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마케터의 2개월차
4주차의 큰 업무는 패션 학원 공략이었다. 갑자기 왜 나왔냐 싶지만, 이유가 있다.
일단 하나는, 한 브랜드마다 컨택하는 건 너무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었다.
두 번째는, 이미 브랜드가 고갈나기 시작했다. 만약 이렇게 일대일로 전화하다 브랜드 리스트가 고갈나면, 그때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조금 더 많이 넓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패션학원을 공략하면, 기존에 학원을 거쳤던 브랜드부터 미래 디자이너까지 공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학원 리스트를 수집하고, 또 스크립트를 짜고, 또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고안하기 시작했다.
이 방법도 비슷했는데,
1. 학원들 배너를 걸어줄테니,
2. 학원의 수강생 정보나 아는 브랜드들 연락처를 달라는 그 정도의 교환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소비자가 올 플랫폼이면서 패션학원 배너를 거는 게 말이 되나 싶은데, 그 때 우리가 가지고 있던 건 홈페이지, 카카오 채널 정도였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의 딜을 넣은 거다.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름 신선한 시도 같기도 하고.
세상에 학원은 꽤나 많았다. 백개는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전화하는데 거의 한달은 썼다. 안 받거나, 접수원이 받거나. 나중에 전화달라고 하거나 등등 3번의 제한을 뒀지만 한번이라도 더 닿을려고 몇 번이고 전화를 걸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는 시간이 더 걸렸다. 한 학원에 7번까지 건 적도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그 7번 건 학원은 결국 접수원이 적당히 나를 돌려보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2곳의 학원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고, 직접 미팅까지 가졌다.
한 학원과는 직접 협약서까지 썼고, 한 학원과는 가볍게만 미팅을 했다.
미팅후 돌아가는 길에, 왜 저 학원과는 협약서까지 쓰지 않냐고 물었는데 대표는 저 사람이 필요하면 그 때 연락할 거라고 답했다.
그 떄, 한 곳이라도 급한 거 아닌가, 더 저자세로 나가야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대표의 말이 맞았다. 미팅할때도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그 학원은 다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에도 미팅때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다가도 이후 연락에서 끊기거나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런 거절이 다반사라는 걸 알게 됐다.
미래에서 이 사건을 보면, 협약서까지 맺은 학원도 결국 연락처까지는 줄 수 없다고 해서 그냥 학원에 우리 팜플렛을 하나 두는 걸로 끝냈다. 학원 수강생들에게 말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믿지는 않고.
이 때부터 아마 사람간의 소통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던 거 같다. 내 말도 좀 준 거 같다. 왜냐면 미팅할 때는 그렇게 공감하며 비전이 어쩌구 했던 사람들이 다음주에는 함께 할 수 없겠다고 하는 걸 보면, 그 떄의 그 사람은 누구였나, 우리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하면서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