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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부디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줘.

꽃잎 떨어진 공원 길을 아내와 팔짱 끼고 걸었습니다.

by 피터팬

지난 봄철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보. 이제야 진달래 개나리꽃이 눈에 보이네.”


아내가 퀭한 눈으로 길가에 활짝 피어난 진달래 개나리 철쭉꽃들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그러면 당신 많이 나은 거야. 몸이 좋아졌으니까 꽃이 보이지.”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하얀색. 언제 이렇게 많은 꽃이 피어났을까? 내 눈에도 처음 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부부가 나란히 팔짱 끼고 서서 마치 생전 처음 꽃을 보는 사람들처럼 아파트 앞 공원에 울긋불긋 화려하게 만발한 꽃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몹시 앓았고 나도 건강이 좋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는 것도 너무 힘겨웠습니다. 그래서 언제 겨울이 지나가고 언제 봄이 왔는지조차 모르게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둘 다 몸이 아프니까 마음도 서로 아팠고 마음이 아프니까 몸도 더 아파지는 것 같았습니다.


설상가상이라고 하필 이럴 때 처가의 큰일까지 겹쳐 일어났습니다.


“이모! 아빠가 위독해요! 병원에서 오늘 돌아가실지도 모른대요.”


이른 아침, 아내에게 급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내 동서, 그러니까 처제의 남편이 갑자기 쓰러져 지금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이모부가 오셔서 아빠를 위해 기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처조카의 전화를 받자마자 허둥지둥 집을 나섰습니다.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데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밖에서 보니 아내는 더욱 병색이 짙었습니다. 오래 염색을 못 해 흰 머리카락은 삐죽삐죽 제멋대로 뻗쳐있고 탈색된 듯 노란 얼굴엔 주름이 그새 더 많이 늘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중환자실 앞으로 올라가자 눈물범벅이 된 처조카 남매가 우리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던 조카딸이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중환자실은 일절 아무도 면회가 안 된 대요. 그러나 아빠가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기 때문에 목사님 기도 받게 해달라고 사정해서 이모부와 이모는 들어가실 수 있도록 허락받았어요.”


스산한 기계음과 함께 중환자실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각종 방역 보호장구로 중무장한 간호사들이 우리 부부를 맞이했습니다. 우리도 간호사들처럼 방역을 위한 보호장구를 다 갖춘 후에야 환자의 침대 곁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동서의 모습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처참했습니다. 온몸 여기저기 굵은 링거줄을 주렁주렁 꽂은 채 입과 코를 덮어씌운 인공호흡기로 아슬아슬 호흡을 이어가고 있었고, 심장의 박동수를 실시간으로 체크 하는 모니터 화면엔 심전도 그래프가 불규칙하게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김 선생. 나 박 목사요. 내 목소리 들려? 나 알아보겠소?”


우리는 동갑내기 동서지간이었고 맏동서인 나는 교사였던 그를 신혼 시절부터 김 선생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훌륭한 교육자였고 탁월한 교육행정가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명문 고교의 교장을 지낸 후 교육행정가로 변신하여 교육부의 여러 요직을 거치며 나중엔 유력한 차관 후보로 거론될 만큼 능력이 뛰어난 공직자이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한순간에 이렇게 되다니.”


다행히 의식은 살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눈을 잘 뜨지는 못했으나 분명히 내 목소리에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중환자실에 들어오기 전 아이들이 간곡히 내게 당부하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모부. 아빠에게 꼭 소망의 말씀을 전해주세요. 꼭 살아나셔야 한다고 말씀해주세요.”


그러나 가까이 지켜보게 된 동서의 얼굴엔 어느덧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습니다. 은퇴 전까지 오랜 세월 목회하며 수많은 임종 환자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임종 직전의 환자들에게 나타나던 음침한 사망의 그늘 자국이 동서의 얼굴에도 길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동서의 곁에 바짝 다가서서 손을 꼭 잡았습니다.


“김 선생. 내 말 잘 들으시오. 여기 들어올 때 아이들이 나에게 신신당부했소. 아빠 꼭 살아나야 한다고… 아빠가 절대 포기하지 않게 해달라고… 아이들 말이 맞잖소. 김 선생의 자녀들에겐 아직 아빠가 더 필요하잖아. 아이들에게 지금 어려운 일이 얼마나 많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아들도 있잖아. 그러니까 꼭 일어나야 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꼭 살아나야 해.”


동서의 눈꺼풀에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의식이 다시 혼미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 선생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 말 잘 들어야 해. 지금 힘든 것 잘 알아. 지금 김 선생이 얼마나 위중한 상태인지 나도 잘 알아. 그러나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야. 우리 하나님은 생명의 주인이시니까 하나님이 원하시면, 얼마든지 죽을 자도 살릴 수 있어. 우리 같이 기도합시다.”





그리고 동서의 손을 꼭 붙들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는 동안 깜박깜박 꺼져가던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내게 남은 면회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김 선생. 지금부터 하는 내 말은 정말 중요한 말이니 힘들어도 끝까지 잘 좀 들어주시오. 나는 하나님이 김 선생을 일어나게 해주시리라고 믿어. 김 선생 아이들도 그렇게 믿고 있고 기도하고 있어. 김 선생. 그러나 그럴지라도, 언제까지 영원히 살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요.”


그가 힘겹게 두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죽고 김 선생도 죽고 우리는 결국 다 죽게 될 거요. 그렇다면 죽고 난 다음엔 어떻게 될까? 그걸로 나라는 존재, 김 선생이란 존재는 영영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일까?”


그가 집중해서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눈빛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 우리는 이렇게 육체, 즉 몸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이 몸이 전부가 아니요. 우리 육체 안에는 영혼이 있어. 그 영혼이 이 몸을 옷처럼 입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요.”


“……………”


“죽을 때 영혼은 우리 몸을 나오게 되어 있소. 우리 코에 호흡이 끊어지는 순간, 그러니까 영혼이 육체라는 옷을 벗어버리고 나오는 순간, 과연 우리 영혼은 어디로 가게 되는 것일까?”


“……………”


“천국이나 지옥. 반드시 둘 중 한 곳으로 가게 되어 있소.”


“……………”


“김 선생. 아직도 천국과 지옥 같은 곳은 없다고 생각하는 거요? 그렇지 않소. 천국은 분명히 실재하는 곳이요. 이 세상에도 나라들이 존재하듯이 영혼의 세계에도 존재하는 나라가 있소.”


“……………”


“김 선생도 어릴 적에 교회 다닌 적이 있었다고 하니까 믿든지 안 믿든지 그때 이미 천국과 지옥 이야기도 들어보셨을 거요. 만약 지옥이란 게 있다면, 생각만 해도 얼마나 무서운 곳이겠소? 또 우리 영혼이 바로 그 지옥이란 곳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소.”





“반대로 천국이란 생각만 해도,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겠소? 만약 육신의 옷을 벗어버리고 나온 우리 영혼이 바로 그 천국 들어가게 된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소? 그래서 꼭 천국 가야 하는 거요. 절대로 지옥만은 가선 안 돼. 그보다 더 큰 비극은 없어.”





“문제는, 천국이란 죄를 지은 사람은 절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란 거요. 그런데 솔직히 우리가 이 나이 되도록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소? 우리가 평생 얼마나 많은 죄를 지으며 살았는지는 그 누구보다 우리 양심이, 우리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는 것 아니겠소?”


“……………”


“바로 그 죄 때문에 우리 인생들 모두가 그 아름다운 하늘의 낙원인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무섭고 끔찍한 지옥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거요. 이게 우리 모두의 비참한 운명이요.”


“……………”


“그런데 그 죄 문제를 해결해주시려고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어 이 땅으로 찾아오셨소. 그분이 바로 예수그리스도요.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이 내 죄와 김 선생 죄와 우리 모든 인생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소. 그리고 삼 일만에 다시 살아나셨소.”


“……………”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약속하셨소. 내가 너희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가 삼 일만에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믿는다면, 진심으로 죄를 회개하고 나를 구주로 영접한다면, 너희가 이제까지 어떻게 살았든 무슨 죄를 지었든, 묻지 않고 너희 모든 죄를 다 용서해줄 것이다. 그리고 오직 죄 없는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저 아름다운 하늘의 낙원, 천국으로 인도해줄 것이다. 그곳에서 영원히,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김 선생. 이게 바로 우리 기독교에서 말하는 복음, 즉 기쁜 소식이요. 만약 김 선생이 내가 전해준 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다면, 즉시 김 선생의 모든 죄가 용서를 받고, 구원받은 영혼이 되어, 저 영원한 하늘의 낙원,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거요.”


“……………”


“그러니 김 선생. 우리 같이 기도합시다. 내가 도와주겠소. 내가 먼저 기도할 테니 김 선생도 마음으로 함께 기도해주시오. 기도할 때 이제껏 지은 모든 죄를 생각하면서 회개하시기를 바라오. 그리고 지금 인공호흡기를 쓰고 있어서 말을 할 수 없으니, 진심으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할 것을 결단한다면, 기도 마칠 때 아멘! 하는 대신 내 손을 한 번만 꼭 잡아주시오.”


“……………”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평생 많은 죄를 지었기 때문에 결코 천국 들어갈 수 없는 죄인인데, 예수님께서 제 죄를 대신해서 죽어주시고, 삼 일만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예수님이 저의 구주이심을 믿고 영접하오니, 지금 제 마음속에 들어오셔서 이제부터 영원히 저의 주인이 되어주옵소서. 그리고 제 영혼이 세상 떠날 때 주님 계신 천국으로 저를 인도해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기도를 마치는 순간, 내 손에 엄청난 악력이 느껴졌습니다. 그가 있는 힘을 다해, 결사적으로 내 손을 꼭 붙잡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내 귓전엔 천둥소리 같은 아멘! 소리가 천상의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듯했습니다. 드디어 그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두 눈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그를 바라보니 그의 눈가에도 눈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날 병원 중환자실에선 또 한 사람의 영혼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좋으신 우리 하나님은 이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찾아오셔서 기어코 택한 백성을 구원하십니다.



***



그는 꼭 하루 반나절을 결사적으로 자녀들과 함께 더 머물다가 하나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통곡하는 처제와 처조카들을 이렇게 위로했습니다.


“얘들아. 아빠는 있는 힘을 다해 너희들과의 약속을 지킨 거야. 그리고 이제 저 영원한 하나님 나라, 아름다운 하늘의 낙원에 들어가신 거야. 그러니 아빠가 얼마나 훌륭하시냐?”


입관 예배를 인도할 때, 수의를 입고 관 속에 누워있는 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습니다. 잠자는 듯 평온하고 깨끗한 얼굴이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구원받은 성도의 얼굴이었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그의 영혼이 천국 들어갔음을 확신하며 감사하고 찬양했습니다.





그의 빈소는 생각했던 것보다 쓸쓸했습니다. 남들 보기엔 화려하고 평탄한 인생을 산 것 같지만 그에게도 말 못 할 괴로움과 슬픔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공직 은퇴 후의 삶은 무척 곤고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통이 있었기에 마지막 순간에 주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구원받아 저 영원한 하나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다. 그래서 택한 백성들에겐 고난도 축복입니다.


관 뚜껑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싸늘하게 식어버린 이마에 손을 얹고 기도하며 그의 영혼을 하나님께 의탁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나의 오랜 벗, 존경받을 만한 참 스승. 김 선생. 잘 가시오.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



김 선생의 아들딸들은 착했습니다. 언젠가 아빠가 지나가는 말로 “나는 화장하는 게 싫다. 내가 죽으면 화장해서 불태워지는 것보다 땅속에 들어가는 매장이 좋을 것 같다.” 그 말을 기억하고 갑자기 상을 당해 경황이 없는 중에도 기어코 아빠를 매장할 공원묘지를 찾아냈습니다.


발인예배를 마치고 장지를 향해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건강이 너무 좋지 못해 서울에서 한 시간쯤 거리에 있는 공원묘지까지도 함께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너희들 참 좋은 자리를 찾아냈구나. 아빠도 기뻐하실 것 같다.”


높은 산 중턱 위에 자리 잡은 장지 위로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자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햇빛 잘 드는 산세 좋고 양지바른 남향에다 시야를 가릴 것이 아무것도 없는 드넓고 장쾌한 풍경이 시원스럽게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만하면 동서도 만족할 것 같았습니다.


하관 예배를 마지막으로 모든 장례일정이 끝났습니다. 가파른 언덕길을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내려오면서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물감칠해 놓은 듯 새파란 봄날의 하늘 위로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하늘을 향해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김 선생. 잘 도착하셨소? 거기는 너무너무 좋을 거야. 다시 만날 때까지 행복하게 잘 있어.”





“어머. 그새 꽃이 다 져버렸네.”


병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아파트 앞 공원을 지나가던 아내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하얀색. 울긋불긋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만발해 있던 진달래 개나리 철쭉꽃들이 어느덧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벌써 꽃피는 봄날은 가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꽃이 피고 지는 걸 보면 꼭 우리 인생을 보는 것 같아.”


꽃잎이 피어있던 자리엔 초록색 이파리들만이 무성히 우거져 있었습니다.


”지금 저렇게 파랗고 싱싱한 이파리들도 가을 오면 꽃잎 떨어지듯 다 낙엽 되어 떨어지겠지?“


구약성경 이사야서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



“…여보. 당신도 나도, 이젠 그만 아프고 어서 일어나야지.”


아내가 여전히 퀭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눈가의 주름이 더 자글자글 많아졌습니다.


“그래야지. 아직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조금은 더 남아있으니까.”


“맞아. 당신은 하나님 말씀도 전해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그림도 그려야 하잖아.”


“……………”


“그뿐이야? 책도 다시 쓰기로 했고 이제 세미나 강의도 해야 하잖아. 은퇴했어도 아직 당신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잖아.”


아내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러니까 여보. 앞으로도 당신이 나를 더 도와줘야 해. 너무 일찍 가지 말고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 줘.”


“…당신도…”


아내와 팔짱 끼고 꽃잎 다 떨어진 공원 옆 숲길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저녁 노을빛이 우리 부부 걸어가는 앞길에 주홍색 양탄자처럼 곱게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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