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17 作 (진리)
충무로는 국내 영화 산업의 중심지였다
국내 최초로 영화 전용극장이 등장했고
여러 영화관들이 밀집해서 들어서면서
제작사 촬영소 스탭 배우가 모여들었다
충무로역 사번 출구에서 오분 걸어가면
남산골 한옥마을에 다시 오분 걸으면
서울천년 타임캡슐 광장에 도착을 한다
거기엔 타임캡슐이 삼십 년째 묻혀있다
어쩌면 타임캡슐은 집집마다 존재한다
결혼할 때 구태여 들고 나왔던 옛 물건들
이사를 다니면서도 못 버리게 되는 것들
박스에 담겨 손 안 닿는 곳에 숨겨져 있다
한때 애장품이었지만 이젠 애물단지인
필름카메라 씨디 테이프 워크맨 휴대폰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 뒷 방으로 밀려나
사연 있는 물건들이 되어 숨만 쉬고 있다
여러 번 찍어서 정성스레 수정한 사진도
고민하고 고심하며 타이핑해 넣은 글도
스와이프 한 번으로 지나치는 세상이나
밀려나고 잊혀지는 것들이 많기도 하다
천년왕국을 꿈꿨을 조선왕조 오백 년도
식지 않으리라 믿었을 충무로 영화계도
이렇게 갇힐 줄 몰랐을 캡슐 안의 물건도
시간이란 장사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인생 팔십 년 아니 그래 백 년이라고 하자
애써 세우려는 것들이 무궁할까 싶은데
열쇠는 사라져도 열쇠고리는 여전하네
그래 변하지 않는 게 틀림없이 있다니까
(4+16+16x4x7=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