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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위임 3가지 법칙

몸소 겪고 실행하고 알려드립니다

by 파타과니아

1. “글 잘 쓰는 사람 데려오면 끝 아니에요?”

뉴스레터는, 생각보다 훨씬 더 ‘합의’가 필요한 콘텐츠입니다.


2. 최근 모임에서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분 있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야기의 고민은 세 가지였습니다.


1) 뉴스레터 쓰는 데 얼마나 걸리냐 (시간)

2) 뉴스레터 어느 정도 수준으로 운영해야 하냐 (퀄리티)

3) 뉴스레터 남한테 맡길 수 있냐 (위임)


3. 첫 번째는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전 초안은 30분이면 씁니다.

제게 초안이란 주제선정+목차+각 목차에 들어갈 3~4 문장+결론 이 정도를 말합니다.

N만 명에게 보내는 뉴스레터인데 말이죠.


4. 하지만 이건 저라서 가능한 겁니다. 글을 쓰고 싶어 국문학과를 복수전공하고

글로 밥 벌어먹고 살고 싶어 노트북으로 소설, 시, 희곡 공모전 등을 내고

언론사에서 매주 몇 시간씩 리서치해 몇십 시간씩 글을 쓴,

책까지 낸 저라서 가능할 일입니다.


5.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회사의 방향과 대표의 생각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 수준으로 표현해도 되겠다, 우리 회사의 방향이 있으니까 이 내용은 포함하고,

저번 레터와 관련 있으니까 이번엔 저번 레터 읽으라고 링크 넣고,

대표가 이런 표현은 싫어하니까 빼야겠다. 이런 암묵지에서 온 경험치 덕분이죠.


그리고 이런 암묵지를 쌓기 위해 10개월의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필력 좋은 분이 온다고 하더라도 합의가 없으면

좋은 '뉴스레터'를 쓸 수가 없을 겁니다. 일이란 합의하에 진행되는 일이니까요.


물론, 초안을 제외하고 검수+맞춤법+썸네일 등등을 고려하면 추가로 몇 시간은 더 소요됩니다.


6. 위 내용으로 시간과 퀄리티에 대해 설명드렸다면, 위임입니다.

시간과 퀄리티를 증명했다면 바로 위임이 가능할 텐데요, 처음 시작한다면 바로 위임을 맡길 수는 없을 겁니다. 작성시간과 퀄리티라는 성과가 없는 거니까요.


그럼 처음에 위임을 어떻게 시작하냐면, 결국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기게 될 겁니다.

저는 그런 회사에서 믿을만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회사의 무제한 교육비를 이용해 매달 몇십만 원짜리 강의를 듣고, 이를 정리해 회사와 공유했습니다.

최신 트렌드와 고전 마케팅, 브랜딩 책을 읽고 정리해 회사와 공유했습니다.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가 책을 읽고 자잘한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봐도, 뒤를 봐도 회사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고 회사에 도움을 줄 인재였습니다.

이런 행동들 끝에 더 많은 책임과 업무를 맡게 된 거죠.


7. "오 나도 믿을만한 놈 있고 글 쓰는 놈 있는데 맡겨야겠는데"

글을 읽으시는 결정권자 분들이 레터를 시작하겠다고 결심했다면,

끝까지 읽고 결정해 주세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글의 1차 퀄리티는 결국 결정권자가 판단하게 됩니다.

진짜 독자의 반응과 관계없이 말이죠.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어떤 소재로 운영하고 싶은지 팀원들과 공유를 많이 해주세요.


정보가 적으면 좋은 의사결정일 수 없듯이,

의중을 모르면 좋은 합의의 콘텐츠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좋은 결정을 위한, 합의와 조율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팀원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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