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 l 당신 말이 맞는데 나도 힘이 조금 부치네

2025. 12. 4. 作

by back배경ground

사실 다섯 시에 일어나는 게 싫은 건 아냐
단지 아직 붙어 있는 잠을 억지로 떨치고
컴컴한 거실에서 커피 한 잔 할 틈도 없이
형광등 아래 서서 일단 씻는 게 갑갑해서

머리 드라이가 잘 되면 왠지 기분이 좋아
하루 시작이 스무쓰 하게 잘 풀리는 느낌
물 한 모금 마신 후 먹거리를 조금 챙겨서
살며시 대문을 열면 택배 상자가 기다려

택배들을 들여놓고 신발들을 정리하고
다시 살짝 문을 닫고 이어폰을 귀에 끼고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한 숨을 한 번 쉬어
다시 하루가 시작이구나 하는 각오처럼

십오 분을 걸어가 셔틀버스에 도착하면
자리에 앉아서 잠시 두 눈을 감아보지만
이내 영어나 주식 부동산 영상을 틀게 돼
그냥 잠을 잔다는 게 아직은 사치 같아서

회사에 도착하면 바로 사무실로 향해 가
아침 식사를 하려면 삼십 분은 필요한데
업무 시간 전까지 시간이 넉넉지 않아서
나 자신도 돌아보고 뭐라도 공부하려니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과정도 비슷해
단지 출근할 때보다 눈이 더 퀭하다는 거
요즘은 일이 엄청 바쁜 시기는 아니지만
종일 사무실에 있는 것도 괜히 피곤하네

도착하면 아홉 시 해나 씻기고 나도 씻고
설거지가 쌓였으면 설거지도 가끔 하고
해나랑 침대에 누워 성경책을 읽어 주면
나도 그만 스르르 잠들며 하루가 끝나서


(4+16+16×4×7=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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