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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6개월

신뢰받는 동료로 인정받기까지

by 유세웅

춘계이식학회에 와서 쉬는 시간에,

평소에는 너무 바빠서 만나지 못하는

흉부외과 교수님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최근에 급하게 선정되어 진행한 이식 건에 대해

교수님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자료는 한정적이었다.

경험적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데,

난 그동안의 경험을 비춰봤을 때

주어진 정보와 수혜자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드렸다.


고난도의 케이스였는데,

다행히 수술은 잘 진행되었다.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서

그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하다가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판단을 전 신뢰해요.”


이상적인 치료-돌봄 모델은

의사와 간호사가 한 팀이 되어

서로 협력하고 환자의 안녕을 돕는 것이다.


교수님과의 대화 가운데

심장이식팀으로서 함께 일하는 동료로

인정해 주시는 느낌이 들어서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신뢰받는 동료로 인정받기까지

흉부외과 중환자실 4년,

심장이식 코디네이터 3년 6개월,

총 7년 6개월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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