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덩어리가 되어버린 경찰
인천청 동료의 부상 소식을 듣고
by polisopher Sep 20. 2019
공무집행 중 부상으로 수천만 원의 자비를 들여 치료받고 있다는 인천청 동료의 소식을 듣고 있다. 국가가 못한다니 이번에도 수많은 경찰들이 십시일반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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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후보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ㆍ관심사 중 으뜸은 '좋은 경찰서' 찾기다. 즉 치안수요가 적은, 주취자가 많지 않은 곳, 깔끔한 사건으로 구성된 곳이 어디냐다.
발칙해 보이지만 그들은 자못 진지하다. 경찰서 발표날은 마치 로또 당첨 날을 연상케 한다. 원하는 곳에 가게 된 이는 함박웃음으로 그렇지 않은 곳에 가게 된 이는 침통해마지 않는다.
한걸음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아니나 다를까 공무 중 닥치게 될 부상, 민원야기가 경찰서 선택을 놓고 하나의 척도가 되고 있음이 뚜렷해진다.
그들은 수년간 최고의 스펙을 쌓아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그들이 첫 발을 내딛고 싶은 곳이라는 게 적당량의 깔끔한 신고가 주를 이루는 경찰서라니 조롱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들뿐이겠는가. 현직에 있는 경찰관도 처지는 같다. 힘들고 위험한 곳과 상대적으로 덜한 곳의 연령ㆍ계급 분포를 보면 말이다.
지적하고 싶은 건 국가의 무한 책임의 부재다. 위험을 숙명처럼 만나야 하는 경찰을 소심쟁이로 만든 원인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업무 중 입은 정신ㆍ신체의 고통, 재산손실에 대하여 무덤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 없는 국가. 그 아래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위해 뛰어 들어가는 불안 덩어리들.. 그들이 죽음ㆍ고통을 피하고 싶은 건 숙명에 앞선 본능 아닐까..
국민은 그리고 국가는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사명감ㆍ자긍심이 있어주었으면 바랄 수 있다. 그래야 희생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 그렇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그들의 원초적 불안을 잠재울 정책을 견고하게 마련하라는 거다.
어떻게? 이런 건 미국 좀 확실히 본받자.*
ㆍ대한민국 파출소 경관ㆍ
■ 언론보도
'취객 검거하다 중상 입은 경찰관, 빚내 치료해야 하는 나라' (연합뉴스. 19.9.20)
■ 기사 일부 내용
"미국의 경우 '조국은 너를 끝까지 잊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군인이 어디서 전사하더라도 끝까지 유해를 찾아 유족에게 전하는 전통이 있다"
"국가가 이런 기본적인 원칙을 제도로 확실히 보여줘야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의지를 갖고 일할 수 있다" -순천향대 오윤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