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전제를 의심해야 합니다.

파주서 경찰관 피습 사태

by polisopher

파주서의 경찰관들이 피습을 당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5월 22일 22시경이었으니 그날 새벽에 저희가 만났던 남자가 떠올랐습니다. 예리한 유리 조각을 꽉 쥐고 피 뚝뚝 떨어뜨리고 있던 남자 말이지요.


경찰은 정신 질환을 앓고 가정 불화가 있고 술에 취하여 세상 살기 싫은 사람들을 늘 만납니다. 총도 있고 테이저도 있고 큰 방패 작은 방패, 장봉과 삼단봉으로 최고의 전투력을 갖췄는데 그런 현장에서 많은 경찰이 이 능력을 아낍니다. 아니 잘 못씁니다. 힘들어 죽겠다는 사람에게, 또 가정 불화로 삶이 피폐해진 사람에게 물리력은 경찰의 양심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지요.


형사법이든 경찰관직무집행법이든 경찰에게 권한이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사람을 힘으로 제압하는 일은, 그것도 범죄 동기라기보다는 삶이 고달파 울부짖고 있는 자에 대한 것이라면 경찰은 고뇌에 잠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꺼림'은 마냥 일방적일 수만도 없고, 개인의 문제로 비난하기도 어려운 인간 서사에 직면했을 때 발현하니까요.


따라서 경찰은 지금의 접근 방법을 심각하게 의심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딜레마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교하게 물리력을 다듬고 또 다듬지만 우리 정서는 그들 앞에서 미끄러지고, 그 어긋남이 경찰의 피습을 낳고, 과잉을 낳고, 무능한 모습으로 비치게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체포술 횟수를 늘리겠지요.


2018년 영양서 경찰관 피습 사태 때, 비슷한 주장을 한 적이 있지만 총 찬 경찰에게 복잡한 인간사를 맡겨서는 안 됩니다. 여가부ㆍ보건복지부에서 전문 인력을 대폭 늘리고 시스템을 구축하여 우리와 같은 출동 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경찰은 2선에서 그들을 서포트하면 됩니다. 재난현장에서 소방을 지원하듯 말입니다.


-파주서 피습 경찰관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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