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제야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공부를 시작하는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거니, 더욱더 늦기 전에 제대로 알아보자

by Zorba

비트코인을 이야기할 때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이 있다. "내가 몇 년 전에 비트코인만 샀더라도 지금쯤..." 사실 뭐 이런 것도 시장에 돈이 남아돌았던 지난 2년간의 이야기지, 요즘은 주변에 주식이나 투자 얘기하는 사람 단 한 명도 찾아볼 수가 없다. 모든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유독 변동성이 심한 크립토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고점 대비 반이 넘게 빠졌고, 그 외의 코인들은 그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14년에 고등학교 친구가 비트코인에 대해 처음 말해줄 때도, 2017년 코인 붐이 일어날 때 군대에서 후임이 업비트를 알려줄 때도, 2020년 코로나 시국에 비트코인이 미친듯한 상승을 보여줄 때도, 나는 꿋꿋이 크립토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없다는 일차원적인 생각과 탈중앙화의 가능성에 대한 절대적인 의구심으로 인해 생겨난 고집이었다. 물론 돌아간다 해도 그때의 나는 이 같은 생각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란 걸 잘 알고 있기에 지난 일에 대한 후회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크립토 시장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건 두고두고 반성할 일이다. (암호화폐, 암호 자산, 가상화폐, 가상자산 등의 용어들이 시장을 대표하기엔 의미상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앞으로 계속 비트코인을 포함한 수많은 코인들을 통틀어 크립토 시장이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제야 그 열기가 식어버린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공부를 시작하는 것일까. 현재 이렇게 침체된 시장 속에서도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약 1.5배이다. 한때 이더리움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뛰어넘은 적도 있었다. '대마불사'라고 했나, 이미 죽기에는 너무 커져버린 비트코인과 크립토 시장이다. 예전 대학생 시절 창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비즈니스를 하면 돈이 모인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실제 큰돈이 굴러가는 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돈이 모여야 비즈니스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정확히 그 반대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말을 방증이라도 하듯 크립토 시장에는 수많은 자금이 밀려들어왔고, 블록체인 위에 수많은 비즈니스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얼핏 듣는 NFT, DeFi, P2E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들이 아직 완벽히 수면 밖으로 올라오진 못했지만 서서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중이며, 블록체인 기술은 전기차, 항공우주, 재생에너지, 인공지능처럼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산업군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방금 했던 말은 내가 처음 창업을 시작하던 2018년에도 누구나가 했을 법한 진부한 이야기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때보다는 시장 자체가 조금 성숙해진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했지만.) 20년 전 닷컴 버블 때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였지만, 미국의 구글/아마존이나 한국의 네이버 등은 건실하게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이들과 완벽히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폭락이 거듭될수록 크립토 시장에는 소위 말하는 '진짜'들만 계속 남게 되어 시장이 더욱 건전하게 성장하리라 믿는다. 물론 아직까지도 크립토 시장에는 건전한 성장성을 해치는 많은 사기꾼들이 존재하고 있다. (주식이라고 별반 다르지는 않다. 돈이 모이는 곳엔 언제나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몰리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히 예전보다는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고, 옥석들이 걸러지고 있는 추세인 것은 맞다.


이러한 시기에서조차 블록체인과 코인을 쉬쉬하며 넘어가는 것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던 다가올 수많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불안한 마음에 이쪽 분야를 제대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지금도 너무 늦었다. 이미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나보다 앞서 달리기 시작한 사람들이 넘쳐흐른다. 이제라도 슬슬 해볼까라는 마음보다는, 전속력으로 달려 격차를 최대한으로 줄여보겠다는 마음이다. 앞으로 가능한 자주 현재 내 직무인 기획자의 관점에서 시장을 파헤쳐보려 한다. 이 크립토 시장의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 했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개발자 정도는 아니지만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보통 사람보다 더 깊은 레벨로 기술을 공부해보고 싶다. 나아가 실제 어떤 코인이 성공할 수 있을지 가설을 세우면서 그것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 내는 게 최종 목표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모든 것을 내 브런치 내에 담아내고 싶다. 물론 이 모든 게 한여름밤의 꿈일 수 있다. 특히나 내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요즘 잘 해낼 수 있으리란 자신감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와 접목시켜서 의지를 이어가고 싶다. 지루하고 의욕 없는 일상의 삶을 벗어나게 해 줄 하나의 개인 프로젝트라 생각하여, 최대한 주기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내가 공부하고 배운 지식을 공유하며 성취감을 얻고 싶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디 브런치에게 글 좀 쓰라는 알람을 받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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