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한 나라에서 온 경찰 후보생이 있어. 태어나 인생의 절반을 그곳에서 나머지는 한국에서 보내고 있는 여성,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수업 태도도 무척 인상적이더라.
적극적이라는 표현으로는 좀 부족한데 어느 정도냐면 상반신이 앞으로 약간 떠있는 느낌?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것처럼. 그러니 튀겠냐 안 튀겠냐? 게다가 어떤 질문이든 당당히 답해버려.
그 후보생과 상황극 안에서 맞닥뜨렸어 내가 칼 든 소년 역할을 그녀가 이제 임용된 신임 경찰을 맡았는데 침착하고도 입체감 있게 현장을 장악하더라고 시야가 무척 넓어 보이더라.
마무리 어떻게 됐냐고? 두말하면 잔소리 아냐?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하고 모두에게 큰 박수를 받았지.
수업 다 끝나고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학급원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았어. 그런데도 그 벽이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고. 워낙 저돌적이고 뜨거워서 말이지.
있잖냐. 수업 중에.. 경찰관의 선입견ㆍ편견이 간혹 일을 크게 그르친다고 종종 환기시키거든. 자신의 경험을 믿되 늘 객관적 자세를 유지하라고 덧붙이면서 말이지.
그런데 정작 나는 아직 멀었나 봐. '경력자들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이러이러할 것이다.' 하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고..
아무튼 수업 끝나고 그 후보생이 당차게 던진 말이 나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 뭐라고 했냐고?
늦은 나이에 들어왔지만 20대 같은 심장을 가진 경찰관이 되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놀랍지 않냐?
'겪어보지 않고 사람과 사물을 앞서 판단하는 것', 인간에게 선천적 질병 같지만 불치병이 되어가도록 방치한 내 책임도 크겠지?
청록색 제복으로 하나 되듯 생각도 판단도 획일화된 듯 보이는 경찰 후보생들, 허나 그들의 다양한 삶의 경험, 그로부터 묻어 나오는 정신과 지혜 안에서 한없이 부족함을 느꼈어.
ㅋㅋ? 이게. 어따 대고... 그래 실컷 웃어라..
ㆍ대한민국 파출소 경관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