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8. 作
식당을 하셨던 초등학교 친구 부모님은
아침에 나가셔서 저녁 늦게 들어오셨어
덕분에 친구네 집은 우리들 아지트였지
신나게 놀았었지만 허튼 짓은 안 했었어
그렇게 모여서 놀던 초등학교 친구들이
하나는 수시로 둘은 정시로 대학을 가고
나머지 둘은 재수를 하기로 결정이 됐네
오총사의 끝 겨울이 그렇게 시작된 거야
고등학생도 대학생도 아닌 우리들에게
식당을 하셨다던 친구 어머니의 동생분
즉 친구 외삼촌이 일거리를 하나 주셨어
외삼촌 가게 홍보 전단지를 돌리는 거야
놀거리도 필요하고 돈벌이도 필요했던
우리들의 굶주림을 어떻게 간파하시고
전단지 만 장이 든 작은 박스를 건네셨어
이 정도쯤 금세 처리할 거라고 웃어댔지
빌라들이 빼곡하게 촌을 이룬 동네였어
서울 강남 어디였는데 찻길도 널찍하고
4층 빌라면 양쪽 두 집에 지하까지 열 집
한 층에 네 집이 있으면 환호성을 질렀어
아무리 돌려도 전단지가 당최 줄질 않네
행인들에게도 일일이 나눠줘야만 했어
때가 1월이라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주머니에 넣은 손을 잘 꺼내지 않더라고
연말이 되면 헬스장 광고를 많이들 하지
요즘 같은 때 알바를 어떻게 잡으셨어요
날씨도 추운데 여기에 얼마나 계셨어요
가지는 않겠지만 받아 드릴게요 할머니
(4+16+16×4×7=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