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ㅣ헤어질 우리는 그 준비를 잘하고 있을까

2026.1.15.作

by back배경ground

동네에 있던 작은 시장은 아직도 있을까
시장 입구에 있던 놀이터도 그대로일까
거기서 만나 놀던 이름 모를 땅꼬마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먹고살고 있을까

반 마다 사오십 명이 그득그득하던 교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땀내도 모른 채 부대껴 지냈던 친구들은
어떻게 한 번도 길 가다 마주치지 않을까

학생 딱지를 떼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니
그동안은 사회구성원이 아니었던 건지
나를 혼내기도 하고 내가 혼내기도 했던
허겁지겁 스쳐갔던 이들은 어디 있을까

내가 알던 고양이는 길고양이가 다인데
이렇게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고양이랑
어쩌다 보니 한 집에서 더불어 살았구나
이제 열 살이니 흰털이 흰머리가 됐겠네

기지개를 켜면 팔이 겨우 머리끝에 닿던
입술만 삐죽거리고 소리 내 울지도 않던
해나를 만난 지도 거의 십 년이 다 되었다
열 살부터는 내가 알던 네가 아니라던데

직접 목격하지 못해 믿음이 필요하지만
꽃밭 길 걷던 중 뒷걸음질 치다 나를 만나
선녀복을 벗어두고 활동복만 입는구료
그 선녀복 스팀다리미로 잘 다려 주리다

밥은 잘 드시고 다니시는지 우리 아버지
미운 정 고운 정 지지고 볶은 우리 어머니
연례행사로 연락하는 큰누이 작은누이
만나야 할 사람들은 이젠 거의 만났구나


(4+16+16×4×7=468)

이전 16화모던타임ㅣ진짜 내 모습은 어디로 가고 어떻게 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