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강원도에서 객지 생활을 하느라 본가가 멀어져 핑계지만 상당히 일찍 집에 들렀다. 휴게소를 안 들러도 편도로 5시간 이상이 걸린다.
엄마는 알겠다고 다음에는 오지 말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이른 귀성에 동생과 설에 같이 못 보는 걸 못내 아쉬워하신다. 이 양가감정을 나는 이해하려 한다.
같은 이유는 아니겠지만 금요일 저녁 수많은 사람들의 차가 휴게소에 주차되어 있다.
멀리 빛바랜 코카콜라 공장 간판이 보인다. 노을과 잘 어울려 사진을 찍었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휴게소지만 오늘 저녁노을은 다시 물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차에 시동을 걸면서 조금은 행복할 것이다.
집에 도착했다. 내가 자라던 아파트 베란다에 못 보던 골프 연습장비가 눈에 띈다. 엄마는 지인들이 권해 파크 골프를 하셨다고 했다. 요즘 노년층의 대세 취미가 안방에 들어온 것이다.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잘 키운 식물들과 엄마의 슬리퍼, 그리고 파크골프장이 있었다.
그리고 엄마의 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