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펀드를 만들면 ChatGPT가 생기는 마법은 없다

123대 국정과제, 국민성장펀드와 AI

by pathemata mathemata

123대 국정과제와 AI


9.16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에는 AI라는 단어는 총 284차례 등장한다. 이처럼 만병통치약처럼 보이는 AI는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정과제에 나온 내용처럼 AI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까?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708515&pWise=sub&pWiseSub=C1




국민성장펀드 150조 원


정부는 앞서 말한 123대 국정과제에 따라 국민성장펀드(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 [국정46] 참조)를 통해 AI를 투자하기로 했다.


sdfdsfsa.jpg?type=w773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첨단전략산업(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백신, 로봇, 수소,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미래차, 방산 등)과 관련기업(관련기술 및 인프라, 구매상대방 등)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첨단전략산업을 이루는 밸류체인(생태계)을 구성하는 기업에 5년간 150조 원 이상 폭넓고 과감하게 지원함으로써 전략산업 전반의 활력 제고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국민성장펀드 150조 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 원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 원으로 구성된다.


- 국민성장펀드 '150조 원'으로 확대…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 2025.9.10,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부에서는 AI 기술 발전에 자신 있어 한다. 관련 부서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9.12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AI 기술격차를 2030년까지 현재 1.3년에서 0.5년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발언했다.


30328-73969-sampleM.jpg?type=w773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인공지능) 3대 강국, 과학기술 5대 강국,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과기정통부의 3대 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2030년까지 이뤄내겠다고 했다. 배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취임 5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AI를 통해 2030년까지 성장 잠재력 3% 회복에 기여하겠다”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배경훈 장관은 이날 2030년까지 미국과 기술격차를 0.5년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배 장관은 “단순히 3위를 할 것이라는 의미보다 2대 강국인 미국,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 돼야 한다. 중국과 미국이 AI 시장의 90~95%를 차지하고, 우리가 시장의 5~10%를 차지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며 “재작년 미국과 약 1.3년의 기술 격차가 있었지만, 2030년에는 이를 0.5년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 배경훈 과기부 장관 "AI 3대 강국은 미·중 수준 역량 갖추겠다는 것", 2025.9.14, 비즈한국


과연 정부의 복안대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5년 내 대한민국은 AI 강국이 될 수 있을까?




오렌지와 오렌지주스


오렌지를 갈면 오렌지주스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오렌지주스를 다시 오렌지로 만들 수 있을까?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ChatGPT의 라이벌 격인 Claude AI에 따르면 이 변화가 물리, 화학적 변화가 비가역적이기 때문이다. 즉, 엔트로피(무질서) 증가라는 인과관계를 거스를 순 없다.



오렌지주스를 다시 오렌지로 만들 수 없는 이유는 물리적, 화학적 변화가 비가역적(irreversible)이기 때문입니다.


오렌지가 주스로 변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살펴보면:


1. 구조적 파괴


오렌지의 세포벽과 조직 구조가 완전히 파괴됩니다

과육, 껍질, 씨앗 등의 원래 배치와 형태가 사라집니다

이런 복잡한 생물학적 구조는 한 번 파괴되면 재구성할 수 없습니다


2. 성분의 분리와 손실


착즙 과정에서 섬유질, 펄프, 많은 영양소들이 제거됩니다

껍질의 정유성분, 흰 부분(알베도)의 펙틴 등이 손실됩니다

공기 노출로 인한 산화가 일어나 비타민 C 등이 변성됩니다


3. 열역학적 원리


엔트로피(무질서도)의 증가: 질서정연한 오렌지 구조에서 무질서한 액체 상태로 변했습니다

이는 자연의 기본 법칙으로, 무질서한 상태에서 질서있는 상태로 자발적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4. 정보의 손실


오렌지의 유전적 정보나 성장 패턴에 대한 "설계도"가 주스에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각 세포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이는 달걀을 깨뜨려서 다시 완전한 달걀로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물리적으로는 같은 분자들이 존재할지 몰라도, 원래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와 배열은 복원할 수 없는 것이지요.


- Claude AI


그런데 정부 주도의 AI 투자는 오렌지주스로 오렌지를 만들려는 시도와 같다. AI를 창조하는 제대로 된 개발자가 없는데 AI 개발에 돈을 투자한다고 제대로 된 AI가 만들어질 순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가 9.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만 명 당 AI 인재 순유출입 수는 -0.36명으로 OECD 38개국 중 최하위인 35위에 해당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17일 발표한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순유출입 수는 -0.36명으로 OECD 38개국 중 35위의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룩셈부르크 8.92명, 독일 2.13명, 미국 1.07명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뚜렷하게 대조됩니다.


전문 인력의 순유출도 증가세입니다. SGI가 법무부와 미국 국립 과학재단(NSF), 한인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 국내 전문 인력의 해외 유출은 12만5000명에서 2021년 12만9000명으로 4000명 증가했습니다. 반면, 해외 전문 인력의 국내 유입은 같은 기간 4만70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과학 학술 연구자의 국경 간 이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이 순유출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SGI는 “국내 과학자의 해외 이직률(2.85%)이 외국 과학자의 국내 유입률(2.64%)보다 0.21%포인트 높아 전반적인 순유출 상태로, 순위는 조사 대상 43개국 중 33위로 하위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차이(-0.21%p)는 독일(0.35%p), 중국(0.24%p), 미국(0%p), 일본(-0.14%p) 등 주요국과 비교하더라도 뒤처진 수준입니다.


보고서는 인재 유출의 원인으로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시스템’,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 협력 기회의 부족’ 등을 지목했습니다. SGI는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 이주 비중이 높아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인재 유출이 심화되며 기업은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학과 연구기관은 연구 역량 저하로 산·학·연 기반의 기술 혁신 역량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한국 인재 유출 심각…“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 2025.6.17, 뉴스토마토


위 보고서에 따르면 인재 유출의 원인 중 성과보상 부족을 꼽고 있다. 이로 인해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 이주를 선택한다. 실제 성과와 무관한 연공서열식 보상이 AI 발전에 저해되고 있는데 국정기획 어디에도 그런 언급은 없다.


AI 산업 발전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뛰어난 인재가 없다는 점이다. AI는 파이썬 코딩 같은 컴퓨터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수학(확률 통계, 미적분, 선형대수)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능은 키와 같이 유전적 요인이 80%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노력한다고 누구나 키 큰 농구선수가 될 수 없듯이 안타깝게도 열심히 공부를 한다고 해서 타고난 지능이 향상될 순 없다. 천재적인 AI 개발자는 타고나는 것이다.




문제는 의사 연봉이야!


이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AI 개발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성적 최상위에 해당하는 STEM* 인재들은 정작 의대(의과대학) 입학에 혈안이 되어 있다. 마치 조선왕조 500년 동안 가장 빼어난 인재들이 입신양명을 위해 실용성과 무관한 성리학 이론을 평가하는 과거시험에 몰두하였듯이 말이다.

*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이러한 대한민국 최고의 고지능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 연봉 열정페이가 만연한 AI 개발자가 되라고 강요할 순 없다. 대한민국에서 공부를 잘한다면 평균 연봉 수억 원에 이르는 의사라는 안정적인 고수익 전문직을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optimize.jpg?type=w773 전문의, 직역별 의사 연평균 임금(2020), News1


게다가 세계 최하위의 저출산(2024년 합계출산율 0.74) 현상으로 인해 전체 인재 풀(pool)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아래에서 앞으로 천재적인 AI 개발자가 나타나려면 방법은 단 한 가지이다. AI 개발자에 대한 보상을 높이는 것이다. 국민성장펀드로 AI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이 개인의 성과에 기반하여 AI 개발자들의 연봉, 스톡옵션 도입을 통해 의사의 수입을 뛰어넘게 하는 보상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무늬만' AI 기업을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와 벤처캐피털을 육성하는 것이 옳다. 의사를 박차고 IT기업을 세웠던 제2의 안철수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싫으면 (지난 정권의 의대 정원 확대처럼) 후진국처럼 의사 연봉을 줄여 의사라는 직업의 매력도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 의료 서비스의 질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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