할 필요 없는 것 아닌가란 웃긴 생각도 들게 만드네요.
두 번째는 와인 디스펜서가 있어서 마실량만 저렴하게 테이크아웃으로 구매해서 갈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는 점이었어요. 캔 실링 할 수 있는 기계부터 가져갈 수 있는 병들이 준비되어있는데, 이것도 사실 주변에 사는 동네 분들이 이 바에 와서 조금씩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도록 여준영 대표의 기획력이 들어간 부분이었어요. 보통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술 1병을 혼자 마시기엔 부담되는데 항상 술이 남거나 이런 것을 좀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커뮤니티 바도 준비되어있었습니다.
다만, 스트롤이 앞으로의 기획과 운영에 있어서 ‘지속가능성', ‘브랜드' 적인 면모에 있어선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 공간을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고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라서 초기 부스트에 있어서 성공한 사업가인 대표가 가진 파워와 직관으로 가는 것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어떨까? 궁금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소개한 제품과 이런 공간을 구성한 이런 멋진 브랜드를 셀렉하고 스토리를 만든다는 게 이 만큼 관심 없으면 불가할 텐데 앞으로 어떻게 팀이 만들어지고, 파워를 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브랜드 초기라 그런 것이지만, 함께 하는 스트롤 팀의 MD나 운영하는 분들이 단순 ‘힙'을 떠나서 하나의 브랜드로 가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스트롤 팀이 시간이 지나 브랜드적으로 가치가 만들어지면 더 무서운 리테일샵이 될 것 같습니다.
- 새로운 경험과 안목으로 제품을 제안하는 트위스트 방식
- 좋아하는 술을 함께 나누고자 시작하는 주류 판매 방식
- 이용하는 고객과 같은 마음임을 전하는 체험 공간 등
지리적으로 불리하더라도 공간이 가진 콘텐츠가 강하면 사람들의 발길은 찾게 되는데, 여준영 대표는 이미 그런 것은 잘 알고 사람이라 오히려 기획력에 더 신경을 썼을 거라 생각합니다. 스트롤에서 전하고자 하는 스토리텔링(위 사진 속 ‘빌리엘리어트 인물 소개로 시작하는 공간 소개')으로 공간의 콘텐츠를 불어넣는 힘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결국 공간을 이야기를 만들며 소식을 전하는 사람은 그곳에 주인이라는 점, 유니크한 정체성을 가진 팀만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역시 여준영 다운 첫 매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글에서 소개하지 못한 너무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입니다. 옥승철 작가의 작품으로 도배되어 있는 매장인 점과 오디오, 영화, 잡지 등 모든 것을 경험하고 판매할 수 있는 곳인데요. 어쩌면 제가 몇 년간 SNS으로 접하던 여준영이라는 생각이 집합소이자 전시장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좋은 걸 좋다고 소개하고 전하는 것은 항상 좋잖아요. 공간에 적힌 작은 메모들과 그 메모로부터 발현되는 공간의 제안 방식은 한 편의 체험형 박물관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광교 앨리웨이 복합상가를 찾아갈 만큼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광교에 있는 스트롤에 찾아가야 하는 이유는 충분했고, 제가 가졌던 호기심도 많이 해소가 되었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분명 이 글을 읽으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한번 방문하시면 스트롤이 전하는 메시지 "Every Brand comes with a story "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공간정보
-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로 80 앨리웨이 광교 C동 124호
- 운영시간 : 운영시간: 월-목 13-22시, 금-일 11-22시
- 주변특징 : 신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사현장, 높은 아파트, 같은 방식의 동네
- 홈페이지(사이트, 블로그, SNS 등)
1) 스트롤 광교점 : https://www.instagram.com/strol.gwanggyo/
2) 여준영 : https://www.instagram.com/yeojunyoung/
"당신의 물건 그리고 당신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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