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24 作 (성숙)
완도든 목포든 동네에 있는 대형마트든
전복을 주문하면 살아 있는 전복이 온다
살아 있는 전복을 활전복이라고 하는데
활전복을 먹을 땐 수고로움이 더해진다
먼저 살 부분의 검댕이를 닦아내야 한다
뻣뻣한 칫솔로 전복 살을 벅벅 문지르면
뭐야 원래 전복 살이 이렇게 하얀 거였어
하는 당혹스러운 놀라움이 절로 나온다
다음은 껍질과 살 부분을 떼어 내야 한다
입 부분과 엉덩이 부분을 잘 구분한 다음
얇은 숟가락을 입 근처에 쑥 쑤셔 넣어서
껍질을 붙들고 있는 근육을 끊어야 한다
야쿠르트색 전복 덩어리가 손에 잡히면
뒤집어서 덜렁거리는 내장을 떼야한다
꼼꼼한 사람은 살 부분을 가능한 피해서
대범한 사람은 성큼성큼 가위질을 한다
내장으로 죽이나 볶음밥을 해 먹으려면
옆쪽에 있는 모래집을 잘라야 한다는데
양식으로 자란 전복은 다시마를 먹어서
따로 잘라 낼 필요가 없다고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손질이 전부 끝난 게 아니라
숨어 있는 이빨을 찾아서 제거해야 한다
입 부분에 살짝 칼집을 내 조물조물하면
생각보다 큰 이빨 두 개가 쏙 빠져나온다
조금만 수 틀리면 내가 널 물어버릴 거야
내 말 듣지 않으면 잘근잘근 씹어줄 테야
때 빼고 광 내고 아무리 매끄럽게 가꿔도
몰래 있는 이빨을 안 빼면 아무 소용없다
(4+16+16x4x7=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