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상류ㅣ돌덩어리 무겁다고 누구 마음에 옮기면

2026. 1. 6. 作

by back배경ground

하천 상류에는 크고 모가 난 돌이 쌓인다
하천 하류에는 작고 둥그런 돌이 쌓인다
크고 모가 난 돌이 하천에서 깨지고 굴러
반짝이고 매끄럽고 애틋한 돌이 되었다

어떤 돌은 구르고 깎여 조약돌이 되는데
어떤 돌은 꿈쩍 않고 제자리에 멈춰 있다
돌덩이가 돌덩어리가 되어 굳어버렸다
돌덩어리가 마음의 밑바닥을 짓누른다

짓누르는 돌덩어리가 무겁고 답답하다
돌덩어리 들어 찬 가슴팍이 팍 주저앉아
숨을 들이마시기도 내쉬기도 쉽지 않고
머리는 지끈거리고 얼굴은 달아오른다

참고 견뎌내다 보니 이 모양이 원통하고
들어찬 돌덩어리가 원망스럽기도 해서
어디서 장도리 하나 가져와 치디어 대니
이리 튀고 저리 튀고 난장판도 난장판도

가져온 것도 아니고 바랐던 적도 없다고
꿈쩍도 않는 돌덩어리가 지긋지긋하여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이게 어디서 왔나
옳거니 그럴 법하고 만만한 저 치로구나

돌덩어리 원산지로 보이는 저 사람에게
마구 들어 옮겼다 마구마구 퍼다 날랐다
그랬더니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시원하다

그래 나는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더라
꿍하고 참고 지내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꽉 막혀 무겁던 마음은 시원할지 모르나
깨져서 만들어질 애틋한 조약돌도 없다


(4+16+16×4×7=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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