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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erson Oct 03. 2019

긍정적인 사회란?

‘조커’를 보고 1

*스포있음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정신질환자다. 그의 귀갓길엔 무수히 높은 계단이 있다. 그의 위치가 사회적으로  굉장히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는 사회 안에 온전히 귀속되기 위해 매일 같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상담을 받고 쥐꼬리만 한 돈을 벌어가며 코미디언이라는 꿈을 좇는다. 하지만 사회는 그를 포용하지 않고 존엄성을 훼손하며 냉대한다. “정신질환자로서 가장 힘든 점은 정상인 인척 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당초 사회는 모든 인간을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있지 싶다.

결국 사회가 버린 그가 택한 길은 계단을 오르길 거부하는 방법뿐이었다. 영화는 극초반부 아서 플렉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만을 보여주다가 중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처음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때의 그는 아서 플렉이 아닌 조커의 모습이다. 경찰을 뒤로 한채 춤을 추며 계단을 내려오는 그의 모습은, 사회 사법권을 거부하고 악의 세계로 발을 딛는 조커의 하강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인 사회는 한 개인이 실패했거나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현대산업사회는 개인과 개인을 경쟁시키고 상대를 짓밟아야 내가 살 수 있다고 교육시킨다. 당연히 도태된 자들에게 기회란 허용되지 않는다. ‘조커’는 일각의 주장처럼 범죄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영화라기보다, 긍정적인 사회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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