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면 하는 게 없었던 초보 마케터

3주차

by 파타과니아

3주차는 조금 민망한 게, 다이어리는 어느 때보다 꽉꽉 채워져있는데 실제로 큰 일은 없다.


나름 있었던 일은, 아래와 같다.


1. 대표의 친구가 일러스트를 했는데, 협업해 브랜드들에게 일러스트를 주기로 했다. 나름 귀여웠고 나중에 프로필이나 브랜드 이미지로 써도 된다고 했는데 큰 호응은 없었다. 그래도 미끼로 던질 게 하나쯤 더 있었던 건 괜찮았다고 생가한다.


2. 카카오톡 채널 기능을 더 써보려고 했다. 나름 익히려고 했다.


3. 문자와 전화 등 앱이 아닌 더 깊숙히 브랜드들과 컨택하기로 했다.

대표는 리텐션을 위해서는 차라리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게 낫다고 했다. 동의했다기 보단, 방법이 없어 나도 계속 했다. 우리가 갑이라면 모르겠지만, 을이라면 친분에라도 기대서 어떻게든 연을 이어가는 게 맞지 않는가. 표를 만들어, 1일차엔 누구, 2일차엔 어디, 3일차엔 누구 등등 정리해가면서 전화를 걸었다. 잘 받아주는 사람 반, 아닌 사람 반이었다. 잘 받아주는 사람도 사실 우리 회사가 당장 줄 수 있는 이득이 없기에 오래 연락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 때쯤 대표의 피드백이 꽤 많았는데, 잘하고 싶으면 노력해야 한다, 이 정도는 사회적 기준에 못 미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라, 아이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계획과 실행이 중요한 거다, 논리적으로 일해라 등등 지금의 약간은 회의적이면서 시간을 갈아넣게 만든 나를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게, 대표가 일하는 방식이 사회에서 말하는 일 잘하는 방식이고, 나는 일 잘한다는 방식으로 일해본 적이 없는 사림이었다. 그리고 이 사회에 일 잘하는 방식이라는 건 아직도 내게는 어렵다. 다행히 계획적으로 일하고 논리적으로 체계를 짜는 건 일을 하면서 조금씩 늘어가는 거 같다.


사실 좀 무섭다. 매일매일 채워가고 충전하는 게 아닌, 쥐어짜듯이 일한다. 전투적으로 읽고 습득하고, 머리를 쥐어싸매고 담배를 피면서, 아무도 사무실에 없을때는 책상을 탕탕치며 욕을 뱉으며 일한다. 2달 전에 여행을 갔다왔는데 벌써 또 약간 고갈되는 느낌이다.


이 때쯤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피자나 치킨 등 야식도 늘어났다. 잘은 못하겠고, 잘도 안 되는데 계속 무언가 잘해내라고 하고 시장의 기준에 못 미친다고 하니 미칠 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