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아니지만
브랜드를 오래 운영하던 아저씨와, 브랜드와 플랫폼에 오래 있었던 대표.
대표는 아저씨에게 처음 목표였던 플랫폼을 만드는 방식에서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거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같이 브랜드를 만들자는 걸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결정은 대표가 했으니, 속사정은 대표만 알겠지만 이해는 된다.
그 때 회사는 돈이 없었고 (정부지원금이 좀 있었지만 현금흐름은 없었고), 공급자와 소비자 어느 쪽도 원활히 모집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우리가 브랜드가 된다면 일단 소비자를 조금씩 모을 수 있을 거고, 콜라보 등 뭐등 타 브랜드와 엮일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거다.
그렇지만 대표는 이 결정을 꽤 꺼려했다. 일단 플랫폼에서 브랜드가 된 경우는 있어도, 브랜드가 플랫폼이 된 경우는 없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맞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가 있었기에 등장한 거지, 무신사 스탠드다드가 있어서 나온 건 아니다. 편집샵들도 편집샵이 있고 PB가 나왔고, 처음부터 브랜드였다가 나중에 편집샵처럼 커진 경우는 생각해보니 꽤 있네. 이건 일하는 업계가 패션이 아니라서 그렇다... 지금까지 독자분들은 패션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일하는 업계는 패션이 아니다. 그냥 회사의 이미지 보호와 여러분들의 이해를 위해 접근하기 쉬운 소재인 패션이라고 지정한 거 뿐이다. 아무튼.
그리고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들기에 플랫폼을 만들 대표로서 일할 시간과 에너지가 점점 줄어들 거였다.
브랜드를 운영하고 고객을 만나는 일은 처음이었기에 신기하면서도 걱정됐는데 아무튼 이 일은 또 이 일대로 재미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